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공항가는길', 이 사랑에 공감할 수 있을까?
엄마들, "굳이 불륜이란 자극재 써야 했나" 불륜과 로맨스의 해묵은 논쟁 여전히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최근 KBS2 드라마 '공항가는길'이 시청자들로부터 잔잔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엄마들 사이에선 '불륜'과 '로맨스'의 해묵은 논쟁이 여전히 뜨겁다.
'공항가는길'은 각각 남편과 아내가 있는 항공사 승무원 최수아(김하늘 역)와 건축가 서도우(이상윤 역)의 절절한 사랑을 그린 멜로 드라마다.
최수아는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남편의 일방적인 주장에 따라 딸 '효은'을 말레이시아로 보내며 삶에 회의감을 갖는다. 한편 서도우는 딸 '애니'의 죽음에도 슬퍼하지 않는 아내에게 거리감을 느끼고 어머니까지 하늘로 떠나보내면서 감당히기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때 둘을 단단히 묶는 것은 바로 '공감'과 '위로'. 최수아와 서도우는 서로에게 공감하고 위로를 받으며 끌리는 감정을 어찌지 못하는 중이다.
◇ "굳이 불륜이라는 장치 넣어야 했나"

지켜야 할 가정이 있는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식 사랑. 엄마들 사이에선 '불륜 미화'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두 사람의 힘든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불륜'이라는 소재가 거슬린다는 것.
한 엄마는 "불륜을 설득시키려고 최수아 남편을 이상한 사람으로, 서도우 아내를 욕심에 눈먼 여자로 등장시키며 너무 극적으로 설정해놨다. 드라마일 뿐이긴 하지만 보면서도 거부감 든다"고 전했다.
다른 엄마는 "아무리 예쁘게 포장하고 설레게 만든다해도 불륜은 불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회가 이상하다. 왜 불륜을 미화시키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엄마는 "내 남편이, 내 부인이 저런 미묘한 감정 가진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지 않다. 불륜을 미화하는 것"이라며 "드라마를 보고 있자니 썩 유쾌하지만은 않다"고 질타했다.
자극적 소재에 시청 자체를 거부하는 엄마들도 있다.
한 엄마는 "불륜이기 때문에 보지 않는다"며 "간통죄도 폐지돼 법적 처벌도 어려운 마당에 불륜이 도덕적으로도 용인되는 세상이 될까 두렵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아름다운 내용에 굳이 '불륜'이라는 장치를 넣어야 했냐는 아쉬움도 나온다.
한 엄마는 "연출도 배경도 음악도 좋은데 설정이 불륜이라 너무 아쉽다"며 "불륜이라는 자극재를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예뻤을 드라마"라고 지적했다.
◇ "공감이 되기도…"
이들의 사랑은 사회적으로 분명 금기다. 하지만 큰 상처로 휘청거리는 이들에게 찾아온 위로는 적지 않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두드리고 있다. 자극적 소재가 곳곳에 배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불륜을 넘어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사람과 사람의 밀도 있는 관계에 공감하고 있기도 하다.
한 엄마는 "불륜같지는 않다.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정신적 공감과 위로를 느끼는 게 죄가 되는 분위기이긴 하다. 하지만 남편이 나에게 받는 스트레스를 다른 사람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고 그것 때문에 숨통이 트이는 게 편해진다면 그냥 모른척 할 수 있다"며 "앞으로 얼마나 더 깊이 가느냐는 양심의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엄마는 "두 사람이 마음을 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 이해가 간다"며 "현실에선 참 안 되는 행동이고 비난받을 수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두 사람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드라마의 소재성보다는 주인공들의 감정상태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혜진 심리검사전문연구기관 한국가이던스 소장은 "드라마는 창작의 개념이다. 꼭 도덕적 잣대로 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오히려 소통이 없고, 감정이 소강된 부부사이, 아내로서 남편으로서 등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보고 아쉬움을 경험할 수 있다"며 "도덕적 비도덕적 개념을 떠나 가정이 조화가 되지 않고 위태로운 점을 보며 우리집에서 부부의 역할은 어떤지 생각해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공항가는길'. 소재주의에 매몰되지 않고 보다 많든 엄마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 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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