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첫 어린이집 부적응기
우리 아기 첫 어린이집 부적응기
  • 칼럼니스트 정옥예
  • 승인 2011.10.09 09:26
  •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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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 들어서면 경기하듯 울음부터

[연재] 지안이 엄마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2011년 7월. 딸아이가 21개월 되는 달 처음으로 어린이집을 보냈다. 36개월 전에 어린이집은 절대 안 보내겠다고 다짐한 나의 결심은 하루 종일 지속되는 토하는 입덧 때문에 무너졌고 매일 혼자서 노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너무 아팠다. 아이는 놀아달라고 내 손을 잡아 끄는데 나는 하루 종일 누워서 아이에게 혼자 놀라고 신경질만 부리고 있었다.

 

밥도 차려줄 수가 없어서 중국집 볶음밥이나 시중 배달 이유식을 시켜 먹일 수 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차려주면서 몇 번이나 화장실로 달려갔는지…. 그래서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결심을 했다. 서울시 어린이집은 대기인원이 많아서 언제 자리가 생길지 알 수 없고, 처음 보내는 어린이집이라 작은 규모의 어린이집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동네에 한반에 5~6명 규모의 어린이집이 있었다. 각 방에 5~6명 정도씩 총 4~5반으로 운영되는 작은 어린이집이었다.

 

내가 밥을 잘 차려줄 수 없어서 점심시간 전에 보내기로 했다. 보통 오전 11시에 일어나서 바로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면 11시 50분에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1시 30분부터 낮잠을 재운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항상 11시 30분까지 데려다 주고 1시 30분에 데리러 갔다.

 

뜨거운 여름날 둘째를 임신한 채로 언덕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차라리 집에서 데리고 있는 것이 덜 힘들 거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보통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적응하는데 2주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딸아이는 첫날은 아무것도 모르고 좋다고 '빠이빠이~' 하더니 둘째 날은 울고 불고 난리다. 안쓰러워 쳐다보면 더욱 적응 못한다고 해서 “엄마 두 시간 후에 올게!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재미있게 놀고 있어!!” 한번 안아주고 매몰차게 나왔다. 두 시간 후 어린이집에 가니 다른 아이들은 다 낮잠이 들었고 지안이는 불 꺼진 거실에서 혼자서 놀고 있다. 마음이 왠지 짠하다. 나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트린다. 너무너무 마음이 아프다. 집으로 돌아오니 어찌나 좋아하던지, 하지만 나는 그것이 적응의 한 단계인줄만 알았다.

 

커다란 가방만큼 아직은 아이에게 어린이집은 무리였던 것 같다. ⓒ정옥예
커다란 가방만큼 아직은 아이에게 어린이집은 무리였던 것 같다. ⓒ정옥예

 

그렇게 일주일 정도 보내고 장마가 왔다.(그 동안 아이는 만날 때는 웃으며 만나는 적응력을 보여줬고 그렇게 적응해가나 싶었다.) 폭우처럼 몰아치는 비 때문에 임신해서 아기띠를 멜 수 없었고 가파른 현관 앞 계단 때문에 유모차를 가지고 외출하는 것도 엄두를 못내던 나였기에 일주일을 결석했고 그 다음 주 어린이집을 갔을 때 상황은 더 심각해져 갔다. 아이가 자꾸 엄마를 찾으니 담임선생님도 조금 짜증이 났었나 보다.

 

“다른 아이들은 점심 때 혼자서 밥을 잘 먹는데 지안이는 밥을 너무 느리게 먹어서 거의 먹여주다 보면 다른 아이들을 돌보기 힘들어요.”

 

집에서 1시간이 넘게 밥을 먹는 아이기에 30분의 점심시간은 아마 턱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선생님께 저런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다. 며칠 후 선생님께서는 또 말씀하신다.

 

“다른 아기들 잘 때 지안이는 안자기 때문에 낮잠시간에 데리고 있기 힘들고 다른 아이들이 못자기 때문에 아직은 낮잠시간에 데리고 있는 건 무리예요.”

 

어린이집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21개월 아이가 먹으랄 때 밥을 먹고 자라고 할 때 딱 잠이 든다는 말인가? 뜨거운 여름날 데려다 주고 데리러 가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그러면 3시부터 5시까지 맡기고 집에 오는 건 셔틀버스를 타는 것이 어떤지 상의를 드렸더니 깜짝 놀라시며 손사래를 친다.

 

“아직 적응도 못했는데 차는 정말 못 타요!”

