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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울 광장의 주인은 우리 가족!"

서울의 중심에서 외치는 유모차 부대의 목소리

jy.le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이정윤 기자】

갑작스레 기온이 급강하한 10월의 마지막 날, 유모차를 이끈 사람들이 서울 광장으로 향했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온 가족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자 어느새 쓸쓸했던 광장의 잔디밭은 가족들로 알록달록 채워졌다.
 
‘유모차는 가고 싶다’ 영유아 보행권 캠페인 서포터즈 4기 소망식(이하 ‘유모차는 가고 싶다’)은 유모차를 이용하는 영유아와 부모가 마음 높고 어디든 이동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를 만들기 위해 베이비뉴스가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이다.


벌써 4년째 모집되고 있는 ‘유모차는 가고 싶다’서포터즈는 영유아의 보행권을 보장하기 위해 조직된 단체다. 이들은 ▲영유아의 보행권을 침해하는 사회의 불편 사항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모든 교통약자들의 보행권 보장 ▲‘유모차는 가고 싶다’ 연중캠페인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SNS와 인터넷을 활용해 적극 홍보할 것을 선서한 시민들이다.


평소엔 길거리에 잘 보이지도 않던 유모차 가족들이 이렇게도 많이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 추운 날에 나들이를 강행한 용감한 가족들에게 직접 들어봤다.

◇ “아이야, 많이 보고 느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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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저도 빨간 잠바 사주세요." 이정윤 기자 ⓒ베이비뉴스

 

우리 주위에는 어떤 약속이건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는 부지런한 이들이 있다. 오늘의 개미상은 경기도 일산에서 찾아온 이재한·윤혜미 부부와 이하은(3) 양이 선점했다.
 
부부는 빨간색 점퍼를 커플룩으로 갖춰 입고 서울광장에서 화목한 부부애를 과시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두툼한 겨울옷으로 완전무장을 하고 서울광장에 나선 이들은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나들이를 강행한 모범 부부였다.

이들은 어떻게 일산에서 여기까지 찾아 왔을까? 부부의 나들이 주 교통수단이라는 자가용을 타고 왔단다.

“일산에서 차를 갖고 와서 시청건물에 주차를 했어요. 유모차는 거의 못 갖고 다녀요. 버스를 타고 유모차를 끌기에는 부피도 있고요. 무게도 무겁고 사람들이 버스에 너무 많이 타니까 불편하죠. 그래서 주로 차를 이용하곤 해요.”


이 부부의 나들이에는 항상 차가 동행한다. 차를 타고 안전한 장소에 내려서야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돌아다니는 것.


이하은 씨는 “평소 주말에는 아이를 데리고 놀이동산도 가고, 동물원도 가요. 집 앞에 있는 큰 공원도 가네요. 제가 네이버 맘키즈 코너에 자주 들어가요. 그런데 이번행사도 거기서 소개돼서 서포터즈를 신청했는데 당첨됐어요. 애가 또 뽀로로를 정말 좋아하는데 구경삼아서 나왔어요”라고 전했다.


일부 엄마들은 육아에 동참하지 않는 남편 때문에 고생을 하곤 한다. 하지만 윤혜미 씨와 이하은 양은 최고의 남편과 아빠를 둔 행복한 여자들이다.


이재한 씨는 “저는 주말이나 일을 쉬는 날이 되면 늘 애기를 데리고 항상 밖으로 나와요. 여러 가지 가족 활동을 할 때 항상 애기한테 좋으라는 마음으로 다니고 있어요. 이번 행사도 순전히 딸을 위해 찾아왔습니다”라고 당당히 밝혔다.

◇ “아이 셋 데리고 왔어요”

"브이자는 이렇게 하는 거 랍니다." 이정윤 기자 ⓒ베이비뉴스

 
수저 색깔을 논하는 사회가 됐지만 누가 뭐래도 아이들에게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형제다. ‘유모차는 가고 싶다’에도 대가족(?)이 찾아왔다. 바로 즐거운 삼형제를 데리고 경기도 이천시에서 온 이승욱(40), 표근혜(35) 씨 부부다.

이들의 동행자는 인터뷰하는 짧은 시간을 못 참고 “빨리 저거 보러가자”고 재촉하는 세 아이들이다. 큰 딸인 이나겸(6) 양은 휴대용 유모차에, 이나균(4) 군은 디럭스 유모차에 타고 있었고 이제 생후 8개월인 이정섭 군은 아빠의 가슴에 곤히 잠들어 있었다.


아이 셋을 데리고 외출을 하는 일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들 가족은 걷기 좋은 곳으로 나들이를 주로 떠나곤 한다.


표근혜 씨는 “아무래도 유모차 다니기 편한 곳을 다니게 되요. 애가 셋이다 보니까 유모차가 기본 두 대, 아니면 쌍둥이용 유모차를 끌고 나오게 되죠. 서울 쪽에 나올 때는 코엑스를 가거나  걷기 좋은 고궁같은 곳에 오곤 해요”라면서 “동네 근처에서는 ‘영릉’(조선시대 4대 왕 세종과 소헌왕후를 합장한 무덤)이나 아울렛 같은 곳을 가네요”라고 밝혔다.


표 씨는 유모차를 끌고 다니긴 불편한 사회지만 이런 행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유모차를 끌고 길을 다니다보면 계단이 너무 많아요. 엘리베이터가 필요할 때도 너무 멀거나 없거나, 아니면 이용하기가 불편히 돼 있어요. 솔직히 애 안고 다니기 정말 힘들어요. 사람들 인식이 조금씩 변화되었음 하는 바람이 있어요. 우리사회가 유모차가 많이 다닐 수 있는 곳이 되었음 해요. 이런 데 한 몫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찾아왔어요.”


 ◇ “유모차와 함께 버스 타는 건 엄두가 나지 않아요”

"따뜻한 아빠 품, 놓치지 않을 거예요." 이정윤 기자 ⓒ베이비뉴스


김동일(33), 김혜영(33) 씨 부부는 서포터즈를 가입하라는 친구의 추천으로 생후 8개월 김다은 양과 이곳 서울광장에 왔다. 경기도 오산시가 집이지만 양가 부모님이 모두 서울에 살기에 전날밤에는 서울에서 있다가 택시를 타고 이곳 서울광장을 찾았다고.


“서울 집에 차를 세워놓고 택시를 타고 왔어요. 택시 트렁크에 유모차가 안들어가서 큰일났다 싶었는데 다행히 기사님이 조수석에 싣는 걸 허락하셨어요. 뒷좌석에 흙이 묻는데도 괜찮다고 하시며 웃으면서 태워주셔서 다행히 편히 왔어요.”


김동일 씨는 집으로 돌아갈 때는 지하철로 돌아갈 예정이지만 대중교통을 타고 유모차와 함께 다니기는 정말 힘겨운 일이라고 밝혔다.


“지하철 갈아타고 할 때가 조금 힘들어요.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은 괜찮은데 없는데도 있어서요. 그런데 지하철은 그렇다 쳐도 버스 타기는 도무지 엄두가 안 나요.”


김혜영 씨는 “시민들 생각도 좀 바뀌었음 좋겠어요. 유모차 부피가 크다보니 사람이 많을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이런 것까지 끌고 나와 불편하게 하나’라는 시선과 인식이 느껴요. 이런 나들이 자리도 많이 마련되었음 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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