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늦은 우리 아이, 언어치료 해야할까요?
말이 늦은 우리 아이, 언어치료 해야할까요?
  • 칼럼니스트 양소영
  • 승인 2016.05.11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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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감정 표현하게 해주고, 부모와 이야기 많이 나눠야

[연재] 양소영 원장의 좋은 부모 되기

Q. 저희 아이는 36개월 여아입니다. 옹알이등 말 시작이 조금 늦은 편이었는데, 지금도 또래에 비해서 말이 늦은 편이에요. 맞벌이여서 할머니가 돌봐주고 계시니 천천히 하나보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린이집 선생님이 우리아이가 말이 늦어서 또래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고 하네요. 요즘 들어 집에서 부쩍 화나 짜증도 늘어난 것 같고요.

ⓒ허그맘
ⓒ허그맘


우리아이가 언어발달이 늦은 건가요?

만 3세 이상 유아들 10명 중 2명 정도가 뚜렷한 이유 없이 언어발달의 지연을 보이고 있다. 보통 24~30개월이 되면 아이의 언어적인 유창성이 증폭되는 시기이므로 언어적 능력을 가진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의 차이가 분명히 드러나기 때문에 부모도 아이의 언어적 문제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시기다. 보통 아이가 36개월이 되면 200개 이상의 언어적 표현이 가능하고 3개 이상의 단어를 사용해 문장을 구성할 수 있으며, 두 단어를 연결해 사용하거나 자신의 의사를 간단하게 표현한다.

또래 친구와 비교했을 때 6개월 정도 늦은 경우를 지연으로 보고 7개월 이상 느린 경우를 장애로 본다. 언어 발달의 지연과 장애는 발성, 말더듬, 발음, 표현 언어의 수준은 물론 수용 언어의 능력 또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기 때문에 전문센터나 병원등의 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해보는 것이 좋다.

아이의 언어발달이 중요한가요?

유아기 언어발달이 중요한 이유는 인지능력, 사회성, 심리발달과 관계되어진다. 아이가 정확한 자기의사를 표현할 수 있으면 또래와의 유대감도 쉽게 형성되고 다양한 활동에 자신감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어 단체활동이 즐거워진다. 아이가 단체활동을 시작할 때 자기 의사를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는 언어발달이 느린 경우 또래와의 관계 형성에 심리적인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

언어발달 지연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가족들간의 대화 단절, 과도한 TV, 비디오,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영상 등 매체 시청이 아이의 언어발달을 방해하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방향 소통의 매체들을 장시간 접하면 아이는 그만큼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할 기회를 잃기 때문에, 책이나 글을 접하면서 듣고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부부가 함께 이야기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시는 것이 가장 좋다. 이사나 어린이집을 옮기는 등의 외부환경변화나, 주양육자가 자주 바뀌거나, 주양육자의 성향과 기질, 언어사용량도 영향을 준다. 또 타고난 유전에 의해 언어발달이 늦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부모와 주변에서 아이에게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언어지연을 보이는 아이는 어떤 특성을 보이나요?

언어지연을 보이는 아동은 단순언어지연과 정서적요인으로 인한 언어지연발달 두 종류이다.

1. 단순언어장애일 때 보이는 아이의 특성은 아래와 같다.

단순 언어장애 (specific language impairment)로 인한 언어발달지체는 나이가 같은 또래 아동과 비교하여 말-언어발달 면에서는 늦지만, 신경학적인 손상이나 청각손상, 사회성 결핍이나, 뚜렷한 정서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 단순언어장애 아이는 인지능력이나 사회성에 비해 언어의 시작이 늦은 경우가 많아 첫낱말이 2세에서 2세 6개월 사이에 나타나고 단어 조합 시기도 3세 6개월이 되어서야 시작된다. 또한 초기의 60%는 발음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말이 늦는 것 외에는 특별한 문제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진단이나 치료를 미룰 수가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언어를 익혀나가는 중요한 시기를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단순언어장애 아이가 조기회복이 되지 않으면 초등학교에 들어갈 시기까지 언어문제가 남아서 학습 장애로 심각하게 진행되기도 한다.

단순언어장애로 인한 언어발달지체 아이의 언어특성은 아래와 같다.

첫째, "엄마", "아빠"와 같은 첫낱말을 표현하는 시작 시기가 느리고, 첫낱말을 정상시기에 시작하였다고 하더라도 어휘를 습득하는 속도가 또래 아이들보다 느리다.

