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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육아 5년차 아빠... 그중 8할은 자책입니다"

‘육아살롱 in 영화, 부모 3.0’ 출판 기념 토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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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더블유에셋 교육장에서 두 아빠 김혜준 씨와 윤기혁 씨의 책 ‘육아살롱 in 영화, 부모 3.0’ 출판 기념 토크쇼가 있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더블유에셋 교육장에서 두 아빠 김혜준 씨와 윤기혁 씨의 책 ‘육아살롱 in 영화, 부모 3.0’ 출판 기념 토크쇼가 있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제가 육아 5년 차인데, 그 중 8할은 자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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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육아휴직 중인 ‘간 큰 아빠’ 윤기혁 씨는 육아경험을 이렇게 요약했다. 윤 씨가 말한 ‘자책은 ‘자신에게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의 다른 표현이었다. 윤 씨에게 육아는 질문과 답을 반복하는 과정이었다. 부모는 이 과정에서 아이와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함께함’은 부모 3.0의 핵심이다.


지난 25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더블유에셋 교육장에서 두 아빠 김혜준 씨와 윤기혁 씨의 책 ‘육아살롱 in 영화, 부모 3.0’ 출판 기념 토크쇼가 있었다.


두 저자는 김 씨가 대표로 있는 사단법인 함께하는아버지들의 월례 포럼에서 만났다. 자녀 키우는 이야기를 다룬 책은 엄마 입장을 대변하거나, 연구자 중심의 전문적인 내용을 담은 것이 보통이다. 두 사람은 현장에서 한창 아이를 키우며 하루하루를 버겁게 보내는 아빠 입장을 다룬 책은 없다는 점에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메시지를 매끄럽게 전달하기 위해 ‘영화’라는 매개체를 가져왔다. 두 사람은 영화 15편씩을 찾고, 그 속에 자신들의 육아관과 경험을 담았다.


이들은 ‘부모 3.0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함께함’으로 규정했다. 부모 1.0은 단순히 생물학적인 토대를 제공하는 기능으로서의 부모를 말한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성장하길 바라는 상이 있다. 김 씨에 따르면, 자녀가 그 목표에 도달하도록 지속적으로 당근과 채찍을 이용해 어떤 방향으로 키워가려고 하게 되는데, 이 때 부모가 ‘2.0’ 단계에 머무른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대부분이 2.0 수준에 머물러 있다.


김 씨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버전은 함께 어울려서 살아가는, 그리고 물 흐릇이 행복한 삶을 이어가는 부모의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나”고 물었다. 그러면서 “방향성이 전제되어 있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부모가 필요하다.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완전히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로 규정했다”고 부모 3.0의 의미를 밝혔다.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더블유에셋 교육장에서 두 아빠 김혜준 씨와 윤기혁 씨의 책 ‘육아살롱 in 영화, 부모 3.0’ 출판 기념 토크쇼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윤 씨는 자신의 육아는 질문하는 과정임을 보여줬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더블유에셋 교육장에서 두 아빠 김혜준 씨와 윤기혁 씨의 책 ‘육아살롱 in 영화, 부모 3.0’ 출판 기념 토크쇼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윤 씨는 자신의 육아는 질문하는 과정임을 보여줬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나는 어떤 아빠로 남고 싶을까'…고민에 답이 있다


토크쇼에 앞서 두 저자는 책에 담은 15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 씨는 ‘캡처링 대디(Capturing Daddy)’를, 김 씨는 ‘과속 스캔들’ 등 4편을 꼽았다.


윤 씨는 결혼한 지 10년 정도 됐는데, 첫 육아휴직을 할 때가 돼서야 그 때 처음 ‘아빠란 뭘까? 남편이란 뭘까?’를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이 첫 번째 육아 화두는 윤 씨 인생의 많은 부분을 바꿨다. 첫 번째 책 ‘육아의 온도’도 이 때 썼다.


아직도 ‘육아’라는 터널을 지나고 있는 윤 씨는 “그렇다고 뾰족한 육아관은 없다. 아직 더 배워야 할 거 같다”고 말하며, 육아에 또 다른 화두를 제시한 2015년에 개봉한 일본 영화 ‘캡처링 대디’를 소개했다.


영화는 엄마와 두 딸이 아빠 없이 14년을 살아오던 어느 날에서 시작한다. 아이들의 삼촌이 갑자기 전화를 걸어와 아버지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음을 알려준다. ‘아빠는 아이들과 화해했으면 한다’는 말도 전한다. 긴 고민 끝에 엄마는 아이들에게 카메라를 쥐어주며, 아빠를 보러가는 대신 아빠의 사진을 담아오라고 한다. 스무 살과 열여덟 살이 된 두 딸은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동안 아이들은 고민한다. ‘아빠에게 마지막으로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아빠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아빠는 우리를 어떻게 생각했을까’를. 그 때, 엄마에게 전화가 온다. 아이들이 가는 사이에 운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두 아이는 아빠 장례식장에서 이복동생 치히로를 만난다. 이 세 남매는 각자의 아빠를 추억한다.


