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육아' 나만 하고 있을까?
'독박육아' 나만 하고 있을까?
  • 윤지아 기자
  • 승인 2016.06.22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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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겪는 독박육아 이야기

【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세상에는 다양한 유형의 엄마가 존재한다.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전업맘, 공부하면서 아이 돌보는 학생맘,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등등 모든 엄마의 수만큼 엄마 유형도 다양하다. 이렇듯 가지각색의 환경과 육아 스타일을 갖고 있는 엄마들이지만, 최근 이들을 하나로 통합시켜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엄마라면 모두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단어, 바로 ‘독박육아’다.

'독박육아', 혼자 뒤집어 쓰는 육아라는 의미의 이 신조어는 요즘 엄마들이 얼마나 육아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는 지 알 수 있는 한 단편이다. 육아의 의미는 어느새 힘들고 두려운 존재, 엄마라면 버텨내야 하는 이미지로 퇴색해 버렸다. 게다가 아빠보다는 엄마가 육아에 더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암묵적 인식은 엄마들이 육아를 더 버거워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나같이 어렵고 힘든 육아를 도맡아하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엄마들, 이들의 독박육아는 과연 어떨까.

독박육아란 오로지 엄마 혼자 육아를 하게 됐다는 의미의 은어를 말한다. ⓒ베이비뉴스
독박육아란 오로지 엄마 혼자 육아를 하게 됐다는 의미의 은어를 말한다. ⓒ베이비뉴스


◇ 독박육아, 어디서부터 시작인가요?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휴직을 내는 그 순간부터 독박육아는 예견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난해 한국의 육아휴직자는 8만 7339명이었다. 이 중 남성 육아휴직자는 5.5%밖에 되지 않는다. 94.5%는 여성 육아휴직자, 즉 엄마들이다. 어렵사리 얻어낸 육아휴직이 시작되는 순간 엄마들의 독박육아는 시작이다.

독박육아의 루트는 육아휴직만이 아니다. 결혼부터 여성이라는 이유로, 또는 출산을 했다고 일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여성 5명 중 1명이 결혼과 육아로 인해 직장을 그만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기혼 여성 956만 1000명 가운데 결혼, 임신, 육아 등의 이유로 직장을 가만둔 경력단절 여성은 총 213만 9000명이나 차지했다. 독박육아의 수치를 명백히 뒷받침 해주는 수치다.

남편과의 육아분담을 약속하지만 대체로 남편들은 아내의 일을 도와주는 것일 뿐, 육아에서 주도적 입장은 역시 엄마다. 이렇게 엄마들은 독박육아의 늪으로 자리 잡는다.

◇ ‘독박육아’하는 엄마들 커뮤니티로 모여

육아를 전담하게 된 엄마들은 ‘아이를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는 심적 부담으로 같은 상황의 엄마들을 찾는다. 온라인 육아커뮤니티에서 말이다. 물론 육아커뮤니티를 독박육아를 하고 있는 엄마들만 참여한다고 국한시키긴 어렵다. 하지만 혼자 아이를 돌보는 독박육아 특성상 다른 육아맘들을 직접 만나긴 힘들다. 그것이 독박육아맘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마음의 위로를 얻는 이유다.

200만 명의 회원 수를 자랑하는 육아커뮤니티 카페에는 하루에만 수백 건의 가입인사를 주고받는다.

“지역카페에서만 활동했는데, 더 많은 엄마들을 만나 기뻐요. 반갑습니다”, “반가워요. 엄마가 된지 얼마 안 됐어요. 얘기 많이 하고 싶어요” 등의 수줍은 인사를 건네면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 등 반갑게 맞이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같은 육아맘으로서 동지구도를 이루듯 말이다.

실제로 커뮤니티에서는 ‘독박육아’를 키워드로 하고 있는 이야기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24개월, 100일된 두 아이를 독박육아 하고 있다는 한 엄마는 “두 아이를 혼자 보려니 갑자기 울화가 치미네요. 남편이랑 친정엄마 없이 혼자 5시간을 보는데 그렇게 힘들 수가 없어요. 2살 터울 아기 돌보시는 분들은 어떻게 생활하세요?”라는 글로 커뮤니티에 하소연을 털어놓았다. 곧바로 같은 독박육아를 하고 있다는 엄마들이 앞다투어 댓글을 달며 서로를 위로했다. 본인의 상황을 설명하기도 하고, 아이와의 놀이법도 소개하면서 말이다.

이렇듯 육아커뮤니티 속에서 엄마들은 아이 키우는 이야기, 하루 일과, 육아에 대해 궁금했던 점들 등 일상부터 전문 지식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맛집, 여행, 취미 생활 등이 즐비한 SNS는 왠지 모를 위화감에 멀리한다는 게 커뮤니티 맘들의 의견이다.


'대세 유모차는 뭔지?', '아이가 아픈데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심지어는 '오늘 저녁 메뉴를 무엇으로 할지'까지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육아커뮤니티는 어느새 독박육아 엄마들의 빠져나올 수 없는 개미지옥으로 자리 잡았다.


◇ 독박육아, 새롭게 느끼고 바라보자

 

커뮤니티에서 한바탕 스트레스를 풀고 나더라도, 엄마들의 독박육아는 끝이 없다.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건 물론 집안일까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하루가 흘러간다. 퇴근도, 출구도 없이 엄마 홀로 고군분투하며 외롭게 하는 육아, 진정한 ‘독박육아’가 펼쳐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아무리 힘든 독박육아라고 해도, 육아의 고단함을 풀어주는 것 또한 '아이'다. '엄마'라고 외치며 안길 때, 여느 별보다 밝게 빛나는 웃음을 지어줄 때, 그 작은 손을 잡을 때 엄마는 또 그렇게 독박육아의 피로감을 잊게되는 것.

그럼 독박육아는 정말 힘들고 어렵기만 한 것일까. 이에 대한 엄마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독박육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에 나서야 한다며 반기(?)를 든 엄마들도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독박육아'(허백윤 저, 시공사, 2016)의 저자 허백윤의 독박육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눈길을 끈다.

“독박육아는 읽을 독(讀), 넓을 박(博)으로 '세상을 넓게 읽게 된 육아'라는 해석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힘들다 어렵다 하소연을 하면서도 아이와 함께하는 날들로 인해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독박육아라는 것. "아이 덕분에 세상이 완전히 달라 보이는 것을 경험했다"는 그는 혼자 하는 독박육아가 괴롭긴 하지만, 분명 아이가 주는 행복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이의 존재로도 넓게 본 세상이 분명 있다는 것이다.

육아는 힘들다. 특히 독박육아는 더 힘들고 어렵다. 지만, 시선을 돌려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 필요하다. 그것이야 말로 사랑하는 아이와 자신의 행복을 위한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독박육아’가 ‘아이 때문에 독박 썼다’는 부정적 단어로 머물지 않기를 바라요. 아이와 오롯이 함께하는 독박육아를 통해 엄마는 자신을 비롯해 부모와 가족, 살고 있는 사회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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