 

선생님과 대화를 하다보면 우리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느껴졌다. 하물며 아이들은 그런 부분을 더 잘 느낀다고 한다. 어린이집을 들어서면 다른 반 선생님이나 원장 선생님을 보면 웃으며 들어가는데 담임선생님만 보면 들어가다가 소리 지르면서 울면서 나에게 달려온다. 그렇게 선생님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던 중 아이가 수족구에 걸렸다. 병원에서는 3~4일 쉬면 된다고 했지만 다른 아이들에게 옮길까봐 10일을 쉬었고 다시 어린이집을 보내려고 생각하니 내 마음이 허락하지 않았다.

 

잠시 어린이집을 쉰다고 이야기 했다. 결국 실제로 어린이집을 다닌 기간은 2주 정도. 어린이집 보육비는 1개월 15일치 납부. 입학금 5만 원. 어린이집 보육비는 정부에서 보조를 받았고 입학금은 자비로 냈다. 가방 한 개, 도시락 한 개. 입학금 5만 원의 내역이다.

 

하지만 환불은 받을 수 없다. 입학금이 비싼 곳은 10만 원도 넘는다고 한다. 나처럼 중간에 그만둘 것을 생각해서 한 달 정도의 적응기간을 거친 후 정식 입학을 했으면 좋겠다. 육아카페를 보면 어린이집 입학금 환불에 대해서 문의가 많다. 강.력.한. 항의를 해야 환불을 해주는 경우가 가끔 있었다.

 

어린이집에 맡겨놓은 짐을 찾아 오는 날. 물티슈, 기저귀, 칫솔, 치약…. 칫솔을 보니 포장도 안 뜯은 그대로다. “점심 먹고 이 안닦아요?” 라고 물어보니, “지안이 얼마 안 있다가 갔잖아요~” 이러신다.

 

더 이상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기 싫었다. 처음 선택한 어린이집이 문제였는지, 아니면 지안이의 적응력이 문제였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하지만 낯선 사람을 봐도 낯 안 가린다고 항상 칭찬받던 아이였는데, 그렇게 한 달 보름이 지나는 동안 나의 입덧은 사그라 들었고 혼자 놀아도 엄마 곁에서 무한 행복한 지안이를 위해 어린이집은 무제한 보류하기로 했다. 내년 1월 둘째를 낳아도 둘 다 집에서 데리고 있을 생각이다. 아직은 다른 아이들과교류 함으로써 생기는 사회성 보다는 엄마의 정이 더 필요하다고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부득이하게 어린이집을 보내야 하는 엄마들에게 입학 전 어린이집 사전점검은 필수!! 또 필수라고 외치고 싶다! 나의 경우는 원장선생님과 상담 후 입학을 결정했지만 실제 하루종일 함께하는 것은 담임선생님이다. 담임선생님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눠보고 면밀히 검토 후 어린이집을 결정했으면 좋겠다. 대부분의 어린이집이 학부모의 참관을 거부한다고 한다. 수업에 방해가 되고 다른 아이들이 엄마를 보고 싶어 하기 때문에…. 하지만 말도 못하는 내 아이가 다닐 곳인데, 엄마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 할 곳인데, 한 시간이 안 되는 시간도 참관이 허락되지 않는 곳이라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중에 다시 어린이집을 보내게 되면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꼼꼼히 살펴보고 입학을 해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겠지만 되도록 실수를 줄이고자 하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상. 우리아이 첫 어린이집 부적응기를 마친다.

 

지안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sl81

 

*칼럼니스트 정옥예는 국민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아이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자 평생교육원을 통해 아동학 학위를 수료했다. 9년 동안 영어학원 강사와 과외강사를 하며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를 만나면서 아이의 90%는 부모가 만든다는 것을 깨닫고 출산 후 육아에만 전념하며 지혜롭고 현명한 엄마가 되기위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이 시대의 열혈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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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m**** 2011-10-11 13:31:00
넘 하네요
이제 울 둘째도 어린이집을 가야되는 데
23개월이지만 못하는 게 많은 울 아이가 어떻게 적응 할지 벌써 부터 걱정이예요
처음에 상담을 할때는 괜찮다고 하면서 슬슬 본색을 드러내는 것은 어느 어린이집이든 똑 같은 것 같

0igr**** 2011-10-10 22:44:00
정말 어린이집 보내기가 겁나요.
이런일들이 비일비재한 현실이 너무 씁쓸하네요.
아이마다 다른데.. 그걸 이해하고 배려해줘야하는거 아

wo**** 2011-10-10 19:36:00
폰으로 보고..
좀전에 베이비뉴스를 스마트폰으로 보다가
혼자 흥분했어요.
이제 곧 어린이집을 알아봐야 하는데 남일

song**** 2011-10-10 16:33:00
아이를 보내는데 있어서.. 젤 중요한 건..
선생님의 태도인 거 같아요..
하루의 반을 선생님라고 지내니.. 선생님이 아이

b**** 2011-10-10 16:04:00
흠..
정말 적응기를 거친다음에 입학하도록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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