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의 결혼수업] 쇼윈도 부부가 되세요
때로는 쇼윈도 부부가 부부사이에 도움이 됩니다
[연재] 이정수의 ‘결혼수업’

결혼수업 8교시 시작합니다.
요즘엔 좀 적은 것 같긴 한데, 예전엔 연예계에 쇼윈도 부부가 많았습니다. 이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지금보다 훨씬 무겁던 시절이다 보니 공인이라는 연예인이 이혼을 하기엔 좀 그렇고 그냥 서로의 이미지를 위해 거짓으로 사랑하는 연기를 하면서 사는 거죠. 참 불행했을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께 쇼윈도 부부가 되길 권하고 싶습니다.
사랑도 없고, 미움으로 가득한 사이인데, 쇼윈도 부부가 되라는 뜻은 당연히 아닌 거 아시죠?
우리가 결혼 생활을 하면서 마냥 행복하면 좋겠지만, 분명 기복이 있습니다. 다툼이라도 생기면 냉랭한 분위기가 며칠씩 이어지기도 하죠. 그런데, 둘 사이가 냉랭할 때도 외부에 사람들과 만나야 하는 일은 생깁니다. 바로 이때입니다! 이때! 잠시 쇼윈도 부부가 되시라는 겁니다. 본인들이 사이좋을 때처럼 행동하시라는 거죠. 아니 오히려 좀 더 오버해서 사랑하는 척하는 게 좋겠습니다. 어차피 냉랭한 상태라서 평소처럼 한다고 하면 평소보다 못해 보일 테니까요.
많은 부부들이 좀 냉랭할 때 사람들과 만나면 냉랭한 티를 냅니다. 심지어 사람들 앞에서 배우자의 이야기를 하면서 주변인에게 위로와 공감을 바라기도 하죠. 이렇게 하는 것은 배우자를 험담하려는 목적이라 기보다는 배우자와 사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거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렇게 해서는 절대 둘의 문제와 관계가 개선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대방에게 우월감만 심어줄 뿐이죠.
차라리 쇼윈도 부부처럼 더 사이좋은 척하고 말도 더 사랑스럽게 하며 스킨쉽도 자연스럽게 해보세요. 분명히 사이가 안 좋은 상태에서 이렇게 한다는 것은 진짜 쉬운 일이 아니죠. 그래서 미리미리 이 점을 약속해 둬야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사이가 안 좋아질 수도 있는데, 꼭 이것만은 지켜보자! 사람들이 있을 때만큼은 쇼윈도 행복이라도 보여주자. 약속! 엄지 도장 꽝!”
그렇게 미리 약속을 해 두고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연기를 하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배우자가 연기에 몰입을 하고 있는데, ‘아! 갑자기 왜 이래!?’ 이렇게 눈치 없이 행동하는 사람은 한달동안 독박육아에 식사당번, 주말에 독박 대청소하기나 벌금 50만 원 등의 강력한 처벌을 하기로 합니다. 너무 처벌이 강한가요?
쇼윈도 부부를 연기하다 보면 냉랭한 분위기에 반전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집에선 냉랭했는데,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노력하고 있는 상대의 모습에 재미있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할 겁니다. 그럼 이때다 하고 그냥 못 이기는 척 분위기를 바꿔보는 거죠.
살다 보면 싸울 수도 있지만, 냉랭한 기간은 적을수록 좋지 않겠습니까? 너무 아까운 시간들입니다. 우린 행복하려고 결혼했으니까요. 불같은 사랑도 차가운 냉기 앞에선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 기억하세요. 9교시 때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이정수는 ‘결혼은 진짜 좋은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가며 살고 있는 연예인이자 행복한 남편, 그리고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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