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명 당 329.6건으로 OECD 평균보다 3배 높아
【베이비뉴스 안은선 기자】
45세 주부 김 모 씨는 올해 들어 심해진 허리 통증으로 신경외과를 방문했다. 이학적검사 및 X-ray를 시행한 결과 척추 및 디스크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통증은 갈수록 심해졌고 결국 MRI를 촬영하여 진단된 결과는 의외였다. 자궁 안에 자리한 자궁근종이 척추를 압박하며 통증을 유발하고 있었던 것. 결국 김 씨는 산부인과로 향했고, 자궁근종을 치료한 후 자세를 바로 펴기 힘들 정도로 심했던 통증은 곧 호전됐다.
최상 산부인과 최동석 대표원장은 “자궁근종은 생리통과 하혈이 주 증상이지만 변비, 배뇨곤란, 허리통증 같은 의외의 증상으로 발견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즉, 자궁근종이 대장의 움직임을 방해하면 변비가 발생될 수 있으며, 방광을 압박하면 빈뇨나 잔뇨감과 같은 배뇨곤란이 나타나기도 하며, 척추를 압박하면 허리통증으로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궁근종이 근섬유세포들로 구성된 비교적 단단한 양성 종양이기에 종괴가 골반 내 다른 장기를 압박해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자궁근종은 악성종양이 아니어서 꼭 도려낼 필요는 없는 양성 질환이다. 그러나 2012년 OECD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자궁적출술 건수는 10만 명 당 329.6건으로 OECD 국가 중 1위다. OECD 평균(112.6건)보다 3배 높고, 영국보다는 무려 12배나 높다.
자궁근종 수술이 과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병원의 과잉진료도 있겠으나 질병을 무조건 빨리 해결해 보고 싶어 하는 환자들의 선호도 또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무리한 수술을 피하면서 치료 효과는 비슷한 다양한 비수술 치료방법들이 선호되는 추세다.
자궁근종 치료법 중 수술이 아닌 비수술적 방법으로 크게 자궁동맥색전술, 자궁경, 하이푸(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d)가 있다. 자궁동맥색전술은 자궁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해 근종을 아사(餓死)시키는 치료이다. 1900년대에는 활발히 시행됐으나 일부 환자에서 난소로 가는 혈관문합 차단으로 인한 조기폐경 가능성이 있다. 자궁경은 질을 통해 자궁 내부에 접근해 내시경적 절제를 하는 치료인데, 돌출된 점막하근종에는 매우 효과가 좋으나 일부 위치에서는 접근이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하이푸는 몸을 투과하는 초음파열을 자궁근종에 조사하여 그 부위만 괴사시키는 치료인데, 자궁동맥색전술과는 달리 절개가 전혀 없고 자궁경처럼 위치에 따른 제약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병변을 정확하게 타겟팅하는 기술이 치료의 성패를 좌우하기에 장비나 시술자 개개인에 따른 치료성공률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만 한다.
최상 산부인과 최동석 대표원장은 “충분한 고민 없이 자궁을 급하게 수술하는 것은 여성 건강에 유익하지 않다”며 “자궁 수술로 인한 부작용과 조기폐경 등의 리스크를 감안해 근종 크기와 부피를 효과적으로 축소하고 자궁과 난소기능은 보존할 수 있는 비수술 치료방법들에 대해 산부인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나누는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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