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으면 낳을수록 버전 업!
낳으면 낳을수록 버전 업!
  • 칼럼니스트 원혜진
  • 승인 2011.10.25 11:37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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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바라보는 눈, 어쩔 수 없는 도치맘

[연재] 우리집 보물 넷, 사람 만들기

 

아이가 넷이다보니, 아이들을 서로 비교하는 일이 많다. 엄마 아빠도 아이들을 보면서 생김새며 성격이며 하는 행동까지 비교을 하고는 하는데, 이웃들이 보기에도 그런가보다. 이런저런 말들을 많이 하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많이 하는 말은, 단연! 누가 제일 잘 생겼나 하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첫째보다는 둘째, 둘째보다는 셋째가 더 잘생겼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면서 낳으면 낳을수록 예쁜 아이가 나온다는 결론이 났다.

 

원래 자녀 계획이 넷이었고 결혼 초 태명도 네 개 지어놓았지만, 나는 3형제를 낳고 키우면서 이제 그만 낳을까 하고 생각했었다. 아무리 남편이 많이 도와준다고는 해도 넷을 키우는 건 오롯이 내 몫이기 때문에, 개구쟁이 삼형제만으로도 너무나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게다가 또 아들이면 어쩌나, 4형제를 어떻게 키우나 하는 생각에 한숨부터 나왔다.

 

그런데 남편은 늘 다음에는 어떤 녀석이 나올까 궁금하다더니, 넷째 역시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다며 나를 졸라댔다. 딸이 아니라 아들이어도 괜찮다며, 게다가 꼭 딸일 거 같다고도 했다. (그 이야기는 셋째 낳기 전에도 했었다. 틀렸지만.)

 

딸이라는 보장만 있다면 낳겠다고 튕겨대던 어느 날, 넷째가 들어섰다. 큰아들은 셋째 임신 때부터 넷째는 여자동생이라고 장담을 했었고, 남편도 넷째는 확실히 딸이라며 바라고 있던 터였다. 딸이면 좋지만 아니면 어쩌나, 걱정도 되었는데, 선물처럼 넷째는 정말 딸이었다.

 

이제 막 돌 지난 애교쟁이인 셋째가 한창 귀여울 때였다. 아, 넷째를 낳으면 이렇게 귀여운 셋째는 어쩌나, 아기에게 밀려 뒷전이 될텐데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되었다. 넷째가 셋째보다 더 예쁠 거란 건 이미 알고 있었다. 아들이어도 셋째보다 더 귀여운 아기가 나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이미 둘째 셋째 때 경험이 있었으므로, 낳으면 낳을수록 더 예쁘고, 더 귀엽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랬다. 첫째와는 또 다른 둘째가 나와 참 신기했는데, 첫째 둘째와는 또 다른 셋째가 나와 무척 신기했었다. 둘째는 형과 닮았으면서도 오목조목 느낌이 달랐다. 어린이집에서 별명이 원빈이었다. 형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그런데다 셋째를 낳아보니, 눈이 커다래서 외국 아기 같다고 했다. 형들보다 더 잘생겼다고 요즘엔 송중기 닮았다는 말도 듣는다. 아이를 낳을수록 더 예쁜 것이 정말 기특했고, 아이를 보는 눈이 즐거웠다.  

큰 눈이 참 예쁜 우리 셋째. ⓒ원혜진
큰 눈이 참 예쁜 우리 셋째. ⓒ원혜진

 

모두들 밑으로 내려갈수록 인물이 낫다며 입을 모았고, 그 여세를 몰아 넷째는 더 예쁠 거라 기대를 했다. 게다가 넷째는 딸이라 하니, 얼마나 예쁠까, 기대가 만땅이었다.

 

넷째는 셋째보다 눈이 더 클까 하고 기대했는데, 막상 넷째는 셋째보다 눈이 작았다. 눈을 뜨기 전에는 셋째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눈을 뜬 모습은 둘째 셋째와는 다르게 오히려 첫째와 닮은 듯 보였다. 사람들은 오히려 곱상한 셋째가 공주님이었으면 좋았을 거라고, 우리 넷째가 덜 이쁘다며 이야기를 하지만, 우리 부부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 넷째, 정말 완벽 버전이다. 앞짱구 뒷짱구로 머리 모양도 완벽하고, 톡 튀어나온 이마가 정말 귀엽고, 귀도 넷 중 제일 크고 잘 생겼다. 눈썹도 예쁘고, 눈도 동그랗고 반짝반짝, 코가 조금 낮긴 하지만, 조그맣고 동그란 것이 무척 귀엽다. 아기가 이 정도 콧대면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오빠들보다는 코가 좀 낮지만 말이다. 남편은 우리 넷째가 정말 완벽 비율의 이목구비라며 매일매일 감탄하며 바라본다.

 

네 번째이자 마지막 버전인 우리 막내의 이목구비를 보시라~ ^^ ⓒ원혜진
네 번째이자 마지막 버전인 우리 막내의 이목구비를 보시라~ ^^ ⓒ원혜진
 

이렇게 예쁜 아이를 어떻게 시집 보내고 떠나보낼까, 남편은 벌써부터 걱정이다. 나도 그렇다. 벌써부터 아깝다. 낳아보시라. 정말 밑으로 내려갈수록 예쁘다. 정말로 버전업된다. (참, 계획대로 넷을 생산한 남편은 이제 여한이 없단다. 더이상 바랄 게 없단다.^^) 

 

*칼럼니스트 원혜진은 3남 1녀(04년, 06년, 08년, 11년생)를 키우는 주부이다.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학원, 도서관 등에서 논술 강사로 일해왔으며, 커가는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갖기 위해 전업주부로 전향할 계획이다. 홈스쿨링과 자연 속에서의 삶을 꿈꾸며, 집안일하는 것보다 아이들과 책 읽고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철없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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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sx**** 2012-01-28 22:35:00
내리사랑...
아래로..아래로 갈수록 더 이쁘다고 하던데..
정말 이쁘

yesm**** 2011-11-02 20:06:00
저도 그런 것 같아요.
첫째의 소중함을 더 알아가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ㅎㅎ
개성도 다르고 엄마

wo**** 2011-10-26 13:59:00
어머.
정말 이목구비가 장난이 아니예요~
제목보고 많이 웃었어요.

b**** 2011-10-26 00:41:00
정말~
버전업이 되고 있는 것 같

poo**** 2011-10-25 23:58:00
^^
첫째는 잘 모르고 키우고...
둘째는 첫째 신경쓰느라 어찌 큰지 모르겠고...
셋째는 순간순간 넘 이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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