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습관 만들기 7년차 엄마의 고민은?
독서습관 만들기 7년차 엄마의 고민은?
  • 칼럼니스트 김진미
  • 승인 2016.11.14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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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다 내 아이가, 아이 보다 엄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

[연재] 책 읽기는 엄마랑 함께해

베이비뉴스에 독서칼럼을 처음 시작했을 때가 2013년 8월. 그 때 아이는 4살이었다. 하루에도 수십권의 책을 읽어주느라 목이 아팠지만 빨리 자라 스스로 책을 읽을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덧 아이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고, 혼자서도 책을 읽는다. 여름까지도 못 읽는 글씨가 많았는데 지금은 못 읽는 글씨가 거의 없을 정도다. 스스로 책을 읽어내는 아이를 보면 기특하고 고맙고 놀라울 때가 많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아이의 독서습관을 만들어준 7년을 돌아보면 ‘행복’이란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내가 자신 있는 분야였기 때문에 책으로 산을 쌓고 바닥을 책으로 채우며 육아했다. 아이도 책을 좋아해 서로 부딪힐 일이 없었다. 남편도 나의 육아법이 옳은 줄 알고 지켜봐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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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7년 동안 세 번의 위기가 닥치기도 했다.

첫 번째는 '아이를 책으로만 키웠다'는 어린이집 선생님의 한마디였다. 선생님은 돌려말하셨지만 요점은 그거였다. 이후 나는 독서량을 줄였고,아이를 놀이터에 풀어놓았다. 아이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때로는 사회와 단절된 상태에서 책만 읽어내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둘째의 탄생이었다. 둘째가 태어난 뒤 책 읽는 일이 쉽지 않았다. 최근에야 두 아이를 앉혀놓고 번갈아 가며 책 읽어줄 요령이 생겼다. 한 아이를 위한 독서가 아니라 두 아이를 위한 독서가 되기 위해 엄마의 노력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엄마의 양심 딜레마였다. ‘좋은 책 10권을 읽어주는 것보다 꾸지람 한번 덜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좋은 책 9권을 읽어주고 아이에게 화내는 것보다 책 1권 읽어주고 잘 놀아주는 게 낫지 않을까?’ 라는 고민 말이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책을 권하는 이유는 바르게 살라는 무언의 지시다. 책은 바른 어른, 바른 아이가 되라고 동기를 부여한다. 나는 책 잘 읽어주는 엄마보다 책 한권을 읽어주더라도 책 속의 바른 삶을 실천하는 엄마가 되고 싶어 딜레마에 빠지기도 했었다.

세 번의 위기는 모두 생각보다 심각했다. 특히 '나의 이기심 때문에 아이에게 독서를 강요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딜레마는 가장 견디기 힘든 위기의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세 번의 어려움은 모두 극복해낼 수 있었다. 잘 따라와준 아이와 남편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요즘은 이러한 근심과 걱정들을 버리고 독서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면 교과연계, 논술, 글쓰기 활동 때문에 순수한 독서가 힘들겠지만, 그때는 또 극복할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나의 지난 7년의 경험들이, 그리고 이 글이 7세 미만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에게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독후활동보다 책이 먼저, 책보다 내 아이가 먼저, 아이를 보기 전에 엄마 마음 먼저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사실. 그럼 독서습관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칼럼니스트 김진미는 대학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고 독서논술지도사로 활동했습니다. 출산 후 글쓰기에 전념. 현재 시민기자와 에세이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아이에게 맛있는 음식, 예쁜 옷은 못 챙겨줘도 책읽어주기만큼은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믿는 ‘읽기광’ 엄마입니다. <네가 잠든 밤, 엄마는 꿈을 꾼다> 에세이집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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