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동영상 시청은 백해무익합니다"
"영유아 동영상 시청은 백해무익합니다"
  • 칼럼니스트 김나희
  • 승인 2016.08.18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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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보는 것도 좀 배워야 한다? 영유아들은 화면으로부터 멀어져야!

[연재] 김나희의 불량정보 거기 서!


‘애들이 TV 보는 것도 배워야지’라는 말을 종종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TV를 안 보고 자랐던 어르신들 중 현재 TV 시청에 어려움을 겪으시는 분은 본 적이 없습니다. TV 시청 배우기는 성인부터 시작해도 아무 문제가 없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만 2세 전에 동영상을 보여주는 게 좋을까요?

"아니오. 만 2세 이하에게서는 ‘교육적 동영상’의 효과는 없습니다."

 

-만 2세 전에 동영상을 보여주면 해로울까요?

"그렇습니다. 이상적인 시청 시간은 ‘0’입니다."


-만 2세 이후에는 동영상을 보여주면 좋을까요?

"아니오. 여전히 적게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 2시간을 넘기면 안 됩니다. 굳이 시청한다면, 아이와 함께 대화하며 보십시오."

 

만 2세 이전까지 TV나 동영상을 보는 것은 아이에게 좋지 않다. ⓒ베이비뉴스
만 2세 이전까지 TV나 동영상을 보는 것은 아이에게 좋지 않다. ⓒ베이비뉴스


나날이 늘어가는 유아용 동영상 시장은 아기들을 화면 앞에 두어도 괜찮다는 잘못된 인식을 퍼뜨립니다. 또한 많은 부모들이 만 2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전자 화면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남들도 다 그러니까 괜찮지 않을까’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교육용 동영상’을 일부러 열심히 보여주기까지 하는 심각한 문제가 생깁니다.

 

미국소아과학회는 1999년에 만 2세 이하의 어린이에게는 동영상을 보여주지 말 것을 권고했습니다. 어린이에게 동영상 시청이 해롭다는 증거는 그 뒤에도 점점 더 탄탄하게 쌓여갔지요. 2011년 미국소아과학회는 동영상을 보여주지 말라는 더 강력한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2011년 당시 약 100만명이 포함된 232개의 연구에서 비만, 심혈관계질환, 당뇨 등을 포함해 광범위한 건강 문제가 텔레비전 시청 시간과 연관되어 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죠. 그리고 동영상 시청이 해롭다는 연구 결과는 그 이후 훨씬 더 많이 누적되고 있는 중입니다. TV, 컴퓨터, 스마트폰 등의 영상 자극은 아기에게 강력한 부작용을 낳습니다.

 

아기들은 오직 살아 있는 사람과 직접 접촉하는 방법으로만 언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 외국어를 배울 수 있다는 ‘자칭 교육적 동영상’들은 거짓입니다. 어린이가 텔레비전이나 비디오, 컴퓨터 동영상을 많이 보면 언어 발달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어린이의 두뇌 발달에는 구체적인 기능과 모양이 있는 장난감이 아니라, 돌멩이, 나무토막, 진흙, 노끈, 빈 상자 등을 갖고 노는 틀이 없는 자유 놀이가 더 중요합니다. 양육자가 만 2세 이상 아이와 함께 앉아서 동영상을 설명하면 아이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실생활로 설명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아이와 동영상을 본다면 마치 책을 읽어주듯 나란히 앉아서 대화를 나누며 보시길 권합니다.

 

아이에게 화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양육자 본인이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시청하는 것, 그냥 배경 소리로 틀어놓기만 하는 것도 아이와의 상호작용을 방해하고 아이가 놀이와 활동으로 배우는 것을 방해합니다. 교육적 동영상은 보여줘도 좋다고 꼬드기는 내용를 볼 때마다 광고임을 상기하세요. 자기 전에 텔레비전을 보면 수면 습관이 나빠지며 감정, 행동, 학습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 양육자가 TV를 보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 직접 놀아주세요. 몸으로 놀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직접 놀아주기 힘들 때는 그냥 양육자 곁에서 아이들이 독립적으로 놀 수 있도록 해주세요.

- 아이방에 텔레비전은 두지 마세요.

- 혼자서 동영상을 틀고 보게 하는 것은 해롭습니다.

 

2015년 8월에 미국소아과학회의 주제발표가 있었습니다. 어린이용 앱들과 태블릿이 쏟아져나오는 세상에서 ‘만 2세 이하 시청 전면금지, 만 2세 이상 하루 2시간 제한’이란 지침밖에 없으니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내용이었지요. 하지만 이 발표는 기존의 지침을 수정한 것이 아닙니다. 디지털 세상에서도 훈육이 필요하다는 보완이 이루어진 것뿐이지요. 영유아기를 지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지침을 추가한 것입니다.

 

- 실제 환경과 가상 환경에서 모두 양육자가 개입하고 한계를 설정하고 아이의 친구를 알아야 합니다.

- 양육자 자신이 미디어 사용을 제한하고 온라인 에티켓을 보여주는 롤모델이 되십시오.

- 영유아의 학습, 특히 언어학습에는 직접 얼굴을 보는 양방향 소통이 핵심적이며 만 2세 이후 교육적 앱을 사용한다면 상호작용이 검증되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영상통화는 상호작용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아이가 하는 게임을 같이 하고, TV 프로그램을 대화하면서 같이 보세요.

- 십대들에게는 온라인 사회관계에 대해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 전자기기를 온 가족이 다 끄는 시간을 갖습니다. 특히 식사 때는 사용을 금지합니다.

- 스마트폰을 밤에 충전하는 장소는 아이방 밖에 둡니다.

- 미디어를 다룰 때의 잘못도 동일한 원칙으로 훈육하고, 심각한 일탈이 발견되면 다른 문제 행동도 없는지 같이 점검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만 2세 이전에는 시청을 금지해야 하며, 자유놀이와 몸으로 하는 놀이가 특히 중요함을 잊지 마세요. 비만, 당뇨, 수면교란, 폭력성, 반사회성, 언어발달 지체, 청소년기 위험행동 등 많은 악효과와 티비/동영상 시청 시간이 직접 연관되어 있습니다. 미디어의 긍정적인 역할은 더 큰 아이들에게나 적용되는 이야기이며 그것도 양육자의 직접적인 관심과 훈육 아래에서만 가능합니다. 책을 넘기며 읽어주는 대신 태블릿으로 사진을 넘기며 이야기를 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태블릿을 넘겨주고 아이가 혼자서 클릭해서 동영상을 보게 하지 마십시오. 아이를 티비 앞에 혼자 두지 마세요. 아이는 살아 있는 사람과 부대껴야만 몸과 마음과 지능이 자라납니다.


*칼럼니스트 김나희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한의사(한방내과 전문의)이며 국제모유수유상담가이다. 진료와 육아에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이 둘 다 필요하다고 믿는다. 궁금한 건 절대 못 참고 직접 자료를 뒤지는 성격으로, 잘못된 육아정보를 조목조목 짚어보려고 한다. 자연출산을 통해 낳은 아기를 모유 수유로 키우고 있는 중이며  대한 모유수유한의학회 운영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경희우리한의원에서 진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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