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윤정원 기자】
서울시는 1946년 광복절 타종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서울시민들에게 국가기념일과 새해가 시작됨을 알리는 ‘보신각 타종’, 1960년대 성북동 일대의 택지개발사업을 배경으로 하는 김광섭 시인의 대표적인 시 ‘성북동 비둘기’ 등 근현대 서울의 발자취가 담긴 문화자산 54개를 ‘2016년도 서울 미래유산’으로 최종 선정했다.
지난 2012년 6월 ‘근현대 유산의 미래유산화 기본구상’ 을 발표한 이후 서울 전역에 걸쳐 372개의 미래유산이 선정됐으며 이번에는 2016년도 서울 미래유산으로 54개를 확정했다.
기존에는 문학작품으로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한 편이 선정된 바 있으며 이번에는 현대소설 및 현대시 26편이 추가되었고, 처음으로 영화 10편이 선정됐다.
이번 선정대상에는 1962년 이래 막걸리를 생산하며 서울을 대표하는 막걸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서울장수막걸리’, 조선말부터 일제 강점기 사이 서울 전역에 전파되어 현재까지 인기 있는 서울 토박이음식을 잘 표현한 ‘설렁탕’ 등 음식도 처음으로 포함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보전의지에 기반하는 서울 미래유산은 시민이 제안하고 자치구 등이 추천한 후보를 접수하여 사실 검증과 자료수집을 위한 기초현황조사 후 미래유산보존위원회 선정심의 및 소유자(또는 관리자)의 동의를 거쳐 선정하고 있다.
작년에는 335건이 신규 제안됐으며 기초심의를 거쳐 144건이 미래유산보존위원회에 상정됐다. 위원회 심의에서 70건이 통과되어 소유자 동의조사 후 54건을 확정했다.
이번에는 일제 강점기부터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하거나 발표된 현대소설과 현대시 그리고 영화부문을 미래유산으로 선정하기 위해 위원회 개최 이전 해당 분야의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사전심의를 가졌다.
1910년대 서울의 모습을 어떠한 작품보다도 정밀하게 드러낸 이광수의 ‘무정’, 일제 강점기 중요한 문화시설이었던 부민관의 모습이 생생하게 형상화한 채만식의 ‘태평천하’, 1956년 박인환이 명동의 어느 선술집에서 즉흥적으로 쓴 시로 서울 명동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세월이 가면’, 한국의 대표적 서정시인 김소월의 시로 왕십리라는 서울 지명을 활용하여 감정을 토로한 ‘왕십리’ 등 26편의 근현대 문학작품을 선정됐다.
전근대와 근대가 공존하며 각자의 가치로 경합하는 1960년대 초입 한국사회의 모습을 솜씨 있게 포착, 다양한 교통수단이 뒤섞여 있는 서울 거리의 모습을 도시민의 일상배경으로 설정하여 표현한 강대진 감독의 ‘마부’, 서울의 언더그라운드와 어두운 골목에서 절망하는 젊은이들의 암울한 풍경을 그려냈던 김수형 감독의 ‘맨발의 청춘’ 등 영화부문이 처음으로 선정됐다.
시민 누구나 서울 미래유산 홈페이지를 통해 미래유산을 제안할 수 있으며 9000여 건의 미래유산 아카이브 자료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선정된 ‘서울 미래유산’에 대해서는 서울 미래유산 인증서를 교부하고 소유자 동의가 있는 경우 동판 형태의 표식을 부착해 대외적으로 서울 미래유산임을 알려 소유자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보전활동을 독려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미래유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함과 동시에 지정된 미래유산을 활용하여 지역의 역사, 문화, 생활과 연계한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최초의 민간 소극장으로 실험연극의 산실이었던 (구)삼일로창고극장 건물은 장기 임차해 문화예술단체가 자유롭게 공연연습공간으로 조성하는 시범사업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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