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와 돌봄, 째깍악어에게 맡겨주세요"
"놀이와 돌봄, 째깍악어에게 맡겨주세요"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7.07.19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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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CEO]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

【베이비뉴스 김고은 기자】

놀이시터는 베이비시터나 돌봄도우미와 역할이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르다. 놀이 돌봄에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점에서다. 부모가 요청하는 요일과 시간에 가정에 방문해 아이 연령이나 성향에 맞는 미술, 체육, 언어 등 놀이를 함께 하는데, 주로 대학생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이와 활발한 상호작용을 해 줄 시터를 찾는 부모들에게 특히 선호도가 높다.


놀이시터를 찾는 부모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상호 연결하는 서비스 업체도 여럿 생겼다. 시터 풀을 관리해 부모의 서비스 요청이 있을 때 배정 가능한 시터를 보내주는 방식, 일종의 인력사무소와 비슷한 개념이다. 이 시스템을 요즘 시대에 맞게 구현한 O2O 플랫폼 회사가 있다. 시간제 어린이 돌봄 매칭 서비스 사업을 하는 ‘째깍악어’다. 동종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사로 꼽히는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를 서울 성동구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최근 만났다.

 

 브랜드 스토리 라인에 녹여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브랜드 스토리 라인에 녹여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아이를 급하게 누군가에게 맡겨야 하는 일이 생기면 엄마들은 비상에 걸려요. 워킹맘에게는 이런 상황이 정말 최악이에요. 시댁이나 친정도 안 되고, 지인도 안 되면 돌봄도우미를 구해야 하는데, 오늘 당장 시간 낼 수 있는 사람 구하는 건 정말 어렵거든요. 일은 해야 하니까 종일 휴대폰 붙잡고 있을 수도 없고요. 이런 일을 반복적으로 겪다 보면 결국 퇴사를 고민하게 되죠.”


본인이 직접 겪고 본 것을 바탕으로 째깍악어를 만들었다는 김희정 대표. 대기업 마케팅 팀장으로 10년 넘게 일하며 얻은 업무적 노하우와 한 아이의 엄마로서의 육아 경험을 녹여, 엄마와 시터 쌍방의 효율적 이용이 가능한 서비스를 탄생시켰다. 출시한 지 6개월여 동안 매칭한 돌봄만 1200여 건. 강남 3구가 주 서비스 지역이었던 것을 감안했을 때 적지 않은 수치다. 서울 및 경기 지역으로 대상 지역을 넓힌 지금은 800명 넘는 악어선생님과 약 2400명의 부모 회원을 유치시켰다.


“일 잘하는 동료들이 육아와 일 사이의 균형을 잡지 못해 일터를 떠나는 모습을 정말 많이 지켜봐왔어요. 어떻게 하면 아이 키우는 여자들이 육아 부담을 덜고 일도 가정도 잘 지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미국의 태스크래빗이라는 기업 서비스가 눈에 띄었어요. 어린이 돌봄 서비스로 만들면 좋겠다는 판단이 번쩍 들더군요. 만약 오늘 당장 오후에 우리 아이 세 시간만 봐줄 사람을 찾는데 신원과 평판이 괜찮고 우리 아이와 성향이 맞는 사람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거예요.”


서비스 내용으로 보면 정부가 시행 중인 아이돌봄서비스와 유사하지만 째깍악어는 대학생 놀이시터를 전면에 내세우고, 시간 단위로 당일 돌봄 요청이 가능하도록 해 차별성을 뒀다. 시터는 신원 및 아동 관련 범죄 이력 조회, 인적성 검사와 면접을 거쳐야만 악어선생님 자격을 부여해 낯선 사람에게 아이를 맡겨야 하는 부모의 불안을 해소하도록 했다.

 

이용 전에 악어선생님이 직접 작성한 돌봄노트나 다른 부모가 쓴 후기를 볼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추후 악어선생님들도 부모나 아이의 리뷰를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지금은 대학생만 고용하고 있지만 모듈이 안정되면 공급자 풀을 더 확대할 계획이에요. 특히 경력단절여성들에게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취약계층 채용도 고려하고 있고요. 어린이를 돌보는 일에 사명감을 가지는 분들과 함께 사회적 이익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째각악어 이용자의 65%는 2번 이상 이용 경험을 가진 고객이다. 첫 이용 시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조건들을 미리 세팅해 지속적으로 이용하게 하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목표라고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는 설명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째각악어 이용자의 65%는 2번 이상 이용 경험을 가진 고객이다. 첫 이용 시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조건들을 미리 세팅해 지속적으로 이용하게 하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목표라고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는 설명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김 대표의 이러한 계획에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 최근 생겼다.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여성친화적 사회적기업 공모전에서 우수모델 부문 최우수상에 선정된 것. 일가정양립 가능성 확대나 경력단절여성 취·창업 측면에서 사회 문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정부뿐만 아니라 각계 분야의 투자자들에게도 인정받고 있다. 이를 계기로 육아와 직장맘, 어린이 돌봄이라는 주제의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사업기반을 튼튼히 다지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바람이다.


“저희 고객분들이 하신 말씀을 마음에 새겨두고 지냅니다. ‘꼭 생존해 달라’는 말이에요. 저희 같은 플랫폼 사업은 기반을 잘 다져서 이윤을 크게 남기고 매각하는 일이 많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 속도를 내고 서둘러 확장하기보다는 돌다리를 두드려서 내실을 다지고 싶고, 반드시 생존해서 이 서비스가 계속 유지되게 하고 싶어요. 다행히 정말 많은 부모님들이 지속적으로 아이디어를 주고 있어요. 그런 것들을 최대한 실현해 보고 싶은 게 제 욕심이죠.”


엄마 사업가로서의 삶이 마냥 희망차고 나이스한 것만은 아니다. 돌봄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의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부족할 때가 많아져 늘 마음의 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일에 열정을 쏟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자랑스러워하는 아이에게 힘을 얻는다는 김 대표. 째깍악어라는 이름을 지어준 열 살 딸아이에 대해 말할 때 표정에선 여느 부모 못지않은 뜨거운 사랑이 드러난다.


“가끔 제 일에 대해 얘기하면 아이가 조언을 해주는데 정말 맞는 말만 골라서 해요. 우리 모두 어렸을 땐 명확한 기준이 있었잖아요. 어른이 되고 살면서 겪은 많은 일들 때문에 판단이 흐려지고 의사결정이 어려울 때가 생기게 된 거죠. 아이와 이야기하면 문제가 정말 명쾌해져요. 결국 제가 하는 일의 가장 큰 모티브를 딸이 주고 있는 거예요.”


스타트업 10개 중 절반은 3년 안에 문을 닫는 시대. 용감하게 창업에 뛰어들어 지금까지는 제법 안정적인 상황에 있지만 전망을 장담하고 자신하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김 대표는 고백했다. 하지만 째깍악어를 만들며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본인도 이 업계에 남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만약 창업을 고려하는 엄마가 있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보길 권하고 싶어요. 정부, 기업 등 여러 기관에서 의외로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주거든요. 육아를 하다가 자신의 가능성을 잊어버리고 위축된 엄마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제도와 사회 인프라의 힘을 빌려서 꼭 실현해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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