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들어온 아이, 엄마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맞고 들어온 아이, 엄마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7.05.19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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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아이의 감정 살펴야"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연재] 아이를 위한 공감과 존중의 심리 육아


우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존중하고 공감할 자세가 돼 있을까?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진 않았을까? 아이들은 부모가 믿는 만큼 성장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마음을 지킬 수 있도록 옆에서 길잡이가 돼주면 된다. 화제의 신간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송미경(힐링유)·김학철 지음, 시공사)와 함께 아이를 위한 공감과 존중의 심리 육아를 연재한다.


아이가 친구에게 맞고 들어왔을 때 부모들이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을까? ⓒ베이비뉴스
아이가 친구에게 맞고 들어왔을 때 부모들이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을까? ⓒ베이비뉴스


# 김지영(39, 가명) 씨는 24개월 된 아들과 키즈카페에서 놀다 온 남편으로부터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들이 두 살 많은 형과 놀다가 맞았다는 것이다. 아들은 형이 얼굴에 공을 던지고 몸을 밀치는데도 화내거나 울지 않고 웃으면서 가만히 있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던 김 씨는 속상한 마음에 남편에게 “아들이 맞고 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냐?”며 화풀이를 했다.


# 최수연(33, 가명) 씨도 김 씨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5살 딸 아이가 어린이집 친구에게 맞았다는 이야기를 선생님으로부터 전해들은 것. 최 씨는 “왜 바보처럼 맞고만 있었어? 먼저 때리는 건 안 되지만 친구가 때리면 맞고만 있지 말고 똑같이 때려야지!”라며 딸을 다그쳤다. 하지만 아이는 “하나도 안 아팠어. 괜찮아”라며 멋쩍어했다. 최 씨는 “아이가 너무 순둥이라 걱정된다. 맞고 오는 것보다 차라리 때리고 오는 게 마음 편하다는 말이 맞나 보다”고 속상해했다.


아이 부모라면 한 번쯤 겪을법한 일들이다. 아이들은 친구와 관계를 형성하며 친구를 때리기도 하고 친구에게 맞기도 한다. 꼭 갈등 때문이 아니라 장난으로 그럴 때도 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특히 내 아이가 맞고 왔다면 속상함과 분노에 휩싸인다. 처음에는 “누가 때렸어?” “왜 맞았어?”로 시작해 “너도 똑같이 한대 쳐야지!” “그놈 지금 어딨어? 내 가만 안 둔다!”라며 아이의 대처 행동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오히려 아무렇지 않아하는 아이를 보면 부모들은 “그렇게 순해서 어떻게 하느냐”며 답답해한다.


이런 부모들의 행동이 적절한 것일까? 아이가 맞고 들어왔을 때 부모들이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을까?


화제의 신간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송미경(힐링유)·김학철 지음, 시공사)는 “부모의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당사자인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는 100만 엄마들의 지지를 받은 육아 블로거 ‘힐링유’와 정신과 전문의 남편이 세 아이를 키우며 함께 쓴 공감과 존중의 육아이야기를 담고 있다.


글쓴이는 “내 아이가 부당한 일을 당하는 모습을 볼 때 부모라면 누구나 억울하고 화가 난다. 자칫하면 엄마로서 느끼고 있는 감정을 아이가 느끼고 있는 감정으로 혼동하기 쉽다”고 염려했다.


실제 애지중지 키운 아이가 남에게 맞고 온다면 부모 마음은 천불이 날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때린 아이도, 그런 아이를 막지 못한 아이 부모에게라도 찾아가 따지고 싶을 것이다. 내 아이는 내가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정말 아이를 보호하는 부모의 적절한 행동인지는 잘 살펴봐야 한다.


글쓴이는 책에서 “아이를 보호해준다는 것이 어떤 경우에는 아이가 스스로 자신이 맞닥뜨린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해가야 할지 터득해가는 기회를 뺏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했다. 크게 위험한 상황만 아니라면 아이 스스로 그런 일을 당했을 때의 느낌을 제대로 느낄 기회와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게 우선이라는 것.


무엇보다 양육자인 어른의 기준으로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아이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이가 맞고 와서 울고 있다면 “많이 아팠구나! 너무 아파서 눈물이 터져 나왔네. 아프겠다” “정말 속상한가 보구나. 나라도 정말 울고 싶었을 거 같아”라며 진심으로 아이의 마음을 느끼고 공감하며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이다.


아이가 우는 동안에는 조용히 아이의 감정을 느끼는 일에만 전념하고 울음이 잦아든 후에야 무슨 일인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좋다. 아이가 스스로 상황을 설명하면 귀담아 들어주면 된다. 잘잘못을 따지지 말자.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아이라면 부모의 질문에 더 서러워서 울 수 있으니 잘 안아주고 엄마 입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설명해주면 된다. 


일부 아이들은 어른에게 일러서 친구를 혼내주고 싶어 하는데, 이는 아이들이 이전에 고자질을 해서 이득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가 자기 힘으로 할 말을 하는 어른으로 자라길 바란다면 아이에게 시시비비를 가리는 판사가 아닌 마음을 들어주고 마음을 들여다보게 도와주는 길잡이가 돼주는 게 낫다. 


형제 자매 간의 싸움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들 간의 다툼에서 보호자는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알게 해주는 다리 역할만 하면 된다. 글쓴이는 “감정을 말로 풀어내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의 감정을 설명함으로써 마음에 고인 화를 풀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무조건 화를 참는 것은 무조건 화를 내는 것만큼이나 바람직하지 않으니, 아이가 화를 표출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부모가 먼저 자신의 감정을 아이가 느끼는 감정과 구별해내는 연습을 해야 함을 잊어선 안 된다.


◇ Solution. 아이가 친구에게 맞고 왔을 때


- 부모 자신의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당사자인 아이의 감정부터 살펴라. 


- 어른의 기준으로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아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듣고 공감해줘라.


- 아이에게 “바보같이 당하고만 있었어?” “너는 맞고만 다니냐? 너도 같이 때려야지!” 같은 말은 절대 하지 말아라.


- 부모는 “속상했겠구나” “슬펐겠구나”하고 공감하며 아이 스스로 깨닫도록 생각할 길을 열어줘라.


- 아이가 스스로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부모는 옆에서 아이의 감정을 말로 표현해주고  특히 슬프거나 속상한 감정의 경우 응어리가 풀어질 때까지 차근차근 표현하도록 연습시켜라.


- 엄마가 먼저 자신의 감정과 아이의 감정을 구별하는 연습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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