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효도를 하고 계신가요?
행복한 결혼생활만큼 최고의 효도는 없답니다
[연재] 이정수의 ‘결혼수업’

이정수의 결혼수업 3교시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모두가 아는 옛날이야기로 시작해 볼까 합니다. 심청전 아시죠? 심청이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졌습니다. 그 숭고한 희생정신 덕분에 우리에게 효심과 효도의 아이콘이 되었죠.
그런데 여기서 잠깐!! 당시의 심청이는 처녀였습니다.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거죠. 만약 심청이가 당시에 결혼을 했었다면 그럴 수 있었을까요? 상황이 좀 많이 달라졌을 겁니다.
효도를 정의하기란 사랑의 정의만큼이나 어렵습니다. 게다가 자신의 상황에 따라 효도의 모습도 상당히 달라집니다. 그래서 결혼을 하면 효도의 모습이 변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그럼 결혼 후엔 어떻게 효도를 해야 하나를 말하기 전에, 결혼 후 최고의 효도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뭘까요? 용돈 많이 드리기? 자주 찾아뵙기? 연락 자주하기? 사랑한다 말하기? 객관식으로 쓰자면 참 많겠죠. 우열을 가리기 어렵지만 그래도 최고의 효도는 자녀들이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잘 하는 겁니다. 그보다 더 큰 효도가 있을까요?
그런데 만약 효도라는 명목으로 부부가 싸워야 한다면? 그건 효도가 아닙니다. 저의 가까운 지인의 이야기입니다. 그 형의 어머니는 정리를 너무 잘하고 사신 분이셨죠. 직장생활을 하는 며느리가 집안 정리는 소질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하루는 욱하신 어머니께서 집안을 싹 정리하고 낡은 것은 다 버리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셨습니다. 며느리와 상의 없이요. 며느리가 집에 돌아왔을 땐 자신의 낡은 베개가 사라져 있었답니다. 며느리는 그날 자신의 팔을 베고 자야만 했습니다. 둘은 입장이 너무 달랐습니다. 본인은 전혀 문제없이 애착을 가지고 사용하던 베개였고, 어머니는 이건 도저히 벨 수 없는 베개였다는 거죠. 이때 그 형은 어머니의 편을 들었습니다. 정리되고 좋지 않느냐는 것이었죠. 덕분에 그 형은 어머니가 가신 후 전쟁을 해야만 했습니다.
분명 그 상황에서 어머니는 자신을 편들어 주는 아들이 고마웠을 겁니다. ‘역시 내 아들은 효자야’라고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미시적인 생각입니다. 그 순간은 효도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결혼생활에 행복 마이너스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렇다면 거시적으로 불효를 한 것이지요.
결혼 전에 효도였던 일들이 결혼 후엔 거시적으로 효도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것을 판단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본인들이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최고의 효도라는 기준을 세우고 판단한다면 좀 도움이 될 겁니다. 심청이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서 인당수에 몸을 던져서 공양미 300석을 바쳤지만, 정작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한 것은 심청이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었습니다. 4교시 때 돌아오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이정수는 ‘결혼은 진짜 좋은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가며 살고 있는 연예인이자 행복한 남편, 그리고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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