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이 있는 엄마, 모유수유해도 될까요?
간염이 있는 엄마, 모유수유해도 될까요?
  • 칼럼니스트 김나희
  • 승인 2016.04.2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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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A형, B형, C형 간염 있는 엄마들 모두 가능

[연재] 김나희의 불량정보 거기 서!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인 엄마들은 모유수유를 해도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해도 됩니다.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높은 상태일지라도 모유수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유두에 상처가 나서 출혈이 있을 때는 나을 때까지만 중단하는 것이 안전하겠습니다. 모든 수유 여성이 그렇듯, 간염이 있는 엄마들도 유두 열상을 방지하고 유두와 주변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해야 하지요. (올바른 유두 관리법은 이전 칼럼을 참조하세요.) 또한 항바이러스제 중 모유수유 중의 안전성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약을 복용하실 때는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1. A형 간염이 있는 엄마는 모유수유를 해도 됩니다


A형 간염이 있는 엄마는 모유수유를 해도 됩니다. 모유수유를 하지 않아서 얻는 이득이 없습니다. 하지만 급성기의 A형 간염을 겪고 있으면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모유수유를 할 기운이 없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모유수유를 잠시 미룰 수 있습니다. 모유수유를 잠시 중단하는 동안에는 조금씩 유축을 해서 젖몸살을 예방하고 모유 생산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A형 간염이 있는 엄마의 신생아는 표준 감마 블로불린 1회분을 근육주사로 맞는 것이 권장됩니다.

 

2. B형 간염이 있는 엄마는 모유수유를 해도 됩니다


B형 간염이 있는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출생 직후 B형 간염 면역 글로불린(hepatitis B immune globulin, HBIG)과 B형 간염 백신을 맞으면 효과적으로 예방되므로 모유수유를 해도 됩니다. 백신을 맞기 전 몇 시간 동안에도 역시 모유수유를 해도 됩니다.


만일 출산 직후 산모가 B형 간염에 새로 걸렸다면 아기와 다른 가족들도 B형 간염 백신을 맞아야 하며, 모유수유는 지속해도 됩니다. 엄마가 HBeAg 양성이거나 B형 간염 바이러스 DNA 농도가 높더라도 (즉, 전염력이 높은 상태일 때라도) 모유수유가 가능합니다. 모유로 전달되는 B형 간염 위험도는 출생시 아기가 접촉하는 산모의 혈액이나 체액에 비해 매우 적어 무시할 만한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수직 감염은 출산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제왕절개를 할 경우에도 수직 감염 비율은 차이가 없습니다.) 예방접종 여부과 무관하게 B형 간염이 모유를 통해 감염된 사례는 보고된 바가 없습니다.


다만 유두에 상처가 나서 출혈이 많이 될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기가 유두를 깨물어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아기가 유두만 물지 않고 아래쪽 유륜까지 깊게 물도록 하여 유두 열상을 방지하시기 바랍니다. 유두의 출혈로 아기가 B형 간염에 걸린 사례는 없지만, 이론적으로는 유두 출혈량이 많은 경우 감염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편 B형 간염 치료제로 널리 쓰이고 있는 테노포비르(tenofovir disoproxil fumarate, 상품명 비리어드 Viread)를 비롯한 여러 항바이러스제는 아직까지 연구자료가 부족하여 모유수유하면서 복용해도 되는지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테노포비르는 태아에게 해롭지 않아 임신 중 복용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고, 모유로 전달되는 양이 임신 중 태아에게 전달되는 양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추후 연구에서는 임신 중에도 복용 가능한 약은 아마도 모유수유 중에도 복용 가능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산모마다 구체적인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복약 중이라면, 담당 의사선생님과 상의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기에게 면역글로불린과 백신 조치를 취한다면, B형 간염을 가진 엄마들은 전염력이 높은 상태일지라도 모유수유를 해도 괜찮습니다. 유두에 큰 출혈이 있거나 항바이러스제를 현재 복용하는 경우에만 주의가 필요하고, 그 외의 경우에는 모유수유를 계속 해도 됩니다. 이런 지침을 담당 의료진이 숙지하고 있지 않아 엄마에게 모유수유를 중단시키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만성 B형 간염 산모들의 모유수유에 대한 인식조사’라는 국내연구에서는 ‘모유수유가 B형 간염 주산기 예방조치의 실패(=아기가 B형 간염 감염됨)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숫자에서 모유수유를 하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경우의 대부분이 의료인에 의해서였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이유로 B형 간염 산모들이 모유수유를 포기하지 않길 바랍니다.

 

3. C형 간염이 있는 엄마는 모유수유가 가능합니다


C형 간염의 경우도, 모유수유로 인한 추가적인 감염 위험은 없기 때문에 C형 간염을 가진 엄마의 모유수유가 가능합니다. (C형 간염에서도 수직 감염은 출산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제왕절개를 할 경우에도 수직 감염 비율은 차이가 없습니다.) 이 때에도 역시 유두에 출혈이 있을 때는 상처가 나을 때까지만 수유를 중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모유수유하세요!


*칼럼니스트 김나희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한의사(한방내과 전문의)이며 국제모유수유상담가이다. 진료와 육아에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이 둘 다 필요하다고 믿는다. 궁금한 건 절대 못 참고 직접 자료를 뒤지는 성격으로, 잘못된 육아정보를 조목조목 짚어보려고 한다. 자연출산을 통해 낳은 아기를 모유 수유로 키우고 있는 중이며  대한 모유수유한의학회 운영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경희우리한의원에서 진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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