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살까? 집을 살까? 고민할 필요 없는 이유
"재테크 개념의 주거형태 결정은 잊어라"
[연재] 김재일의 부동산 생생테크
최근 거론되는 부동산 고민 중 부동의 1위는 '전세거주' vs '내집마련' 둘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이다. 전셋집은 없고 전셋값은 미쳐간다. 그렇다고 집을 사자니 왠지 집값이 오르지 않아 손해인 듯하다. 이 풀기 힘든 문제,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처럼 누군가 명쾌한 결론을 내려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선 답을 얻기 위한 문제의 접근 방법이 틀렸다. 우리한테는 그런 선택권이 없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전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제도다. 그 어느 세상에도 없는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특이한 주거문화로 이런저런 이유로 사라지게 되어 있다. 결국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거주할 수 있는 성질의 주거형태가 아닌 것이다.
두 번째로 내 집 마련을 재테크로 접근하는 시각인데, 집값이 올라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얼른 접어두는 게 좋을 것이다. 현 국가 경제는 저성장으로 진입했다. 또 현 경제정책으론 저성장 탈출을 기대하긴 매우 힘들다. 경제성장 없이 집 값 상승(물가상승)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에 가깝다. 저성장 시대에는 집으로 시세 차익을 얻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시장경제란 인간의 본성인 이기심을 선순환해 긍정의 결과를 가져오는 자연의 순리와 같은 것이다. 이는 역사가 증명한 사실이기도 하다. 허나 현 정치인들은 표에 눈멀어 시장을 파괴하는 정책을 내놓고 채택한다. 이것이 국가경제를 저성장으로 만든 가장 큰 원인이 된다.
다시 최초 질문으로 돌아가 "내가 원하는 전셋집은 없고 그렇다고 집을 사자니 값이 오르지 않을 것 같다" 이 투정 담긴 문제 제시에, 미안하지만 근본적인 답은 없다. 뭔가 묘수를 부려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닌 것이다. 그냥 위의 주어진 조건에, 변화된 주택시장에 우리는 군말 없이 받아들어야 한다. 또 여기서 출발해야 위의 문제가 풀리기 시작한다.
그럼! 이젠 문제 풀이를 위해 새로운 시각으로 주택(주거)을 접근해 보겠다.
현 시장에서 "전셋집이 없다", "집값이 안 오른다"라는 웅성거림은 그동안 전세로 내 돈 지킴이 수단으로나 집으로 돈 벌이 수단으로는 더 이상은 활용 못한다는 외침이다. 오히려 반대로 소비의 수단으로 180도 바뀐다는 외침이다.
주택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의식주 중 하나다. 그동안 전세제도와 집 값 상승에 가려 피부로 느끼지 못했을 뿐 주택(거주)은 분명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소비재인 것이다. 그것도 가계소득 중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소비 수단인 것이다.
서울 옥수동 S아파트(신축, 79㎡)의 예시다. 본건의 매매가 6.8억 원, 전세가 5.5억 원, 월세가 5000/200만 원이다. 여기서 목돈 전액을 3.2% 금리로 차입한다는 전제로 주거비용을 산출해 보겠다. 그렇다면 매매 181.3만 원, 전세 146.6만 원, 월세 213.3만 원으로 월 지출이 나온다. 강남권 생활거주자로써 가구당 월 평균 소득 500만 원을 기준, 총 소득에 30~40% 이상을 거주비로 지출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울러 매매 또는 월세, 전세 순으로 거주비용이 비싸지는 걸 볼 수 있다. 역시 전세가 절감 효과가 가장 크다. 특이점은 매매와 월세의 거주비용 차이인데, 매매의 각종세금, 유지보수비용 등을 더한다면 위 둘의 거주비용 차이는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하튼 위 산출식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알게 모르게, 소리 소문 없이 엄청난 주거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야 알겠는가? 그렇다. '우리는 이제 어떠한 주거 형태가 내 돈을 아낄 수 있을까?, 전세? 매매? 월세? 과연 무엇이 거주비용이 제일 싼가'를 고민한 후 주거 형태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시대가 온 것이다.
당연 누가 보듯이 전세로만 쭉 살고 싶다. 그러나 위에서 말했듯 장기적으로 전세문화는 사라지게 돼 있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전세가는 매매가에 수렴되게 돼 있다. 결국 당장은 모르겠으나 몇 년 못가 전세는 우리 고민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안 된다.
결국 전세를 제외한 "주택을 사느냐 vs 월세로 사느냐" 둘 중 하나의 선택이 우리 고민 해결의 종착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위 선택을 전 국민을 동일하게 이분법 논리로 결론을 짓을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개인별로 자산형태나 소득형태나 돈 굴릴 수 있는 능력 등의 여하에 따라 매매가 유리한지? 월세가 유리한지? 갈리게 된다.
또 누군가는 “과거 자장면 값 보다 현재 자장면 값은 올랐다”고 말한다, “현재 택시비 보다 미래 택시비는 오른다”고. 결국엔 월세, 전세, 매매 모두 다 오른다. 그렇다면 현 시점 주택매수로 주거비용을 확정시키는 것이 주거비용 절감이 가장 큰다. 라는 생각에 주택매수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또 누군가는 '전세가 사라지면서 월세가 급증할 것이다. 결국 시장논리에 따라 월세 값 상승은 어렵다. 당분간 전세를 찾아다니다 전세가 사라지면 월세로 살겠다'라는 생각에 주택매수에 관심 없고 렌트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시 또 말하면 '매매 vs 월세'의 선택은 개인의 여건과 역량에 따라 무엇이 유리한지가 다양하게 갈릴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절대 변할 수 없는 사실은 있다. 그것은 우리가 주거형태를 선택할 때는 반드시 거주비용 절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칼럼니스트 김재일은 부동산 종합자산관리회사 '공감리얼티'의 대표와 종합건설회사 '도시공감' 이사로 재직 중이며, '머니투데이', '부동산tv' 생방송 패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또 인터넷포탈 '다음'과 중앙일보 '조인스랜드'에 부동산 칼럼 기고했다. 주요 저서로는 '100세까지 현금이 쏟아지는 부동산의 비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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