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대학생기자단 김형준 기자】
[연중기획] 'N포세대는 누가 만드나' 대학생 기자 통통(通通) 리포트
'청년'의 사전적 의미는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요즘 언론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청년은 성장하거나 무르익기는커녕 도망치거나 뒷걸음치는 모습이다. 연애와 결혼, 출산 등 포기해야 할 것이 많은 세대, 즉 'N포세대'라 불리면서. 과연 청년들도 자신들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이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제1기 베이비뉴스 대학생기자단이 'N포세대는 누가 만드나' 대학생 기자 통통(通通) 리포트를 통해 이 시대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대학생들이 캠퍼스 잔디밭에 둘러앉아 기타와 술 한잔을 벗 삼아 낭만을 외치는 모습. 눈앞에 닥친 학업보다 첫 눈 올 때 만나자며 수줍게 대화를 나누는 청춘. 1990년 캠퍼스의 낭만을 엿볼 수 있는 영화 '건축학개론'의 한 장면이다. 하지만 현재 대학생들에게 이들의 낭만은 현실적이지 않다. 아마 이 시대 많은 청춘들은 이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뿐이다. 요즘, 우리에게, 낭만은 사라진지 오래다.
◇ 무엇이 문제였을까?
과도하게 빠른 성장은 부작용을 낳는 법이다. 1960년대 '한강의 기적'이라 칭해질 정도의 초고속 경제성장과 IMF 이후 더욱더 가속화된 신자유주의(수정자본주의) 체제를 완벽흡수한 대한민국은 무한경쟁, 승자독식에서 더 나가 약자멸시까지 만연한 사회가 됐다.
본디 경쟁체제란 다수가 승자가 될 수 없는 필연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 패배와 불만족한 절충을 이룬 다수는 시대에 목소리를 높일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승자 또한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쟁취한 승리이기에 같은 목소리로 동조한다. 따라서 현재 우리는 기존 3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 5포세대(3포세대+내 집 마련, 인간관계), 7포세대(5포세대+꿈, 희망)을 넘어서 N포세대라 불리게 됐다.
◇ 아파야만 청춘일까?
386·486세대들은 지금도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20대가 어리광을 부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애들은 진짜 힘든게 어떤건지 몰라", "일자리를 없어서 못하는게 아니지 힘든 일을 안하려고 하잖아"란 말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이는 '고스펙 대졸자여야만 적어도 화이트칼라 계층에 속할 수 있으며, 화이트칼라마저 전과 다르게 현시대를 살아가기엔 녹록지 않은 계층이 된' 사회를 살아가는 2030이 당면한 암묵적 약속을 깡그리 무시하는 말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아닌, '청춘이라고? 그럼 우선 몇 대 맞고 시작하자'가 되는 것이다. 달콤한 낭만을 맛보았던 이전 세대들이 현 2030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기만 아닌 기만일지 모른다. 아파야만 청춘은 아니다.
◇ 괴로운 N포세대, 어떻게 나아가야하나
N포세대, 해결책을 바란다면 욕심이다.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체제를 뿌리뽑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진국 국제사회에서 가당찮은 일이다. 다만, N포세대는 자존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펙 쌓기, 학업포기, 자영업, 비혼, 딩크족, 니트족 등 어떤 선택을 하던 지는 개인의 자유다. 그 선택에 자존감을 가져야 스스로 행복할 수 있으며 타인에게도 존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불가항력한 절충과 선택에 의한 불만과 포기에 따른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행복하기 위한 자기최면'과 '불행하다 느끼는 패배감' 중 선택하라면 전자의 경우가 훨씬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그렇다고 현 N포세대들이 패배감만 느끼는 게으른 세대인가?
아니다. 지금의 2030이야말로 역대급으로 부지런한 세대다. 학점관리, 스펙쌓기, 아르바이트 등으로 낭만 조차 느낄 수 없는 지금의, 현재의 2030이야말로 어느 세대보다 바지런히 앞날을 준비하는 세대라고 단언할 수 있다.
'스티븐잡스'가 대학중퇴라는 선택을 하고 애플을 창립했듯이 혹시 모른다. N포세대의 선택이 또 다른 블루오션의 창시자가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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