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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은 아이에게 또 하나의 즐거운 놀이

즐거운 마음으로 집안 일 돕다보면 책임감까지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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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심리학자 아빠의 행복한 육아


집안일도 아이에게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다. ⓒ베이비뉴스
집안일도 아이에게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다. ⓒ베이비뉴스


어느 날 저녁 아내는 저녁을 준비하고, 큰 아이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나는 아이와 잠시 놀아주다가 빨래를 개기로 했다. 먼저 수건을 갖다 놓고 개고 있는데, 그 모습을 본 큰 아이가 다가와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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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할래! 나도 시켜줘.”


당시 네 살이었던 큰 아이가 자기도 수건을 개고 싶다고 말했다. 마치 내가 즐거운 놀이를 하는 것처럼 보였나보다. 나는 이때다 싶어서 아주 흔쾌히 아이에게 수건 개는 방법을 전수해줬다. 아이는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놀 듯 아주 재미있는 표정으로 수건을 갰다. 원래 아이들은 부모가 하는 것은 무엇이든 따라하려고 한다. 이 때 부모가 아이를 자신의 일에 동참시킨다면 아이는 부모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자신이 꽤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된다.


“자 이제부터 우리 집 수건은 네가 맡는 거야.”


아이는 자신의 임무와 역할이 생겼다는 사실에 함박웃음을 띄었다. 이날 이후로 우리 집 수건은 큰 아이가 계속 개게 되었다. 2년 후 큰 아이가 여섯 살, 그리고 동생이 세 살이 되었을 때였다. 큰 아이는 수건을, 나는 다른 빨래를 개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던 둘째가 형에게 다가가더니 수건을 개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 모습에 웃음이 났다. 하지만 큰 아이는 자못 진지한 얼굴로 동생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건 형이 하는 일이야. 넌 저리 가.”

“그렇게 하지 말고, 이제 동생한테 수건 개는 일을 가르쳐주면 어떨까? 그리고 너는 이제 컸으니까 네 빨래를 직접 개는 거야. 어때?”


아이는 너무 밝은 얼굴로 동생에게 수건 개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수건 개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아이는 마치 대단한 비법을 전수라도 해주는 것처럼 동생에게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그 날 이후로 우리 집의 수건 개는 일은 둘째의 몫이 되었다. 당연히 아직은 너무 어려서 제대로 못하긴 하지만, 빨래를 개는 날이면 큰 아이는 동생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리 와. 이제 빨래 개야해. 수건은 네가 하는 거고.”


우리 두 아들은 빨래 개는 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물론 때로는 하기 싫다고 투덜거릴 때가 있다. 그때마다 우리 부부는 이렇게 말한다.


“자기가 입는 옷이나 수건은 자기가 스스로 개고 정리하는 거야. 만약 네가 빨래 개기 싫어하면 엄마 아빠는 빨래를 해줄 수 없어.”


두 아들은 자기들이 투덜거린다고 엄마아빠가 해주지 않을 것이 분명하게 알기 때문에 결국 자기네들이 하게 된다. 게다가 자신이 입은 옷과 사용한 수건이니 스스로 하는 것이 맞다고 인정한다. 이는 우리 부부가 아이에게 책임감을 길러주는 방식이다.


책임감은 단지 빨래에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다. 자신들이 어지른 것을 치우는 일도 그렇다. 아이들을 키우는 집에 가보면 정말 ‘돼지우리’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때가 많다.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이런 집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두 아들을 키우는 입장이 되니 충분히 이해가 되고 남는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어지른다. 하나를 가지고 놀다가 싫증이 나면 또 다른 것을 꺼낸다. 단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이 아니다. 오리고 붙이고 낙서한다. 물이나 음료수, 간식을 주면 먹는 것보다 바닥에 쏟거나 흘리는 것이 많을 때도 비일비재하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아이 뒤치다꺼리 하다가 하루를 다 보내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다.


많은 엄마들은 아이가 어질러 놓은 물건의 정리를 ‘끔찍한 집안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잘 시키지 않을뿐더러, 아이에게 시키더라도 아이가 제대로 치우지 못하고 오히려 더 일만 만든다고 판단해 혼자 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 부부도 처음에는 그랬다. 하지만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자 아이는 당연히 어지르고, 우리 부부는 당연히 치우는 일이 반복되면서 스트레스만 받게 되었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놀지 못하게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러다가 큰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자 변화가 일어났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엄마의 밥먹으라는 소리를 듣더니 벌떡 일어나서는 “모두 제자리, 모두 제자리, 모두모두 제자리”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장난감을 치우는 것이 아닌가! 아이에게 물었더니 어린이집에서 부르는 노래라고 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어린이집에서는 교사들이 아이들과 함께 이런 노래를 부르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장난감을 치운다고 했다. 이때부터 우리 부부는 집에서 아이와 함께 이 노래를 부르면서 물건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자신이 어질러놓은 것은 꼭 스스로 치우도록 했다.


이제는 자신의 빨래도 스스로 개서 정리하고, 자신이 사용한 수저와 밥그릇도 설거지통에 넣는다. 거의 왠만한 일은 스스로 하게 된다. 이렇게 하다 보니 아이는 무엇을 하든지 자신이 마무리까지 하게 되는 책임감이 생겼다.


*칼럼니스트 강현식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보다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빠다. 많은 아빠들에게 아빠 육아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아빠 양육』1, 2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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