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선수였던 아이의 꿈을 앗아간 불의의 사고
배구선수였던 아이의 꿈을 앗아간 불의의 사고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6.08.05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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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손상으로 하반신 마비가 된 찬혁이

【베이비뉴스 김고은 기자】

찬혁이(가명, 16)의 꿈은 배구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훌륭한 선수가 돼서 아픈 엄마를 빨리 낫게 해주고 싶은 게 찬혁이의 바람이었다. 신경이 민첩하고 힘이 좋았던 찬혁이는 학교 팀에서 우수한 실력을 인정받으며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찬혁이의 꿈이 산산조각 난 건 불과 몇 달 전의 일이다. 매일 그랬던 것처럼 훈련에 매진했던 날이었다. 수비를 위해 자세를 취한 찬혁이의 몸이 바닥에 고꾸라졌고 찬혁이의 머리와 부딪힌 바닥에서는 굉음이 났다.

의식을 잃은 찬혁이의 뇌를 수술하는 시간 동안 엄마는 오로지 아이의 사지가 멀쩡하기만을 바랬다. 하지만 간절한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찬혁이는 뇌손상으로 인해 하반신이 완전히 마비됐고, 상반신은 움직일 수는 있지만 중심을 잡을 수 없어 혼자서는 밥도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

찬혁이의 사고 소식을 들은 학교는 무책임한 반응이었다. 방학 중에 다쳤다는 이유로 보험처리에 전혀 관여하지 않을 뿐더러 사후처리에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담당교사는 사고가 난 1월보다 두 달 늦은 3월에 사고보고를 하면서 교원공제회에서 받을 수 있는 보상도 받을 수 없게 만들었다. 교원공제회는 “아동의 기존 병력이 의심된다”며 보상을 거부했다.

아이 앞으로 엄마가 들어 놓은 보험에서도 역시 십 원 한 푼 받을 수 없었다. 운동하는 아이라는 것을 미리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찬혁이를 수술한 아산병원이 아이의 수술비를 지원해주긴 했지만 수술 후 필요한 막대한 비용 탓에 엄마는 결국 큰 빚을 져야만 했다.

찬혁이 엄마는 이러한 상황에서 오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래 전 찬혁이 아빠와 이혼 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다가 갑작스레 뇌혈관협착증을 앓게 된 엄마는 가끔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통에 일을 할 수도, 정상적인 생활을 해내기도 버거운 몸. 좁아지는 뇌혈관을 넓히기 위해 뇌혈관에 주기적으로 보톡스 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비용 때문에 주사를 포기하고 약만 먹은 지가 오래인데, 찬혁이까지 병원 신세를 지게 돼 엄마는 벼랑 끝에 몰리고 말았다.

찬혁이는 엄마를 생각해서라도 반드시 회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놓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갑작스러운 불의의 사고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심리적인 고통을 크게 겪었지만 정상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가 워낙 커 하루하루 조금씩 회복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다행히 운동을 했던 신경이 남아있어 재활 속도가 빠르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위안을 얻는다.

아직 혼자 앉는 것조차 힘들지만 찬혁이의 목표는 저 멀리에 있다. 내년까지 혼자 걷는 훈련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꿈꾼다. 배구선수로 다시 활약할 수 없게 되더라도 스스로의 힘으로 일상생활을 누리고, 공부를 마치고, 엄마의 근심을 덜어주는 것이 찬혁이가 지금 꿈꾸는 유일한 미래다.

찬혁이의 재활치료비와 생활안정을 위한 비용 후원을 돕고 있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 김주영 과장은 “재활치료 효과가 좋은 지금 시기를 놓치면 신체기능을 살리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꼭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찬혁이의 의지가 큰 만큼 주변의 많은 도움을 통해 최대한의 회복을 이뤄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찬혁이의 회복을 위한 많은 분들의 관심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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