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공감] '전업주부는 얼마나 좋을까?' 저도 그랬습니다
[엄마 공감] '전업주부는 얼마나 좋을까?' 저도 그랬습니다
  • 정리 = 최규화 기자
  • 승인 2017.07.10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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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엄마공감 '노는 여자' 당선자 권새봄 씨

【엄마 공감】노는 여자(내가 흘린 땀은 다 어디로...?)

 

‘나’로 살던 내가 ‘엄마’로 성장하면서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 어디 털어놓을 곳은 없을까. 베이비뉴스는 엄마가 되고 성장해가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엄마 공감' 사연 공모 이벤트를 진행한다. '엄마 공감'은 '나'가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른 엄마들과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된다. 엄마들의 꾸밈없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 편집자 말


ⓒ권새봄
ⓒ권새봄


‘어휴, 오늘도 너무 힘들었다.’


잠자리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봅니다. 결혼 4년 차 저에게는 30개월의 말괄량이 첫째 딸과 4개월 된 어린 둘째 딸아이가 있습니다.


남편은 둘째 아이가 백일이 되기 전부터 격주로 일주일씩 부산 출장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출장을 가지 않는 주에도 바쁜 회사 일로 대부분 귀가가 늦었습니다. 두 딸을 돌보는 일은 오롯이 저의 몫이었습니다. 첫째를 혼자 돌볼 때는 육아가 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랐습니다. 둘째가 태어나고 ‘독박 육아’를 시작하니, 엄마라는 이름이 이렇게 무겁고 힘든 일인지 이제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업주부라는 이름은 저에게도 편견이 있는 타이틀이었습니다.


‘전업주부는 정말 좋겠다. 자기만의 시간이 엄청 많을 거야. 사회생활도 하지 않으니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고 얼마나 좋겠어!’


이렇게 생각했던 저이기에 막상 전업주부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니 얼마나 힘든 직업이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두 아이의 기상 시간은 아침 6시. ‘벌컥’ 첫째가 일어나 게슴츠레한 눈을 뜨고는 문을 열고 거실로 향합니다. 그러고선 배가 고픈지 엄마를 부릅니다. 그 소리에 어린 둘째 딸이 꿈틀대며 일어납니다. 이렇게 저의 하루는 시작됩니다. 밤중 수유에 잠이 늘 부족했던 저이기에 졸린 눈을 부릅뜨고는 부엌을 향해 가 아침 준비를 합니다. 늘 꺼져 있던 TV는 둘째가 태어난 뒤 첫째의 시선을 끌기 위한 저의 히든카드가 돼 버렸습니다.


오전 9시 30분이 돼서야 첫째를 어린이집 차량에 태워 등원을 시키고는 한숨을 돌립니다. 집에 들어와 잠든 둘째가 깰까 싶어 얼른 밀린 일들을 시작합니다. 설거지, 반찬 만들기, 빨래, 청소…. 둘째는 어찌나 기특(?)한지, 밀린 일을 마치니 허리 펼 시간도 없이 배고프다 떼를 씁니다. 이렇게 오전이 바쁘게 지나가고 둘째 아이 낮잠 시간에 맞춰 잠이 부족한 저도 같이 잠이 듭니다.


한두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제야 간단히 첫 끼니를 때우고선 둘째랑 놀아주다 보니 첫째의 하원 시간이 다가옵니다. 하원을 하고 돌아온 아이와 놀아주고 저녁을 챙겨주며 씻기고, 둘째 아이까지 돌봐주고 나니, 어느덧 밤 9시가 다 돼서야 두 아이 모두 잠이 듭니다. 잠이 든 아이들을 확인한 후, 대충 끼니를 때우고 나머지 밀린 일들을 마치니 어느덧 고된 하루가 지나갑니다.


하루를 되돌아보니 오롯이 아이들에게만 시간을 허비한 것 같고, 계속되는 독박 육아에 지친 나를 보니 자괴감이 들며 우울해져만 갔습니다. 처음에 혼자서 둘을 돌봤을 때에는 몇 번이고 숨을 죽여 울기만 하고 오히려 아이들에게 짜증만 냈는데, 어느 날 문득 다정하게 누워 나를 쳐다보며 방긋 웃는 두 아이들을 보니 정신이 번쩍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나만 힘들게 사는 게 아닐 거야. 나보다 더한 사람들도 많을 테고, 매번 출장 다니면서 돈 벌어오는 남편은 얼마나 더 힘들겠어. 괜히 내 짜증 섞인 행동에 상처받는 아이들은 무슨 죄고….’


이런 생각이 드니 저에게도 슬슬 노하우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밀린 집안일들은 아이들을 보면서 동시에 처리하기! 처음에는 하나 하는 것도 조바심이 나고 버거웠는데 둘째가 조금씩 커가면서 잠시라도 혼자 노는 시간이 생겨서, 둘째를 눕혀놓고 하나 하고, 첫째가 혼자 노는 동안 또 하나 하고, 이렇게 동시에 처리하니 조금 더 시간이 여유로워졌습니다. 평소에 음악을 듣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낮에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집안일을 하니 흥도 나고 스트레스가 덜 쌓이는 기분이었습니다.


더 이상 전업주부의 일에 조바심을 내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시간이 나는 대로 여유를 가지고 일을 헤쳐 나가니 짜증도 덜 내게 되고 마음에 여유도 생겼습니다. 아이들을 재우고 나서는 틈나는 대로 퍼즐도 맞추고, 컬러링북도 해보고, 좋아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챙겨보는 등의 취미생활로 하루를 마치니, 전업주부도 썩 힘들기만 한 직업은 아니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전업주부로서 가족을 위해 값진 일을 하고 더 나은 자신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원고 모집 = 베이비뉴스는 엄마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다른 엄마들과 공유하는 '엄마 공감' 사연 공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월 새롭게 제시되는 주제에 맞는 엄마, 자신만의 이야기를 꾸임없이 풀어 놓아주세요. 매달 달라지는 주제는 베이비뉴스 네이버 포스트(http://post.ibabynews.com)에 공개됩니다. 아래 메일 주소로 엄마들의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재미난 원고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기사로 실어 널리 알리겠습니다. ibabynews@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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