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가 올가을에 하고 싶은 일은 '은행잎 비 맞기'
[연재] 양희석의 육아픽
“올가을엔 엄마 아빠가 흔들어주는 단풍잎 비를 맞고 싶어요.”
놀자가 얼마전 공개수업에서 ‘이번 가을에 하고 싶은 일’이라고 발표한 내용이다.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발표하는 놀자의 모습에 뿌듯하다라는 생각과 함께 ‘놀자는 왜 단풍잎비를 맞고 싶다고 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사실 발표에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고추잠자리를 잡고 싶어요”, “공원에 놀러가고 싶어요”라는 비슷비슷한 내용을 발표했는데 놀자는 조금 달랐다.
지난 사진을 찾아보니 가을에는 '은행잎 비 맞기 놀이'를, 봄에는 '벚꽃잎 맞기 놀이'를 한 장면이 있었다. 내 기억 속에는 잊혀졌는데, 낙엽 비 맞는 놀이가 놀자 머릿속에서는 떠나지 않았나보다.
사진을 보니 꽃잎비를 맞을때 보다 그 맞는 과정이 훨씬 재미있어 보였다. 아마 꽃잎비를 맞은것 보다는 그때의 즐거운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가 보다.
단풍잎은 잘 떨어지지 않는데 이번 가을엔 놀자에게 단풍잎비를 내려주기 위해 놀자 엄마와 단풍나무를 열심히 흔들어야겠다.
*사진가 양희석은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서른 즈음에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이 사진임을 깨닫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 사진기자로도 일했으나 2006년부터 프리랜서로 밥벌이와 사진 작업을 하며 살아오고 있다. 2009년 '놀자'가 태어나자 하는 일에 '육아'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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