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책 읽기는 엄마랑 함께해
겨울은 책과 가까워지는 계절이다. 추운 날씨 탓에 야외 활동이 줄어둔 아이들과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겨울 운치도 살리면서 아이들의 심상을 한껏 자극할 수 있는 동시 6편을 추천한다. 먼저 ‘동시’의 좋은 점을 알아보자.
첫째. 짧아서 좋다. 동시는 길이가 짧아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과 읽어도 무리가 없다. 둘째. 운율을 느낄 수 있다. 널리 알려진 동요는 태생이 동시인 것들이다. 음치인 엄마도, 노래 못하는 아이도 동시를 소리내 읽으면 노래 부르는 것 같은 '리듬'을 느낄 수 있다.
셋째. 한국의 정서를 느낀다. 그림책과 각종 아동도서는 타국의 이야기와 문화적 체험이 반영된 것들이 많다. 동시는 한국 동시작가들의 느낌과 생각을 담고 있어 아이들에게 정서적 자극이 된다.
넷째. 옹알이를 시작하는 아기나 발음이 안좋은 아이들을 위해 말놀이 동시집을 읽어주면 효과적이다. 다섯째, 동시에 사용되는 의성어, 의태어는 학년기 아동의 어휘력 신장에도 도움이 된다. 여섯째, 동시 속 다양한 은유를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 아이에게 읽어주면 좋은 겨울 동시 6편
▲싸락눈 – 김소운
하느님께서
진지를 잡수시다가
손이 시린지
덜
덜
덜
덜
자꾸만 밥알을 흘리십니다.
▲호주머니 – 윤동주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
▲토끼야 – 강소천
토끼야 토끼야
산 속의 토끼야
겨울이 되면은
무얼 먹고 사느냐
흰 눈이 내리면은
무얼 먹고 사느냐
겨울이 되어도
걱정이 없단다
엄마랑 아빠가
여름 동안 모아 논
맛있는 먹이가
얼마든지 있단다.
▲붕어빵 - 정두리
"너 아빠랑
붕어빵이구나"
알겠다
붕어빵
닮은 꼴은
붕어빵
우리 동네
아줌마가 구워 내는
따끈한 붕어빵
누구랑 닮은
붕어빵일까?
▲호떡 – 이미옥
말랑말랑 밀가루 반죽
동글동글 모양 내서
노릇노릇 구우면
소르르 소르르 부풀어오르는
호호호 뜨거운 호떡
겨울 되면 가장 먼저
생각이 나요.
▲고드름 – 박두순
-내가 커
-아니야. 내가 크다니까
고드름이 밤중에
키재기하며 싸워요
다음 날
둘은 사르르 녹고 말았어요
36개월 된 우리집 둘째는 위의 시 중 '호떡'을 가장 좋아한다. 발음도 안좋은 아이가 '호호호 뜨거운 호떡'이란 구절을 또박또박 따라할 때면 신기하고 재미있다. 아이들의 새하얀 동심을 자극하는 동시를 찾아 발품을 팔아보는 건 어떨까?
*칼럼니스트 김진미는 대학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고 독서논술지도사로 활동했습니다. 출산 후 글쓰기에 전념. 현재 시민기자와 에세이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아이에게 맛있는 음식, 예쁜 옷은 못 챙겨줘도 책읽어주기만큼은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믿는 ‘읽기광’ 엄마입니다. <네가 잠든 밤, 엄마는 꿈을 꾼다> 에세이집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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