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두 아들래미와 함께하는 지지리 궁상 싼티 여행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저는 원이네 집 엄마 한민정입니다. 제가 이렇게 베이비뉴스를 통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많은 분들과의 ‘인간적인 소통’ 때문입니다. 지금의 시작이 저의 인생의 귀한 자생분이 되어 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앞으로 저의 개구쟁이 아들래미들(6살, 4살)과 함께하는 소박한 여행이야기, 일상이야기를 정기적으로 올릴 예정이오니, 지켜봐주시고 조언도 부탁드려요~!
제1편! 서울에서 공짜로 삼림욕하기! 서울 길동생태공원.
◇ 출발하기까지
겨울이 올 듯 안 올 듯, 콧구멍만 간질이더니, 결국 코감기에 걸려 답답해하고 있던 토요일 아침이었습니다. 순간, ‘코나 뻥~뚫게 삼림욕 하고싶다아~’ 라는 간절한 소망이 생겼고, 가까운 ‘길동생태공원’ 이 떠올랐죠. 얼른 전화를 해보니, 꼭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 입장가능하다고 하더라구요. 얼른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늦은 아침먹이고, 싸우는 두 아들래미 말리고 혼내고 집 좀 치우다 보니, 어느덧 12시. 흑흑.
“이 눔의 자석들~ 생태공원 가자니깐~!!! 아우~!!( 또 발악하고 말았습니다. 흑흑)”
◇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도착! 무료입장~그리고 귀티 나는 삼림욕!
“parking 완료. 출동준비 완료~! 출도오오옹~!”을 외치며 생태공원에 입장! 와~하는 순간, 차에 휴대폰을 두고 온 거 있죠?
흑흑 이 눔의 건망증.
안내소 총각에게 애 둘을 맡기고 후다닥 주차장으로 다시 뛰어갔어요. 생태공원 맞은편에 주차장이 있는데, 찻길 폭이 넓고, 횡단보도를 건너가야해서 조금 멀 수도 있어요.( 5~7분 거리?). 헐레벌떡 다시 돌아오니, 안내소 안에서 나무토막처럼 경직된 채 군인자세로 앉아있는 두 아들래미를 발견했습니다. 으궁~내 새끼들!
◇ 저수지길부터 걸어가요~! 4개의 탐방구역 제대로 구경하기.
생태공원에는 습지지구, 산림지구, 농촌지구, 저수지지구 등 총 4개의 탐방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저희는 저수지지구부터 탐방하기로 했습니다. 곳곳에 나무 이름, 꽃이름이며 간략하게 설명하는 표지판들이 있어서, 아이들이 물어볼 때 마다, 아는 척 잔뜩 하며 읽고 설명해줬지요.
많은 동식물들이 살고 있다고 했는데, 겨울 초입이라 그런지, 곤충을 비롯해서 새들도 잘 눈에 띄지 않았어요. 그래도요, 약간은 쌀쌀했지만, 맑은 공기, 높은 하늘, 한적한 분위기가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더라고요. 집안에서 악다구니 쓰며 지지리 볶던 기억도, 왠지 먼~추억처럼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요. 물론 빨리 깰 꿈이지만요~! 하! 하! 하!
생태공원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큰 재미는 도장 찍기였어요. 어른 입장에서는 ‘저게 뭐가 중요할까’ 싶었는데, 아이들은 서로 찍겠다며 난리였지요. 각 탐방구역마다, 예쁜 도장이 있어요. 도장을 손등이나, 종이에 찍으면서, ‘여기까지 내가 왔다~’라는 성취감을 주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산림지구가 제일 멋있었어요. 긴 나뭇길도 인상적이고, 숲 속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기도 하고, 잠시 희로애락을 느껴봅니다.
자연은 하나의 예술이죠? 오롯이 있는 그대로의 순수한 모습이 제일 아름답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나무 옆 작은 연못, 파란하늘이 그림처럼 엉켜있으니, 미술관에 온 것 같은 착각까지 들어요. (저 왜 자꾸 분위기에 취하죠? 다시 정신 줄을 잡고. 흠흠.)
