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사교육,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아이 사교육, 어떻게 해야 할까?
  • 칼럼니스트 권성욱
  • 승인 2017.01.13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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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목적인 경쟁보다는 아이 눈높이 맞는 방법 찾아야

[연재] 일 가정 양립을 꿈꾸는 워킹대디의 육아칼럼

아이 사교육,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베이비뉴스
아이 사교육,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베이비뉴스


얼마전 사교육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두 살배기는 10명 중 3명, 다섯 살배기는 10명 중 8명이 사교육을 받는다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당장 남의 얘기만도 아닌 것이 그 8명 중에 저희 아이도 포함되니까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교육. 이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솔직히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지요. 또한 많은 전문가들은 지나친 사교육이 오히려 아이의 집중력 저하와 문제 행동을 유발한다는 부작용을 지적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사교육 없애기" "학원 안 보내기" 운동도 전개되고 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고 공감은 하면서도 여전히 많은 부모들은 왜 사교육에서 자유롭지 못할까요.

실제로 아이를 키우는 사람의 입장에서 얘기한다면, 첫 번째는 공교육이 취약하고 시대적 사회적 변화를 따라 잡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젊은 부모들은 학력도 높고 눈높이 또한 높습니다. 게다가 평생 직장이 보장되던 고도 성장기와 달리,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무한 경쟁 시대입니다.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도태되면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내 자녀가 남과 경쟁해 살아남기를 바라는 것이 모든 부모의 공통된 바람이지만 정작 공교육은 이런 시대적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불신감이 사교육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이지요.

두 번째는 공교육이 제공하지 못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는 점입니다. 사교육도 종류가 천차만별이므로 단편적인 통계상의 수치만 가지고 "아이들이 과도한 학습에 압박받고 있다"라는 식으로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학습이라고 해서 과거 우리가 학창 시절에 배우던 것처럼 구태의연하고 맹목적인 주입식 교육으로 아이를 괴롭히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아이의 흥미를 유발하고 참여를 이끌어내는 수업도 많습니다. 직접 옆에서 보고 있노라면 선생님과 함께 제법 재미있는 시간을 보냅니다. 물론 부모가 시간적인 여유가 있고 능력만 된다면야 굳이 사교육에 맡길 필요가 없겠지만 대다수 부모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지요.

공교육이 취약한 현실에서 사교육이 반드시 필요한가, 아닌가는 이분법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또한 원론적인 논쟁에만 매달려 진짜 중요한 핵심이 간과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아이들이란 부모가 간섭하지 않고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크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방임입니다.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과 방임은 엄연히 다릅니다. 성장기에 다양하고 적절한 수준의 자극은 아이의 두뇌 개발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이란 생각없이 노는 것이 아니라 끝없는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많은 것을 궁금해하고 배우고 싶어 합니다. 배움에 대한 관심은 사람의 본능입니다. 따라서 성장기에 이 본능을 어떻게 끌어내고 적절히 충족시켜 주는가가 평생을 좌우합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가 바로 우리 부모들의 영원한 고민거리이지요.

흔히 놀이가 최고의 학습이라며 어릴 때에는 무조건 뛰어노는 것이 최고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놀이가 가장 좋은 학습이라는 사실은 맞지만 놀이가 학습의 전부는 아닙니다. 또한 아이들이라고 모두 똑같은 것이 아닙니다. 야외에서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조용히 앉아서 관찰하거나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타인과의 상호 관계를 중시하는 아이도 있고, 그것을 불편해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것은 타고난 기질이므로 획일화된 잣대로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식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요즘 전문가들은 "조기 교육"을 반대하고 대신 "적기 교육"을 하라고 주장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적기 교육일까요. 이 역시 아이마다 재능과 적성이 천차만별이니 한가지 잣대로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걸맞는 적기 교육이란 부모가 다양한 시도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아이와의 꾸준한 대화를 통해 자연스레 깨우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전문가들이 사교육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것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의 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옆집 아이는 어떤데" 경쟁과 결과만 강조한다면 오히려 학습 의욕을 떨어뜨립니다. 전문가들이 사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미취학 시기에 우리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놀이와 학습을 적절하게 병행하면서 사고의 폭을 넓혀주고 다양한 능력을 개발할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또한 초등학교 입학에 대비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조금씩 만들어줘야 합니다. 초등학교는 유치원과 달리 놀이보다는 학습이 목적인데다 40분 내내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합니다. 유치원식 수업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가정에서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부모의 일방적인 잔소리 대신 아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아이를 존중하고 기분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합니다. 애착심을 형성하고 자존감을 길러줘야 합니다. 내 아이가 잘하는 것은 칭찬해주고 못하는 것은 격려해야 합니다. 닥달하기보다 가만히 기다려 주기도 하고 때로는 아이의 실수를 모르는 척 눈 감는 아량도 필요합니다. 이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요.

우리 사회는 이거 아니면 저거 하는 식으로 어느 한쪽만 강조하는 사고의 편중화 경향이 있습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부모는 제 욕심만 앞세워 돌쟁이 때부터 외국어다, 수학이다, 한글이다 지나친 극성으로 오히려 부작용에 시달리는가 하면, 또 어떤 부모는 뭐는 먹여서는 안되고 뭐는 해서는 안된다더라는 "육아 결벽증"을 보이기도 합니다. 책과 인터넷에서 온갖 정보가 난무하다보니 원칙은 없고 혼란만 있습니다. 어느 쪽도 정답은 아닐 것입니다.

언젠가 어느 책에서 부모들이 아이가 어릴 때에는 무관심하다가 사춘기가 되니까 그제서야 억지로 잡으려고 하더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특히 엄마들보다는 아빠들이 이런 경향이 강합니다. 가부장적인 아빠일수록 자녀 교육을 아내에게만 일임하다가 뒤늦게 간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아빠들은 잔소리만 늘어놓을 뿐 아이와 소통하는 법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자녀 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지 어느 날 갑자기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렸을 때 형성된 습관은 평생 갑니다. 공부 잘 하는 아이,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어렸을 때부터 올바른 학습 습관이 형성된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타고난 기질도 있지만 가정 내 분위기와 부모의 현명한 교육 덕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좋은 학습 습관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하되, 부모의 욕심으로 억지로 끌고 가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진짜 문제점은 부모가 아이에게 인생의 정답을 대신 찾아주려고 애를 쓰기 때문은 아닐까요. 이런 마음이 부모의 눈을 좁게 만들고 남과 비교하고 경쟁하기에만 급급하게 만듭니다. 또한 학원의 상술에 쉽게 솔깃해 하고 사교육 시장을 왜곡시킵니다. "우리 아이 이렇게 영재로 만들었어요" 같은 책이 불티나게 팔립니다. 하지만 내 아이와 남의 아이가 같을 수는 없습니다. 남의 아이에게 통하는 방식이 내 아이에게도 반드시 통하지는 않습니다. 남의 성공담만 보고 따라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참고는 하되 적당히 걸러듣는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 합니다. 자녀 교육에는 어차피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참된 역할은 아이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찾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데 있습니다.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내 아이만의 강점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권성욱은 울산 토박이이면서 공무원으로 13년째 근무 중이다. 36살 늦깎이 총각이 결혼하자마자 아빠가 되었고 집사람의 육아 휴직이 끝나자 과감하게 직장에 육아 휴직계를 던져 시한부 주부 아빠로서 정신없는 일 년을 보냈다. 현재 맞벌이 집사람과 함께 가사, 육아를 분담하며 고집 센 여섯 살 딸아이의 수발들기를 즐기고 있다. 인생에서 화목한 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항상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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