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영의 MOM대로 육아] 아기가 다 컸다고 느낄 때
옷 작아지고 소통이 가능할 때···"천천히 커줘!"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연재] 정가영의 MOM대로 육아
젖을 물린다. 기저귀를 간다. 재운다. 이 행동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던 시절이 있었다. 갓 태어난 아기를 키우는 일은 쉬는 시간 없는 24시간 대기조였다. 뜬 눈으로 밤을 새고 잠이라고는 쪽잠밖에 자지 못하던 그 때는 ‘제발 빨리 백일의 기적이여 오라’, ‘더 무럭무럭 쑥쑥 커라’고 노래를 불렀다.
세월의 흐름이 이렇게 빠른 건지. 요새는 아기라는 용어가 어색해지고 어린이 느낌이 물씬 난다. 몸무게는 2.5kg에서 11kg으로 늘었다. 하루 종일 누워서 잠만 자던 잠만보는 하루 종일 뛰어놀겠다며 난리다. 특히 이럴 때는 더 이상 아기가 아닌 것 같다고 실감한다.
먼저 옷 사이즈, 신발 사이즈를 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신생아 때 샀던 내복이나 옷 사이즈는 대부분 큰 사이즈였다. 내년 겨울까지 반드시 뽕을 빼겠노라 하는 마음이었다. 큰 옷을 입혀놓으면 손, 발이 다 가려지고 헐렁한 게 마치 일부 매장 앞에 있는 풍선인형 같았다. 그런데 일 년이 지나 다시 입히니 쫄쫄이 옷을 입힌 것 마냥 쫙 달라붙었다.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을 정도로 길이가 짧아지고 배 부분이 꽉 끼면서 배꼽이 보이기도 한다. 신발도 마찬가지. 걸음마할 때 신기겠다고 사놓았던 신발이 몇 개월 후 확 작아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아이의 생활 습관이 달라졌을 때도 그렇다. 신생아 때 아기의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은 울음이었다. 한 두 시간 마다 깨서 젖 달라고, 기저귀 갈아달라고, 재워달라고 울었다. 생활 패턴도 불규칙적이었다. 취침 시간을 맞춰 재우고 밤에도 수유를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아기는 엄마의 뜻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자다가 대변을 보거나 토를 하고 젖 달라며 한 시간 넘게 울기도 했다. 초보 엄마는 또 마음이 약해져서 어찌할 바를 몰라 발을 동동 굴리다 아기가 원하는 것을 들어줬다. 하지만 지금은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해졌다. 우유 한 컵을 다 마신 아이는 불을 끄고 동화책 이야기를 속삭여주면 뒹굴다 잠이 들었다. 예외가 있긴 하지만 한 번 잠이 들면 다음날 아침까지 쭉 자는 효자가 됐다. 물론 자다 보면 엄마 얼굴 위에 엉덩이를 들이밀거나 엄마 발을 베개 삼아 자기도 하지만 자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자기표현이 늘고 저지레 영역이 늘어났음을 느낄 때도 참 많이 컸다 싶다. 울거나 혹은 빤히 쳐다보거나 둘 중 하나로 자신의 의사표현을 완성하던 아기는 “엄마” “맘마” “(어)부바!” “치이~(즈)” “무우(물)” “빠(아빠)” 등의 단어를 써가며 소통하는 중이다. 특히 “이거”라는 단어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것, 원하지 않는 것을 모두 표현해내는 걸 보면 신기방기하다.
뿐만 아니라 아빠, 엄마가 하는 건 뭐든 따라하려는 적극적인 행동들도 대견스러울 때가 있다. 막대 걸레 들고 방을 닦거나 빨랫감을 세탁실에 갖다 놓기도 한다. 기저귀를 갖고 오라면 갖고 올 때도 있다. 물론 호기심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싱크대, 서랍장을 열어 쑥대밭을 만들어놓거나 엄마, 아빠 물건을 자신만의 비밀 장소에 숨겨 놓아 애를 먹이기도 한다. 기분 좋다며 하트, 예쁜 짓, 뽀뽀로 특급 애교를 펼치는 걸 보면 ‘진짜 많이 컸구나’ 느낀다.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 하나하나가 새롭고 기특하고 사랑스럽다. 언제 커서 잠 좀 잘까 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너무 빨리 크는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하다. 두 돌도 안 된 지금도 이렇게 아쉬운데, 초등학교 가서 친구 사귀고 중학교 가서 문 쾅 닫고 나오지도 않으면 얼마나 부모 마음이 아플까 싶다. “아들! 빨리 크라고 한 말 취소야. 아주 천천히 건강하게 커줘”라고 다시 기도해야겠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베이비뉴스 · [email protected]저작권자 © 베이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베이비뉴스 기사후원 ARS 1533-5155후원 안내
























댓글 0
댓글을 쓰면 댓글 운영정책과 이용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봅니다. 신고된 댓글은 24시간 안에 검토합니다 · 문의 [email protected]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