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연재] 아빠 변호사가 뽑은 임신·출산·육아 생활법률
우리 아이 ‘밥’ 잘 먹이는 방법은 찾아보면서 아이를 지켜줄 ‘법’을 멀리하지는 않는가 생각해보자. 아이를 키우는 데는 육아서를 참고해야 할 때가 생기듯 법 역시도 잘 알아두면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꼭 필요한 법률 상식, 그 때 그 때 꺼내볼 수 있도록 아빠 변호사가 전하는 ‘임신·출산·육아 생활법률’을 연재한다.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축구를 하다가 도중 아이들끼리 부딪치는 등 뜻하지 않은 사고가 일어난다면 고의성이 없는 아이들끼리의 일임에도 법적 책임은 존재할까? 육아 법률 지침서 ‘사례로 풀어본 임신·출산·육아 생활법률(이제한 지음, 일요일 펴냄, 2017)’의 도움을 받아 궁금증을 풀어봤다.
Q. 초등학교 3학년인 유민이는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축구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방과 후 축구를 하던 유민이에게 사고가 생겼다. 공격을 하던 유민이가 실수로 수비하던 세원이의 정강이를 걷어찬 것.
공을 세게 차는 버릇이 있는 유민이의 발길질에 세원이의 정강이는 부러지고 말았다. 한 달 동안 깁스를 하고 목발 신세를 져야 하는 세원이. 세원 엄마는 유민이에게 치료비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축구를 하다가 벌어진 일인데 치료비를 줘야 하는 건가요?
A. 치료비를 줘야 합니다.
축구 경기의 특성상 몸과 몸이 부딪치는 일은 통상적인 일이므로 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고서는 축구 경기를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유민이에게 축구 경기 중에 우연히 세원이와 몸이 부딪치는 것까지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축구 경기 중 몸싸움이나 신체접촉이 있더라도 지나치게 강한 태클을 한다든가 이 사례와 같이 공을 차지 않고 세원이의 발을 걷어 찬 경우에는 정상적인 축구 경기 중의 행동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가 성립할 것으로 보입니다.
위 사례에서 불법행위를 한 주체는 초등학생인 유민이이므로 원칙적으로 유민이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민법 제753조에서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때에는 배상의 책임이 없다’고 해 그의 불법행위책임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미성년자를 감독할 법정의무 있는 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감독자가 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했다는 것을 입증한 경우에는 그 책임을 면하게 됩니다.
단 여기서 말하는 감독자의 감독의무는 미성년자의 불법행위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닌, 미성년자 생활 전반에 대한 감독과 교육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유민이 부모에게는 유민이가 축구 경기 시 안전하게 경기를 하고 상대의 발을 걷어차지 않도록 지도 및 감독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755조에 따라 유민이 부모는 유민이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아빠 변호사가 알려주는 법률 상식 TIP
제753조(미성년자의 책임능력)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때에는 배상의 책임이 없다.
제755조(감독자의 책임)
①다른 자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이 제753조 또는 제754조에 따라 책임이 없는 경우에는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감독 의무를 게을리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감독의무자를 갈음하여 제753조 또는 제754조에 따라 책임이 없는 사람을 감독하는 자도 제1항의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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