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맘'으로 우리 아이 다 키웠어요"
"'부경맘'으로 우리 아이 다 키웠어요"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6.09.29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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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경맘 카페 임민혜 대표

【베이비뉴스 이정윤 기자】

여성이 결혼을 하면 가정만 지키는 시대는 끝났다. 요즘처럼 사회곳곳에서 여성이 활발하게 진출을 한 때도  없었다. 하지만 그 어떤 여성이라도 임신, 출산을 거치는 동안 사회적으로나 공간적으로 활동범위가 줄어들며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엄마들이 찾는 곳이 온라인 커뮤니티다.

이곳에서 각자의 신분은 익명을 담보로 하기에 못 꺼낼 하소연이 없다. 맘카페는 스트레스 해소와 만남의 장, 선배 엄마들의 든든한 육아 조언, 육아용품 장터 등 여러 역할을 수행하며 엄마들의 핫플레이가 돼 늘 붐빈다.

각 지역을 기반으로 운영 중인 수많은 맘카페 중에서도 경상권을 주름잡는 곳이 있다. 바로 ‘부경맘(부산맘,경남맘) 네이버 카페’(이하 부경맘)다. 부경맘이 부산, 경남 엄마들을 사로잡은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지난 27일 부산에서 열린 맘스클래스 현장에서 부경맘 임민혜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부경맘 카페 임민혜 대표. 이기태 기자 ⓒ 베이비뉴스 
부경맘 카페 임민혜 대표. 이기태 기자 ⓒ 베이비뉴스 


◇ 엄마가 만든 커뮤니티

지금의 부경맘은 인터넷 대표 맘카페 격인 ‘맘스홀릭’의 지역모임에서부터 발전했다. 2008년 임민혜 대표는 임신을 하게 되면서 맘스홀릭 부산방에서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했다.

“부산방에서 활동을 할 때만 해도 엄마들 모임이 잘 없었어요. 다들 모이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아무도 모이자는 말은 안 하더군요. 그게 답답해서 제가 모이자고 하는 글을 올리곤 했죠. 그런데 모임공지가 자꾸 뒤로 밀리는 바람에 공지를 못 봐서 모임 참가를 못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부경맘 카페는 이렇게 부산방에서 알음알음 활동하던 멤버들이 모임 공지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카페를 만들자는 목적으로 지난 2009년 4월 20일 공식 오픈을 했다.

카페의 첫 시작은 ‘부산맘의 맘스홀릭’이란 이름이었다. 그후 여러 이름을 거친 뒤, 카페 내 투표를 통해 지금의 ‘부경맘’이란 이름으로 정해졌다.

◇ 정서적 교감부터 물건까지 나누는 공유의 장

부경맘은 임신, 출산, 육아를 거치면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여성들이 좀 더 사회와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곳이다. 현재 임 대표와 4명의 부매니저, 3명의 관리스텝이 운영하고 있다.

임 대표는 “부산 경남맘들이 정보와 재미를 얻어갈 수 있는 공간이에요. 결혼한 순간부터 뭔가 갑갑한 분들은 모두 오시면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임 대표 역시 부경맘을 통해 육아 스트레스나 자녀 양육에 큰 도움을 받은 수혜자라고.

“첫 애를 키울 때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아이에게 꼭 필요한 물건, ‘국민장난감’이 뭔지도 몰랐어요. 개월 수에 맞는 아이들의 장난감, 이유식 같은 정보도 모두 엄마들과의 공유에서 알아냈죠. 우리 카페 엄마들이 부경맘으로 아이 다 키웠다는 말을 많이 해요. 저도 마찬가지였죠. 잠깐 쓸 육아용품들은 ‘드림’게시판에서 무료로 받는 경우도 많았고 저도 기부를 많이 했어요.”

부경맘은 다양한 카테고리의 게시판을 운영하며 엄마들을 맞고 있다. ▲보험·법률·병원 정보 ▲쇼핑·문화·생활 ▲육아·교육의 정보성 카테고리부터 ▲무료나 유상으로 운영되는 벼룩시장 ▲정모 ▲지역·구별 수다방 ▲띠별 수다방까지 알차게 운영되고 있다.

부경맘의 전체정모 참가신청일에는 엄마들이 새벽부터 컴퓨터 앞에서 대기를 탄다. 매월 첫째 주 수요일에 진행되는 정기모임의 제한인원은 약 200여 명. 이 또한 4~5분이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엄마들은 어디 가서 대접을 잘 못 받아요. 상품 홍보를 위해서 엄마들을 대접하며 꼬시는 곳은 있어도 비상업적인 곳에서 잘 대해주는 것은 별로 없죠. 우리 정모에서만큼은 엄마들이 오롯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전체 정모는 엄마들과의 식사, 춤과 노래 등으로 꾸며진 전문 이벤트팀의 공연, 레크레이션과 경품추첨으로 꾸며진다. 이벤트팀은 오직 한 엄마만을 위해 노래를 불러주는가 하면 프로포즈 못 받은 엄마들을 위해 프로포즈 이벤트를 대신 해주기도 한다.