윤 씨는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아빠로 남고 싶은걸까’를 묻게 됐다. 다정하고, 아이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고, 웃는 아빠가 좋은 아빠일까? 윤 씨는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아빠 이미지와 현재 자신이 달랐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재촉하고,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모습뿐이었다. 그렇다면, 아이들도 나를 이렇게 생각하는 것 아닐까? 이 생각은 ‘아이들이 그리는 부모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로 확장했다. 아니나 다를까 윤 씨의 첫째 아이는 “아빠, 화 좀 내지 말고, 말도 좀 다정하게 하고, 잘 놀아달라”고 했다.


윤 씨는 영화에서 하나의 답을 찾았다. 영화 말미에 치히로가 두 누나를 떠나보내는데, 그 때 이 두 누나는 치히로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만약에 너무너무 힘든 일이 생기면 연락해. 치히로의 탈출구가 되어줄게.” 윤 씨는 “나도 아이들에게 탈출구가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더블유에셋 교육장에서 두 아빠 김혜준 씨와 윤기혁 씨의 책 ‘육아살롱 in 영화, 부모 3.0’ 출판 기념 토크쇼가 있었다. 김 씨는 '부모 3.0'을 '함께함'으로 정의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더블유에셋 교육장에서 두 아빠 김혜준 씨와 윤기혁 씨의 책 ‘육아살롱 in 영화, 부모 3.0’ 출판 기념 토크쇼가 있었다. 김 씨는 '부모 3.0'을 '함께함'으로 정의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영화 보고, 질문하고…쉽게 찾는 '아빠 육아'


김혜준 씨는 네 편 중 ‘과속 스캔들’을 가장 먼저 꼽으며, 철학자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인용했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에 4요소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 네 가지는 보호·존중·지식·책임이다. 김 씨는 4요소를 단계적인 것이라고 봤다. 그 중 ‘책임’은 영어로 ‘responsibility’로 표현한다. 이 단어의 어근 ‘response’는 상대의 언어적 또는 비언어적 요청에 대한 적당한 ‘응답’을 의미한다. 김 씨는 “남자에서 사랑에 필요한 4가지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아버지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려낸 영화”라고 평했다.


김 씨는 영화 ‘아이엠샘’을 보며 ‘아버지의 자격’을 생각했다. 영민한 딸 루시(다코타 패닝 분)을 혼자 키우는 아버지 샘 도슨(숀 펜 분). 샘은 지적 능력이 8살에 멈춰 있다. 딸은 자라면서 아버지의 지적 수준을 넘어서고 있음을 알게 돼고, 여기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다. 결국 사회보호시설이 관여해 딸의 양육을 두고 재판에 넘기게 된다. 김 씨는 ‘과연 아버지라는 존재는 자녀보다 언제나 지적 수준이 높아야 할까’, ‘지식이 많아야 아빠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를 자신에게 되묻게 됐다고 했다.


김 씨는 “함께하는 경험에서 아이는 아빠와 정서적인 공감을 나누면서 자란다”며 아빠의 역할을 제시했다. 영화 ‘디센던트’는 아빠의 책무를 알려준 영화다. 요트사고로 갑자기 의식불명에 빠진 부인을 대신해 아이를 보살피게 된 아빠 맷(조지 클루니 분). 알고 봤더니 아내가 불륜을 저지른 가운데 사고가 일어났다는 걸 알게 되고, 아이들과의 생활도 쉽지 않다. 결국 맷의 문제를 해결해준 키워드는 ‘함께하는 것’. 교감과 소통도 결국 인내하고 함께해야 그 때 자란다.


원숙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 영화는 ‘흐르는 강물처럼’이었다. 빅풋 강에서 플라잉 낚시를 하며 살아가는 3부자를 다룬 이 작품은 ‘완전히 이해할 수 없어도 사랑할 수 있다’는 점을 김 씨에게 남겼다. 사랑하는 사람을 도와주려고 해도 도와줄 수 없는 경우가 살다보면 굉장히 많다. 부모도 자녀를 도와주고 싶지만 도와주지 못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모든 상황을 통제하려는 부모의 집착을 내려놓아야 한다. 김 씨는 “이 메시지를 잘 이해하면 보다 행복하고 편안하게 자녀와 더불어 살 수 있지 않을까”하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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