세계를 매료시킨 피겨 퀸을 만든 엄마
헌신을 통해 딸을 영광의 자리로 이끈 엄마 이야기
일곱 살 딸아이의 겨울방학. 엄마는 아이 손을 잡고 인근 체육시설로 가 스케이트 특강반에 아이 이름을 올렸다. 빙판에 오른 아이는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발레나 바이올린엔 영 흥미를 보이지 않더니 빙판에서는 제법 흥미로워하며 열중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아이에게 재능이 있다’는 코치의 말에 엄마는 오래 주저하지 않았다. ‘피겨맘’이 되기로 한 것. 세계를 매료시킨 피겨퀸의 시작이었다.

◇ 아이의 버팀목이 돼준 엄마
피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불리는 김연아. 그녀의 뒤에는 엄마 박미희 씨가 있었다. 아이 나이 일곱 살에 피겨를 시작해 세계 무대 오르기까지의 여정은 혹독했다. 살림이 어려워진 중에도 허리띠를 졸라 레슨비와 링크장 대관비, 전지훈련비를 마련하는 일, 집에서 먼 훈련장에 매일 아이를 데리고 오가는 일, 아이가 연습하는 시간 동안 눈을 떼지 않고 상태를 체크해 코치 이상으로 아이의 역량을 돌보는 일은 모두 엄마의 것이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매일 넘어지고 다치는 아이를 돌보는 일, 실수할 때마다 아이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 독한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일도 엄마의 몫이었다. 심각한 부상과 힘든 재정 형편 때문에 ‘스케이팅 선수로 만드는 것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엄마는 매번 딸을 독려했고 딸은 견뎌내는 걸 반복했다.

◇ 아이의 슬럼프를 함께 이겨낸 엄마
김연아는 여성 피겨에서 가장 고난도 기술로 꼽히는 트리플 악셀을 연습하는 과정에서 큰 부상을 입기도 했다. 동갑내기 라이벌인 일본의 선수 아사다 마오에게는 이 기술이 있었다. 엄마는 딸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야망이 있고 꿈이 있는데, 연아라고 마오를 뛰어넘고 싶다는 생각을 안 했겠는가? 그러나 냉정하게 평가해 보면 트리플 악셀이라는 기술이라는 벽에 부딪쳐서 도저히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다. 그 즈음, 우리는 차분하게 현실을 인정했다. 그래. 마오는 못 이길 거다. 평생 그 아이 밑일 거라고 하자. 그래서? 그럼 우린 뭘 해야 하는 거지?”

박미희 씨가 책을 통해 말한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라이벌의 기술 분석과 본인의 기술 계획을 꼼꼼히 따져봄으로써 슬럼프를 극복해냈다. 트리플 악셀을 포기하고 다른 점프 기술들을 완벽하게 연마하기로 한 것이다. 결국 그렇게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은 첫 영광의 순간을 맞았다.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세계신기록. 시니어 첫 세계 선수권대회였던 ‘2007년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만 16살의 김연아는 파워풀하고 정확한 점프, 또 풍부한 연기력으로 ‘71.95점’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 아이의 정신적 기둥이 된 엄마
이후 김연아는 도무지 짧게 설명할 수 없는 방대한 기록의 역사를 남겼다. 엄마 박미희 씨는 그 시작과 끝을 모두 함께 하며 김연아의 정신적 기둥 역할을 했다.
평소에는 쉽사리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엄마였지만, 2010년 밴쿠버 올림픽과 2014년 소치 올림픽 무대에서는 결국 엄마도 눈물을 쏟았다. 소치올림픽 당시에는 경기가 끝난 후 공개된 점수를 차마 확인할 수 없어 눈을 가리기도 했다. 어느 때보다 차분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무결점 연기를 펼쳤던 마지막 무대에서 김연아는 총점 219.11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훌륭한 무대에 걸맞지 않는 판정이라며 세계가 들썩였다. 엄마는 남다르게 딸을 위로했다. “점수를 두고 얘기가 많은데 열받지 말고 홀가분하게 자유를 즐기자. 금메달은 더 간절한 사람에게 줬다는 생각을 하자.” ‘강심장’이라고 불릴 만큼 늘 의연했던 딸의 모습은 엄마 박미희 씨의 모습을 꼭 닮은 것이었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베이비뉴스 · [email protected]저작권자 © 베이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베이비뉴스 기사후원 ARS 1533-5155후원 안내























댓글 0
댓글을 쓰면 댓글 운영정책과 이용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봅니다. 신고된 댓글은 24시간 안에 검토합니다 · 문의 [email protected]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