◇ 음식은 절대로 가져 오면 안돼요~!
“에이 괜찮겠지~ 흐흐.” 하면서, 찐 감자와 설탕, 단감을 몰래 들고가서 농촌지구에서 먹었는데요, 표지판에 “음식반입 금지”라고 쓰여 있어도 모른 척 하면 먹었어요. 아니 웬걸~! 갑자기 왕벌이 나타나서 주위를 계속 맴돌며 돌진하는 바람에, 아주 공포스럽게 간식을 먹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먹는 식탐여왕과 아들래미들.
하지만, 다음번에는 음식물 안 먹을게요. 관계자 분들 죄송합니다!
◇ 한 번 나왔으니 멈출 수 없다구~! 암사어린이 극장에서 피로풀기
생태공원길 걷는 데만 1시간 30분을 소요한 아들래미들은, 다리에 힘이 풀려버렸습니다. 저는 암사어린이 극장을 가야겠다고 판단했죠. 생태공원에서 20분정도 거리이고, 3시 공연이 있어서, 바로 달려가서 공연을 보았습니다.
저도 대학시절 연극을 했었는데요, 혜화동에서 하는 연극수준 대비, 암사어린이극장 연극은 우수한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오롯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순수 극을 많이 하고 있죠.
연회원비 7,000원에 회원가로 6,500원 공연비에, 미리 예정작을 끊어두면 5,500원에 볼 수 있지요. 간혹 무서운 내용도 나올 수 있어서, 미리 제목 보고 결정하세요. 11월 달은 ‘알라딘과 요술램프’였는데요, 악당과 요술램프 지니 때문에, 울 둘째 아들래미는 ‘무서워~’를 연발했지요.
◇ 오늘 얼마 썼을까요
저는 덜렁대는 성격인데다가, 숫자에 약해서, 계산하기 참~어려운데요, 그래도, 싼티여행을 기획했으니, 얼렁뚱땅 계산해봅니다! 흠흠.
- 공원입장료 : 공짜
- 암사극장 : 5,500원 * 3인 = 16,500원
- 자동차 기름 값 : 대략 5,000원
- 카페모카 (동네커피숍에서 테이크아웃) = 2,500원
- 간식 : 감자, 단감, 물. 싸가지고 당겨요~.
----------------------------------- 총 24,000원
(참고로 저희 남편은 토요일에도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므로, 세 명만 갔다 왔어요.)
◇ 오늘 하루도 무사히……
애들은 곤히 자고, 저는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정말 행복하네요. 하! 하! (사실, 기절하고 자고 있습니다. 나름 6살, 4살 아들래미들에게는 힘든 여정이었나 봐요.) 싼티여행을 기획한 건, 제 경험상 ‘비싸도 소용없더라.’ 라는 실망감 때문이었습니다.
비싼 키즈카페보다는 공짜 놀이터가, 비싼 놀이동산보다는, 공짜 생태공원이, 화려한 대형서점보다는, 공짜 동네도서관이, 거창한 해외여행보다는, 우리나라 구석구석 문화여행이, 아직은 어린 우리 아이들의 눈과 귀와 마음을, 더 평온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나섭니다. 지지리 궁상 싼티 여행을요!! 어디 싼데 없나요?
◇ 참조
길동생태공원 http://parks.seoul.go.kr/gildong, 암사어린이극장 www.wooripp.co.kr
*칼럼니스트 한민정은 올해 서른의 젊은 엄마다. 아주대 국문과 졸업. 대학시절부터, 성우, 연극배우, 의학방송 진행자로 활동했다. 24살에 10살 많은 노총각과 눈에 콩깍지 잔뜩 씌어 결혼. 20대에 여자인생 최대 4대 산맥이라는, 결혼, 임신, 출산, 육아를 정신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정신없이 살 것 같다. 그리고, 장난꾸러기 두 아들래미와 아주 지지리 궁상을 떨며 싼티여행을 할 계획이다.
아이들에게 자연을 보여 줄 수 있는 곳이라는 게 장점입니다.
더군다나 엄마와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