둘째, 또래 아이보다 문장으로 길게 말하기가 어렵고, 문법형태소 사용(조사사용, 어미의 다양성)이 적은 특징이 있다.

셋째, 대화 상황에서 상대방과 말을 주고받는 능력이 미숙하여 대화 상대자에 따라 말을 변화시키거나 말을 먼저 시작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2. 정서 문제로 인한 언어 발달 장애

유전적 원인, 신경생리학적 이상, 뇌의 비정상 및 생활 환경에서의 문제로 인한 다양한 정서장애가 유아기와 아동기에 나타날 수 있다. 정서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보편적으로 사회적인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문제를 보인다.

첫째, 말소리를 정확하게 조음하는 능력이나 어휘력 등에 비해, 적절하게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이나 사회적인 상황에서 적절하게 언어를 사용하는 화용적인 능력이 부족하다. 아직 말을 사용할 줄 모르는 어린 아기들은 말 이외의 다른 수단, 즉 얼굴표정이나 몸짓, 옹알이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과 의사소통하지만 정서장애 아이들은 정상아이에 비해 이런 언어적 상호작용이 적다.

둘째, 언어표현이 시작 된 이후에는 대화의 시작과 유지에 어려움을 보이고, 자신이 의도한 목적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등 의사소통 기능에 제한을 보이며, 다른 사람의 언어를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거나 비사회적인 혼자말의 사용이 나타날 수 있다.

셋째, 이런 언어적인 특징 외에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상동 행동이 출현하기도 하고, 독립적이나 협동적으로 놀이하는 능력이나 자기관리 능력 부족하며 인지능력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언어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언어발달장애가 있다면 무엇보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 질환을 발견하면 저절로 회복이 될 수 있고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짧게는 6개월~5년정도 기간이 걸리기도 하기 때문에 치료에 대한 인내심과 가족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언어발달장애는 최소 만3세 이전에 시작해야 예후가 좋다. 만 2세가 되어도 말이 늦거나 의사소통이 또래에 비해 힘들다고 느껴지면 전문센터나 병원을 통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단순 언어장애의 평가는 아이의 생활연령이나 언어적인 수준에 적합한 공식적인 검사와 부모 보고를 비롯한 비공식적인 진단(놀이 진단)을 통한 아동의 자발적인 말 수집을 종합하여 이루어진다. 이러한 평가과정을 거쳐 아동의 언어의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 지를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에 아이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살리면서 아이가 어려워하는 언어측면(의미, 구문, 화용)을 보완해서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를 들면, 어휘력이 또래보다 많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어휘력 증진과 표현에 중점을 두고, 구문구조에 약점을 보이는 아이에게는 이미 친숙하게 습득한 단어를 연결하여 자연스럽게 문장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서장애를 동반한 아이의 언어치료는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늘릴 수 있도록 하며, 아이가 나타내는 다른 사람의 언어를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거나 행동을 의사소통에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 생활 속에서 실제적으로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집에서 가족이 어떻게 해주어야 하나요?

첫째, 아이는 말하는 것 자체를 즐기도록 도와준다. 아이와 대화는 최소 하루 30분에서 1시간가량 나누는 것이 좋다. 이러한 대화를 통해 서로 교감이 이루어지면 사용하는 단어나 문장 활용률이 높아져 또래보다 빨리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

둘째,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아이 앞에서 먹거나 장난감을 작동시킨 후 작동이 멈추면 아이에게 건네주는 등의 행동으로 대화를 이끌어낸다. 그림 그리기, 목욕, 요리하기 등을 통해서 시각, 촉각, 미각, 후각, 청각 등을 골고루 자극해주면 언어발달에 도움이 된다.

셋째, 아이의 언어습득은 모방의 원리로 학습된다. 부모는 대화하는 모습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고, 아이의 눈높이에 눈을 맞추고 하는 역할놀이, 동물놀이는 언어발달에 도움을 준다.

*칼럼니스트 양소영은 허그맘강동센터 원장(‘청개구리초등심리학’, ‘사랑하기전에꼭알아야할것들’의 저자)이다. 소아청소년심리상담전문가이자 부모심리전문가이며, 삼성특허 ‘아동심리진단’ 앱(삼성앱스 키즈)을 개발했다. 서강대학교대학원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SBS좋은아침, KBS1엄마의탄생, SBS영재발굴단, MBC생방송오늘아침 등 방송출연, 매체기고, 기업체, 병원, 어린이집·초·중·고·대학교 등에서 강연을 하고 있으며, 심리상담, 부모교육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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