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모유 충분히 먹고 있는 걸까?
우리 아기, 모유 충분히 먹고 있는 걸까?
  • 칼럼니스트 김나희
  • 승인 2017.01.09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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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싸고, 잘 놀고, 잘 운다면 걱정할 필요 없어

[연재] 김나희의 불량정보 거기 서!

유방은 화수분과 같습니다. '화수분'은 보물을 꺼내면 채워지고 다시 꺼내면 또 채워지는 항아리지요? 모유도 자꾸 비워낼수록 더 빨리 채워집니다. 유방에 모유가 차 있으면 우리 두뇌에 ‘모유를 그만 만들어도 되겠어요’라는 신호에 의해 모유 합성 속도가 느려집니다. 젖이 완전히 비면 두뇌에 ‘아기가 더 먹게 모유를 빨리 만들어야겠어요’라는 신호가 가면서 모유가 빨리 합성됩니다.

참 합리적이지요? 젖양을 늘릴 때나 단유할 때나 이 ‘화수분’ 원리를 응용할 수 있습니다. 젖양을 늘리기 위해서는 아기에게 자주 젖을 물리고, 먹이고 난 뒤에도 유축기로 유축해 완전히 젖을 비워줍니다. 밤중에도 2~3시간 간격으로 계속 젖을 먹이면 되는 것이지요. 쌍둥이 완전모유수유(완모)가 가능한 이유도 아기들이 빠는 만큼 젖이 계속 생산되기 때문입니다. 노예제도가 있던 시기의 미국에서는 흑인 유모가 백인 아기들에게 대신 젖을 먹여주면서 돌보는 일이 많았는데, 한 유모가 8명의 아기에게 동시에 젖을 먹이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젖 생산량은 유동적입니다.

ⓒ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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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 6~8주쯤 젖이 부족하다고 느껴 모유수유를 중단하는 일이 많은데, 사실 ‘가짜 젖양 부족’인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로 아기에게 젖이 부족한 ‘진짜 젖양 부족’은 드뭅니다. 올바른 젖물리기로 젖양을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시기는 생후 1주일입니다. 태어나자마자~생후 30분 이내에 첫 번째 모유수유를 합니다. 이 때 양이 적지만 진한 초유가 계속 나오고 있으므로 젖이 불어나는 느낌이 없어도 계속 젖을 물립니다. 아기 위장이 아직 작기 때문에 초유만으로도 충분해요. 그리고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비축해놓은 영양분이 있기 때문에 며칠은 적은 양의 초유만 먹고도 지낼 수 있습니다.(굶기라는 말은 아닙니다! 아기를 굶기는 것은 잘못된 민간요법입니다. 절대 굶기지 마세요! 엄마 젖을 먹이세요) 3일째까지는 생리적으로 체중이 출생체중의 10%까지 감소할 수 있습니다. 아기가 3kg로 태어났다면 3일째까지 최대 300g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뜻입니다. 아기와 24시간 모아 동실로 같은 방에 지내면서 밤중수유도 계속해주세요. 분유의 유혹에 빠지지 마시고 이 시기를 잘 넘기세요. 4~5일째면 비로소 젖양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아기가 자꾸 젖을 찾는다면? 이는 모유가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냥 엄마젖을 물고 있고 싶어하는 자연스러운 욕구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급성장기가 되면 다른 때보다 좀 더 자주 젖을 먹고싶어할 수 있습니다. 아기가 필요한 양에 맞춰 엄마 젖은 또 늘어납니다.

젖양이 잘 조절되면, 젖이 많이 불어 있지 않은 상태로 아기가 적당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젖이 덜 차 있는데 아기가 먹는다고 느껴질 수 있고, 이는 정상적인 상태입니다.

유축했는데 양이 적다고 걱정하는 분도 있는데, 유축하면 아기가 직접 빨 때보다 훨씬 적게 나오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대체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기가 자꾸 깨어 젖을 찾는 것도 당연합니다. 아기는 엄마를 찾고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이지, 젖이 진짜 모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또 100일까지는 거의 모든 아기가 이유 없이 많이 웁니다.

그렇다면 아기가 젖을 잘 먹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하루에 젖은 기저귀가 6개 이상 나오고 소변 색깔이 옅다면 모유 양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기가 잘 놀고 울음소리가 작지 않고 피부가 탄력이 있다면 잘 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 걱정이 되면 모유수유전문가에게 아기와 함께 방문해서 진찰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김나희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한의사(한방내과 전문의)이며 국제모유수유상담가이다. 진료와 육아에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이 둘 다 필요하다고 믿는다. 궁금한 건 절대 못 참고 직접 자료를 뒤지는 성격으로, 잘못된 육아정보를 조목조목 짚어보려고 한다. 자연출산을 통해 낳은 아기를 모유 수유로 키우고 있는 중이며  대한 모유수유한의학회 운영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경희우리한의원에서 진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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