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없을 때는 우리가 쉐프"
아빠와 딸이 함께 맛있는 저녁식사 만들기
[연재] 일 가정 양립을 꿈꾸는 워킹대디의 육아칼럼
"오늘 출장이라 좀 늦을거야. 나은이 저녁은 당신이 해결해 줘"
아침 출근길에 나은공주의 저녁식사를 부탁하는 아내. 그럼 모처럼 아빠표 요리에 도전해볼까. 그런데 입맛이 까다로운 편식쟁이 딸래미를 위해 뭘 만들까 싶네요.
저녁 메뉴를 고민하던 중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문득 꼬치 요리가 눈에 띄였습니다. "이게 좋겠네. 이거라면 나은이도 같이 만들어 볼 수 있겠다" 아빠가 재료를 준비하고 나은공주가 꼬치에 하나씩 끼워넣는 것이죠.
퇴근길에 나은공주와 함께 마트에 들렸습니다. 꼬치라고 하면 닭꼬치이기는 한데 집에는 그릴이 없는데다 닭고기를 장만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준비하기 편한 비엔나 소세지, 파인애플, 바나나, 게살, 방울 토마토 그리고 기다란 어묵용 꼬치 한 묶음을 샀습니다. 여기에 가뜩이나 야채를 싫어하는 나은공주를 위해 피망, 버섯도 사서 중간에 끼워넣고 "먹어라! 안 먹으면 그 밑의 것도 못 먹는다"라고 협박(?)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안그래도 3.5춘기인 질풍노도 여섯 살 딸래미의 원성이 자자할 듯 하여 포기했습니다.

집에 와서 재료부터 준비. 주먹밥을 만들 요량으로 햇반을 데운 후 후라이팬에 붓고 그 위에 김가루랑 소금을 뿌린 다음 참기름도 살짝, 그리고 당근을 채썰어 넣고 볶았습니다. 다음으로 비엔나 소세지와 게살을 굽고 신 것을 못 먹는 나은공주를 위해 파인애플도 살짝 구웠습니다. 그러면 신맛이 조금 덜하죠.
자, 준비 완료! 다음은 나은공주의 차례. 꼬치에 소세지부터 게살과 파인애플, 바나나, 방울토마토, 주먹밥 순으로 하나씩 끼워넣었습니다. 꼬치 끝이 뾰족하니까 혹시나 손에 찔릴까봐 끼워넣을 때에는 아빠가 조금 도와줬습니다.

짜잔~ 이렇게 보니 꽤나 그럴싸합니다.
나은공주가 맛있다면서 그렇게 싫어하는 방울토마토도 군말없이 냠냠. 함께 만들어서 더 잘먹는걸까요. 당근이 들어간 주먹밥도 맛있게 냠냠. 4개나 연달아 먹고는 그제야 "아유, 배불러~"랍니다. 마침 퇴근하고 돌아온 집사람도 꼬치를 보고 모양이 너무 예쁘다네요.
평소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저녁은 적당히 때우기 급급했는데, 이렇게 함께 요리를 만들어보니 더 맛있고 재밌네요.

*칼럼니스트 권성욱은 울산 토박이이면서 공무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이다. 36살 늦깎이 총각이 결혼하자마자 아빠가 되었고 집사람의 육아 휴직이 끝나자 과감하게 직장에 육아 휴직계를 던져 시한부 주부 아빠로서 정신없는 일 년을 보냈다. 현재 맞벌이 집사람과 함께 가사, 육아를 분담하며 고집 센 다섯 살 딸아이의 수발들기를 즐기고 있다. 인생에서 화목한 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항상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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