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왜 책을 싫어할까요?
우리 아이는 왜 책을 싫어할까요?
  • 칼럼니스트 김진미
  • 승인 2016.07.21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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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지 않는 아이가 답답할 때

[연재] 책 읽기는 엄마랑 함께해


큰 아이 하나만 키울 땐 세상 모든 유아들이 책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 큰 아이는 책을 친구처럼 여겼고 엄마와 언제든 책 이야기 나눌 준비가 되있었다. 녀석과 책 읽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은 엄마로서 힐링타임이었다.


반면 둘째는 책을 싫어한다. 타고 난 기질이 외형적이라 방방 뛰기를 좋아하고 엄마가 내민 책이 맘에 안들면 휙 집어던지며 제 성질을 보여준다. 그 때 나는 벼랑에 선 느낌이었다.


“세상 모든 유아들이 책을 좋아하는 건 아니구나. 그리고 내 뱃속에서 나온 아이도 책을 싫어할 수 있구나.”


아이가 책을 좋아하지 않는 점에 집중하지 말고 아이의 성향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자. ⓒ김진미
아이가 책을 좋아하지 않는 점에 집중하지 말고 아이의 성향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자. ⓒ김진미


둘째의 기질을 수용하지 못한 나는 아이를 볼 때마다 화가 치밀었다. 어떻게 넌 책을 안좋아하니? 넌 왜 가만히 앉아있질 못하니? 넌 왜 형이랑 다르니? 왜 엄마랑 취향이 다르니? 책장 앞에서 둘째를 무시했고 책장 근처에 가면 책 안 읽는 둘째가 생각나서 가슴이 답답했다.

  

생각해보면 큰 아이는 타고난 기질이 여성스럽다. 첫째 아이다보니 현실순응적이라 엄마가 만들어 놓은 독서 환경을 거부없어 받아 들였던 거고 지금도 엄마에게 조곤조곤 어린이집 이야기를 털어놓을 만큼 성격이 딸에 가깝다.


둘째가 보여주는 성향도 이해하려고 애써봤다. 둘째는 형에게 싸움을 걸만큼 ‘사나이기질’이 강하고 엄마와 형이 나란히 책을 읽으면 (속으로 부러웠던지) 저벅저벅 걸어와서 책을 뭉개고 간다. 밉지만, 둘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무던히 애쓰고 애썼다.

 

이제 둘째는 29개월이다. 아이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형만큼은 아니지만 책 읽기에 흥미를 붙여 하루 중 일정 시간이 되면 나를 책장으로 잡아 당긴다.


둘째가 좋아하는 책은 <돼지책>, <솔이의 추석 이야기>, 사자가 나오는 책, 딸기나 수박, 참외 사진이 나온 자연관찰책, 소방차와 경찰차가 나오는 그림책이다.


내 품에 잘 오지도 않던 아이가 무릎에 앉아 엄마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모습을 보면 책을 매개로 아이와 내가 사랑 싸움을 벌인 게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두 가지 결론을 내렸다.

 

첫째. 책 좋아하는 아이, 책 싫어하는 아이로 유아들을 구분하지 말자. 책을 많이 읽으면 많이 읽는대로 받아들이고 하루에 딱 한권만 읽는 아이라면 있는 그대로 소중하게 받아들이자.

 

둘째, 유아들의 의식 저 밑에는... 자신에게 책 읽어주는 사람에 대한 애정 기대치가 있다.  엄마에게 불만이 있거나 엄마가 미우면 책이 아니라 사탕을 내밀어도 휙휙 집어던질 것이다. 


우리 아이는 왜 책을 싫어할까라는 고민은 많은 엄마를 힘들게 한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지 않는 점에 집중하지 말고 아이의 성향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자. 그리고 책, 사교육 등 각종 엄마표 활동에 앞서 품이 따뜻한 엄마가 먼저 되자.


*칼럼니스트 김진미는 대학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고 독서논술지도사로 활동했습니다. 출산 후 글쓰기에 전념. 현재 시민기자와 에세이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아이에게 맛있는 음식, 예쁜 옷은 못 챙겨줘도 책읽어주기만큼은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믿는 ‘읽기광’ 엄마입니다. <네가 잠든 밤, 엄마는 꿈을 꾼다> 에세이집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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