육아업체들의 제품을 현장에서 체험할 수도 있다. 엄마들이 편히 정모를 즐길 수 있도록 업체들은 호객행위를 할 수 없으며 오직 엄마들이 부스를 찾아갈 때만 홍보를 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부경맘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게시판은 수다방과 드림방이다.

수다방은 육아, 시댁 등 자잘한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다. 명절 때는 시댁 이야기가 폭발하곤 하는데 글쓰기에 참여하지 않고 댓글 달리는 것만 봐도 재밌다고 한다. 지역별, 띠별로 게시판을 나눠 공통점이 있는 엄마들끼리 뭉칠 수 있도록 도왔다.

“지역별, 나이별 모임 외에 소모임도 많아요. 70년대생 엄마들의 모임도 있고요, 품앗이 모임도 있네요. 반찬 만들기를 하는 품앗이 모임도 있어요. 엄마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각자가 만든 반찬 한가지씩을 나누는 거죠. 6명이면 반찬 한 가지만 만들고도 6개의 반찬이 만들어져서 일주일을 버틸 수 있으니 도움이 정말 많이 돼요.”

‘드림방’은 나는 이제 필요가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물품을 무료로 나누는 공간이다.

임 대표는 “분명 아직까지 자신에게 필요있는 물품임에도 나누는 즐거움이 뭔지를 알기에 흔쾌히 물건을 나누는 따뜻한 엄마들이 많다”고 자랑했다.

드림방 외에 플리마켓도 엄마들의 가계에 도움을 준다.

플리마켓은 엄마들이 갖고나온 물품과 업체들의 상품을 파는 곳이다. 엄마 개인이 가지고 나오는 중고물품이 50%는 되도록 선을 맞추고, 나머지 절반은 곱창, 쿠키, 마카롱 등의 먹거리부터 도서, 유아복, 천연제품, 학습지, 스킨케어 등 다양한 업체들의 물품으로 채운다. 엄마들은 중고옷을 주로 판매하며 핸드메이드 액세서리·수제청, 직구로 산 외국과자 등도 팔곤 한다.

“엄마들이 자주 가는 마트의 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플리마켓을 열고 있어요. 상반기, 하반기에 한 번씩은 꼭 열려고 하죠. 다음달 19일에는  이마트트레이더스 서면점에서 개최할 예정이에요.”

◇ 부경맘의 청사진

임산부들에게 맘카페만큼이나 활력소가 되는 것이 바로 임신육아교실이다.

임 대표는 “제가 임신했을 때만해도 부산에 임산부 교실이 정말 많았어요. 첫째 때는 한 달에 두 건 정도는 기본이었어요. 그런데 점점 줄어들더니 요새는 1년에 10개 정도 될까 말까 한 것 같아요. 오늘 열린 맘스클래스는 정말 부산맘들에게 필요한 행사예요. 요즘 임신부들은 집에만 있는 거 싫어하잖아요. 출산율도 줄어드는 시점인데, 앞으로도 부산, 경남에서 산모교실이 펼쳐진다면 카페 엄마들에게 적극 알릴 거예요”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오는 10월 30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유모차는 가고 싶다’ 캠페인에 부산·경남 지역 대표 서포터즈로 참석 예정이다.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에는 녹록치 않은 부산의 현실에 경각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부산 운전자들이 난폭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하죠. 실제로 유모차와 함께 외출하면 더 경각심이 생겨서 인도에 있다 하더라도 건물 쪽으로 바짝 붙어서 걷는 것이 좋을 정도예요. 유모차에 대한 배려도 잘 이뤄지지 않아요. 유모차를 몰고 길을 걸을 때 담배를 피고 있는 사람이 길을 막고 비켜주지 않는 경우도 많았어요. 엘리베이터가 없는 지하철역도 많고 도로정비가 안 된 곳도 많아 나들이가 힘들어요.”

부경맘 엄마들이 카페에서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유모차 끌고 가기 좋을 만한 곳’이란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의 99%는 ‘마트’다. 유모차가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

“이번에 열리는 ‘유모차는 가고 싶다’ 캠페인의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해 잘 관찰하려 해요. 베이비뉴스가 지향하는 ‘아이가 살기 좋은 세상’이란 목표는 부경맘과도 잘 맞는 것 같아요. 베이비뉴스와 함께 조만간 부산에서도 이 캠페인을 개최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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