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속마음은 도대체 무엇일까?
거울이 되어 알 수 없는 아이들의 속마음 알아내기
[연재] 상담심리전문가 김정옥의 육아칼럼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말로 자세하게 표현해 준다면 공감하기가 쉬울 텐데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자아이보다는 남자아이들이 더 어렵고, 어린 영유아일수록 어렵고, 사춘기자녀는 복잡해서 또 어렵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느닷없이 물건을 던지며 화를 내거나 이유 없이 시무룩하거나 엉엉 우는 유아의 사연을 알 수 없다. 학교에 다녀와 신을 아무렇게나 벗어 던진 후 방으로 들어가 ‘쾅’하고 문을 닫는 아이의 마음이 너무나 궁금하다. 이럴 때 다그치거나 캐묻기로는 아이의 속마음을 들을 수 없다.
아이가 행동으로 표출하는 격한 감정들, 그 이유를 몰라 당황스러울 때 부모들은 자녀들이 신생아일 때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읽어냈는지를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빨개진 얼굴로 찡그리며 자지러질 듯 울어대는 아이를 보며 원인을 찾기 위해 부모는 알고 있는 모든 상식과 오감을 활용했다. 코를 엉덩이에 대고 냄새를 확인하며 “응가 했니?”라고 묻거나, 무엇인가 작은 것이 아이의 몸을 자극하고 있는지 시각을 집중해 살펴보기도 했다. 촉각을 사용해 열이 나는지 확인해보기도 하고, 아이가 먹은 것이 상한 것은 아닌지 맛을 보기도 했다. 그렇게 아이가 울음으로 표현하는 불편한 감정의 원인을 기필코 찾아내어 해결했던 집중력을 기억 속에서 되살려내자.

의사소통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비언어적 표현은 감정을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나머지 언어적 표현에서도 내용보다는 억양을 통해 확실한 감정이 드러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마음을 알기 위해서 많이 사용해야 하는 것은 눈이라고 할 수 있으며 눈과 귀를 모두 사용해야 아이의 속마음을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놀이를 하다 보면 표정과 더불어 아이가 장난감을 다루는 손에서도 희로애락의 감정이 보인다. 이 때 “왜 화를 내?”하고 캐물으며 대답을 다그치거나, “장난감을 조심스럽게 다뤄야지”하며 가르치려고 든다면 아이의 속마음을 알기 어렵다.
신생아기 아이의 불편함을 찾아내기 위해 사용했던 통찰력을 되살려 아이의 불편한 마음을 헤아려 보자. 엄마가 헤아려 본 그대로를 거울처럼 비추어 표현해 줘 보자. “화가 났구나!” 또는 “속상한 일이 있었나봐”라고 말해 주면 아이는 “응” 이라고 하거나 “아니, 이게 잘 안돼서 짜증나”라고 고쳐서 대답하기도 한다. 이러고 나면 엉킨 실마리가 풀리듯 자연스럽게 속상한 마음을 이야기하기 쉬워진다.
물건을 던지며 큰 소리로 우는 어린아이에게 “울지 말랬지. 누가 장난감 던지랬어?”라고 말하는 부정적 반응의 말보다는 부모의 눈으로 보고 확인한 감정을 “속상하구나!” 또는 “화가 났구나”라고 말해 주는 것이 울음을 짧게 하는 효과가 있다. 머지않아 물건을 던지거나 큰 소리로 우는 행동 대신에 “나 화났어”또는 “나 OO때문에 속상해”라고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쾅’ 문을 닫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사춘기 자녀에게 “무슨 일이야? 누가 괴롭혔니?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어?”라고 캐묻기보다 부모가 보고 느낀 그대로 “문을 쾅하고 닫을 만큼 굉장히 속상한 일 있었구나!”라고 비추어 주는 것이 아이로 하여금 말문을 열게 하는 데에 효과적이다.
감정적인 돌봄을 많이 받은 아이는 타인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란다. 공감능력이 좋다는 것은 타인의 마음을 알아채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뜻일 것이다. 내 아이의 공감능력은 아이의 마음을 잘 들어 주고 수용해 주는 부모에게 달려 있다.
아이의 마음을 들어주기 위해 거울이 되어 보자. 내 마음의 거울에서 느낀 감정 그대로를 아이에게 비추어 주듯이 언어로 표현해 해 보자.
엄마가 “속상하구나, 놀랬구나, 화가 났구나, 아쉽구나, 더 갖고 싶구나, 안타깝구나, 보고 싶구나, 울고 싶구나, 외롭구나, 무섭구나…”라고 비추어 주면 아이는 엄마에게 속마음을 이야기 하고 싶어진다.
“엄마, 나는 친구들이 놀아주지 않아서 외로워요.”
“형아가 내꺼 가져가서 속상해요.”
“이사 가기 싫어요. 친구들이랑 헤어지니까.”
“새 장난감 가지고 싶어요.”
*김정옥 칼럼니스트는 단국대 일반대학원 교육학 석사 졸업 후 아동심리상담센터 허그맘 의정부센터에서 놀이심리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PET 부모교육 강사, 경민대 아동보육과 겸임교수, 세움장애인IL센터 이사 및 자문 위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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