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세대는 누가 만드나] '포기'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N포세대는 누가 만드나] '포기'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 권도경 기자
  • 승인 2016.07.21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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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 'N포세대' 남용하는 태도가 문제

【베이비뉴스 대학생기자단 권도경 기자】

[연중기획] 'N포세대는 누가 만드나' 대학생 기자 통통(通通) 리포트

'청년'의 사전적 의미는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요즘 언론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청년은 성장하거나 무르익기는커녕 도망치거나 뒷걸음치는 모습이다. 연애와 결혼, 출산 등 포기해야 할 것이 많은 세대, 즉 'N포세대'라 불리면서. 과연 청년들도 자신들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이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제1기 베이비뉴스 대학생기자단이 'N포세대는 누가 만드나' 대학생 기자 통통(通通) 리포트를 통해 이 시대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지난 1월 베이비뉴스 대학생 기자단과 함께 'N포세대'를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당시 주된 내용은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의 갈등'이었다. 기성세대는 시대가 많이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청년세대에게 자기들이 살아왔던 사고방식을 요구한다. 때문에 청년들은 이들의 틀에 맞춰 살아가게 되고, 그 틀에 인생을 맞추지 못하면 '포기'가 돼버린다는 것이 기자단의 의견이었다.

나는 부모님의 의견이 궁금해 부모님과도 대화를 나눴다. 부모님은 기자단의 의견을 인정했다. 하지만 "기성세대들의 입장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기성세대는 '자식들에게 돈이 없던 당신의 경험을 물려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오래 전 사고방식을 요구하게 된다는 것'이 부모님의 의견이었다.

6.25전쟁 이후 대부분의 기성세대들은 가난한 생활을 해왔다. 그리고 그들이 어른이 돼 돈을 벌고, 아이를 낳고, 내 집 마련을 하는 등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나라의 빈부격차는 전보다 줄어들었다. 하지만 돈이 있고, 없고의 차이를 기성세대는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이는 기성세대가 살아가는 기준을 '돈'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부터 태도를 조금씩 바꿔나가는 것이 먼저다. ⓒ베이비뉴스
부터 태도를 조금씩 바꿔나가는 것이 먼저다. ⓒ베이비뉴스

 


◇ "우리는 '포기'가 아닌 '선택'을 한 것"

삶의 기본 전제는 '돈'이다. 돈을 벌기 위해 취직을 해야 하고,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선 공부를 해야 한다. 부모님도 이를 바라고 우리에게 요구를 한 것일 수 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대학교만 가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식으로 말하고, 대학교를 가면 자격증, 학점, 교환 학생을 거론하면서 대학생활에 대해 묻는다.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고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선 고등학교 때부터 스펙을 쌓아야 되는 것이 우리들의 현실이 됐다.

고등학교 때는 열심히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대학에 들어 와서는 자격증 취득, 학점 관리, 교환 학생 등으로 연애할 시간마저 부족하다. 또 돈을 벌기 위해서는 학업과 취업준비도 놓쳐선 안 된다. 어쩌면 지금이 생애 가장 치열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만큼 우리들은 한 계단, 한 계단 미션을 수행하며 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앞에는 아직 많은 벽이 남아있다. 결혼, 출산, 육아 등을 거치며 기성세대들이 살아가는 기준이라고 말하는 '돈'은 순식간에 어마무시한 금액이 빠져나간다. 결론은? 결혼, 출산 포기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를 '포기'라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한 것이 아니라 '선택'한 것이다. 우리는 갈림길에 서서 선택을 하는 것이다. 결혼을 할 것인가, 안 할 것인가. 또는 아이를 낳을 것인가, 낳지 않을 것인가. 이것은 가치관의 차이일 뿐 정답은 없다.

◇ '포기'라는 단어 남용하는 청년세대

이토록 치열하게 살고 있지만 기성세대는 여전히 우리의 선택이 포기라고 생각한다. 기성세대의 부정적인 시선에 화를 내기보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보자. 그 이유는, 우리가 "포기 하지 않았다"고 표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기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도 우리 청년들은 모순적으로 '포기'라는 단어를 남용한다.

청년 문화 중 하나인 SNS만 잠깐 훑어봐도 알 수 있다. 시험기간이 되면 '학점 포기', '학기 포기'와 같은 단어를 웃으면서 쓰고, 다 같이 웃으면서 맞장구를 친다. 오히려 그 현상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왜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 들이냐"고 질타를 받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N포 세대'라는 단어마저 오용하고 있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취업 준비생을 바라보는 답답한 부모님에게 "요즘이 어떤 세대인 줄 알아? N포 세대야. 취업, 결혼, 출산 모두 포기한 N포 세대!"라고 받아친다. 이렇게 누군가는 그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은 채 'N포세대'라는 말을 남용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우리가 가치관에 맞춰서 더 원하는 쪽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쩔 수 없이 '포기'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불안정한 고용형태와 높은 취업경쟁률은 사회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들이 노력을 한다고 해서 금방 바뀌는 것이 아니다. 그로인해 결국 포기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것을 '선택'했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 '포기'했다고 인정하고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다.

'N포 세대'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그러나 이 현상이 완화되지 않고 심화되는 것은 '포기'와 'N포세대'를 남용하는 청년들의 태도 때문은 아닐까. 기성세대와 정부에게 막연하게 해결책을 바라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우리부터 태도를 조금씩 바꿔나가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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