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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영의 MOM대로 육아]아기 이름, 부모가 지으면 안 되나요?

끙끙 앓을 며느리, 아들에게 이름 지을 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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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연재] 정가영의 MOM대로 육아

"언니, 우리 아기 이름 어떡해"

친한 동생의 전화였다. 임신 9개월이라 한창 출산준비를 하고 있을 텐데 다급하게 나를 찾았다. "아기 이름이 왜?"라는 물음에 수화기 너머로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겨우 울음을 달래고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시아버지가 미리 지어놓은 아기 이름이 너무 맘에 안 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끝 이름에 돌림자로 '구'가 들어가야 한다는데, 도저히 생각해도 답이 없단다. 남편도 맘에 안 들어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라 혼자만 끙끙 앓고 있다고. 정 마음에 안 들면 남편과 잘 상의하라고 달래주며 전화를 끊었다.

아기 이름은 누가, 어떻게 지을까? 출산을 앞두고 아기 이름 짓기로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아기 이름은 누가, 어떻게 지을까? 출산을 앞두고 아기 이름 짓기로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아기 이름. 나도 동생과 같은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임신 사실을 알자마자 남편에게 "아기 이름은 꼭 우리가 지어야 된다"라고 선포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남편의 돌림자는 끝 이름 '용'이었다. 남편의 할아버지께서는 '용' 앞에 특이한 이름을 붙여 출생신고를 하셨다. 그것도 시부모님께는 상의도 없이! 갓을 쓰고 다니실 정도로 유교문화가 몸에 배신 할아버지의 말을 거역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지금의 시부모님도 당시 남편의 이름이 맘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셨다.

남편 이름의 탄생 스토리를 아는 난 내 아기의 이름도 너무나 구수하게 지어질까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내 아기의 돌림자는 가운데 이름이 '구'였다. '구?? 구름? 구슬? 구...멍?' 정말 어떤 이름을 상상해도 맘에 안들 것 같았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엄마들이 있을까 싶어 커뮤니티에서 '아기 이름 짓기'로 얼마나 많은 검색을 했는지 모른다.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 남편과 상의했다. 시부모님께서 손자 이름을 짓고 싶으시다면 우리 부부가 몇 가지 후보를 정해서 드리자는 것이었다. 부모님도 흔쾌히 허락하셨고 그 이름을 들고 작명소를 찾아가셨다. 근데 작명소에서는 후보 이름이 전부 어울리지 않는다며 다른 이름으로 지어주겠노라 했고, 결국 우리 부부가 다른 이름으로 아기 이름을 직접 짓게 됐다.

어떤 사람들은 "아기 이름 정도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짓게 해주자"라고 말하기도 한다. 대부분 옛날부터 그래왔고 그 정도의 자격을 드리는 게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아기 이름도 부모가 선사하는 큰 선물이고 축복인데, 내 뱃속으로 낳아 평생 불러야 할 내 아기 이름을 직접 짓지 못하는 건 너무 슬프지 않을까? 물론 사주팔자에 맞는 이름이든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또는 '조상 대대로'의 타이틀이든 어떤 것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함이 있다면 괜찮다. 근데 나처럼(이기적 일진 모르겠지만) 태어난 아기의 모든 것은 부모가 해줬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아들, 며느리, 혹은 딸과 사위가 있다면 그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일 것 같다. 특히 좋은 생각만 하기도 모자란 임신 중인 며느리, 아내가 눈물 흘리지 않게 하기 위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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