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하면서 약을 복용해도 될까요?
모유수유 하면서 약을 복용해도 될까요?
  • 칼럼니스트 김나희
  • 승인 2017.07.12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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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 전문가인 의료인과 상담하고 복용하면 안전합니다

【연재】김나희의 불량정보 거기 서!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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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처방받았는데 모유수유를 해도 될까요?’라는 질문을 참 많이 접합니다. 모유수유는 수유여성과 아기에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모유수유 전문가가 아닌 상당수 의사/한의사는 젖을 끊으라는 말을 경솔하게 던지곤 합니다.(‘만성 B형간염 산모들의 모유수유에 대한 인식조사’라는 연구에서 모유수유 실패가 대부분 의료인들의 잘못된 조언 때문임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는 굉장히 소수의 약만 수유 아기에게 해롭고, 대부분은 약은 모유수유에 병행 가능합니다. 그리고 수유와 복약이 병행 가능한데도 갑자기 단유하게 되면 아기와 엄마에게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고 건강상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약을 처방해주는 분이 모유수유 전문가인지, 수유를 지속하겠다는 엄마의 의지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 꼭 알아보세요.


◇ 당신이 만난 의사는 모유수유 전문가인가요?


몇 가지 질문으로 시작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 아기에게도 처방 가능한 약입니까?

만일 아기에게 처방할 수 있는 약이라면 당연히 수유 여성이 복용해도 안전합니다.


- 수유 여성에게 처방되는 약입니까?

다른 수유 여성들이 복용해왔던 약은 데이터가 없는 신약보다 더 좋은 선택이 됩니다.


- 약물 치료 기간은 얼마나 됩니까?

짧은 기간만 지속하는 약이라면 모유수유를 재개할 수 있습니다.


- 약물은 어떤 방식으로 흡수하나요?

먹거나 근육주사로 맞는 약은 정맥주사(링겔)보다 덜 농축된 상태로 아기에게 전달됩니다. 그렇다고 정맥주사가 아기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만은 아닙니다. 정맥주사 중에는 소화기관에서 불활성화되거나 흡수되지 않는 종류도 있는데, 이런 정맥주사는 아기의 소화기관 속에도 역시 흡수되지 않으니 더 안전합니다.


- 아기가 약물을 얼마나 잘 배출하나요?

빨리 배출되어 누적되지 않는 약물이 안전합니다.


- 모유 분비를 방해하는 약물인가요?

어떤 약물은 모유생산을 줄이거나 사출반사를 방해하니 피해야 합니다.


- 아기의 연령은?

생후 1개월까지의 신생아는 약물 대사 능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특히 미숙아는 더 취약한 편입니다. 한편 생후 6개월 이후에는 아기가 먹는 모유 양이 줄어들고 아기의 대사 능력도 점차 성숙하여, 엄마의 약물 복용이 좀 더 자유로워집니다.


◇ 약물 대신 대안적인 치료법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약물 대신 다른 대안적인 치료법을 먼저 시도해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통, 요통, 손목 통증, 어깨 통증, 무릎 통증 등의 통증이 있다면 침 치료를 받거나 마사지, 핫팩, 스트레칭 등의 물리적인 요법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침 치료는 임신, 출산, 모유수유 전체 기간에 걸쳐 매우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입니다.(한의사에게 임신, 수유 사실은 알리세요.)


진통제 중에서 이부프로펜(부루펜),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아스피린은 단기적으로만 사용하면 대체로 안전합니다. 마약성 진통제인 코데인은 피합니다. 트라마돌은 안전한 편이지만 아기에게 영향이 있을 수도 있으니 수유 후 아기가 졸려 하는지 잘 관찰합니다. 무통분만에 쓰는 경막외 진통제는 아기가 졸려 해서 모유수유 성공률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산후우울증으로 힘들다면 약물치료에 앞서 상담, 운동, 가족들의 지지, 외출, 햇볕 쬐기 등을 효과적인 방법을 시도해봅니다. 임신 중, 출산 후 우울증에도 침 치료는 역시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우울증에 항우울제 처방이 필요하다면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신 중 우울증을 참고 견디거나, 출산 후에도 우울증으로 아기를 돌보지 못하는 것보다는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모유수유 중 서트랄린(졸로프트), 파록세틴(팍실)이 가장 안전한 처방이며, 팍실은 모유수유 중에는 안전하지만 신장 기형을 유발할 수 있어 임신 첫 3개월 동안에는 복용을 피합니다. 모유수유 여성은 에스시탈로프람(렉사프로), 플루옥세틴(프로작)도 사용 가능합니다. 하지만 독세핀은 반감기가 길고 호흡 장애나 구토, 근 긴장도 감소 등의 문제가 발견되었으므로 절대 금기입니다. 안전한 항우울제를 복용할 때에도 아기에게 산통, 졸림, 보챔, 수유불량 등 증상이 있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주세요.


*칼럼니스트 김나희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한의사(한방내과 전문의)이며 국제모유수유상담가이다. 진료와 육아에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이 둘 다 필요하다고 믿는다. 궁금한 건 절대 못 참고 직접 자료를 뒤지는 성격으로, 잘못된 육아정보를 조목조목 짚어보려고 한다. 자연출산을 통해 낳은 아기를 모유수유로 키우고 있는 중이며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운영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경희우리한의원에서 진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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