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한번 도망치면 평생 도망쳐야 합니다
용기 있는 아빠, 부드러운 리더십의 엄마가 행복한 육아를 만듭니다
[연재] 이정수의 ‘결혼수업’

결혼수업 14교시를 시작하겠습니다.
남녀가 결혼을 해서 한 집에서 오랫동안 함께 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그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 있습니다. 어쩌면 결혼생활은 이것 때문에 더 힘들어진다고 볼 수 있죠. 바로 육아입니다.
저는 지금 반전업주부로서 아이의 주양육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제 여유도 많이 생겼죠. 하지만 제게도 육아에서 도망치고 싶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우리 아내가 임신을 했을 때, 제가 했던 태교는 딱 하나였습니다. 우리 아내의 기분을 좋게 해주자! 그래서 아내가 좋아하는 뮤지컬, 좋아하는 음식, 기분 좋은 일들을 많이 했죠. 그렇게 함께 육아레이스를 잘 뛰고 있었는데, 정작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니 당황스러웠습니다. 아내를 맞춰주는 일은 어렵지 않았는데, 아기에 맞추는 일은 쉽지 않더라고요. 심지어 저는 육아 경험이 이미 있음에도 말입니다. (숨겨둔 아이가 있다는 뜻 아닙니다.^^)
제가 부모님과 함께 살던 총각 시절에 우리 집에 형의 아들 둘이 맡겨져서 본의 아니게 육아에 참여하게 됐었거든요. 그런데, 내 자식은 또 다르고, 신생아는 진짜 다르더라고요. 잘 모르겠고 조심스럽고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스케줄이 있는 날, 일이 끝나면 바로 집에 오긴 했지만 집 앞 놀이터에서 서성이며 잠시 시간을 보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면 안 되겠더라고요. 짧은 시간이지만, 전 육아에서 도망치고 있던 겁니다. 그러면서 그 시간 우리 아내에게 나몰라라 맡겨 놓은 거죠. 우리 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아주 평범한 옛날 스타일의 아버지셨죠. 육아는 엄마의 몫이었던….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금 조금 편하자고 도망치면, 평생을 주체적인 육아를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제가 주양육자라 생각하고 육아에 임했던 것 같네요.
아이가 태어나면 도망치고 싶고 못 본 척하고 싶은 순간들이 많습니다. 엄마아빠가 둘 다 마찬가지죠. 그런데, 아빠들이 도망치기 더 좋은 환경이긴 합니다. 엄마도 도망치고 싶지만, 둘 다 도망칠 순 없으니 견디는 거죠. 도망치려는 마음을 이겨내셔야 합니다. 그리고 아내분도 남편분의 마음을 도와주셔야해요.
사실 엄마는 뱃속에 아이가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빠보다는 더 공부를 하게 되고,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태어나면 육아 리더가 아내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때 육아의 주도권을 잡아서 아빠를 질책만 하면 더 겁을 먹고 도망치고 싶어질 겁니다. 똑같이 무섭고 힘들지만, 용기를 낼 수 있게 리더십을 발휘해 주세요. 그럼 든든한 아빠가 생길 겁니다.
도망치지 않는 용기 있는 아빠, 부드러운 리더십의 엄마가 행복한 육아를 만듭니다. 육아가 결혼생활의 행복에너지가 되길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이정수는 ‘결혼은 진짜 좋은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가며 살고 있는 연예인이자 행복한 남편, 그리고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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