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작가 이수지, 어린 예술가를 위한 선물 '선' 출간
오직 그림만으로 펼쳐지는 환상적인 화가의 세계와 아름다운 겨울 이야기
【베이비뉴스 안은선 기자】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그림책 작가 이수지가 모든 어린 예술가에게 선물하는 그림책 ‘선’(이수지 지음, 비룡소)이 한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중국에 동시 출간됐다. ‘선’은 글 없이 그림만으로 모든 이야기를 담아낸 특별한 그림책이다.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을 오롯이 담아낸 이번 신작은 소녀의 스케이트 날과 화가의 연필 끝이 함께 만들어 낸 마법 같은 이야기다.
‘선’은 스케이트를 타는 소녀가 하얀 빙판 위를 마치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자유롭게 미끄러져 가며 이야기가 흐른다. 소녀는 화가 자신의 모습과도 겹쳐지며, 보는 이 누구나 책에 몰입해 새롭게 이야기를 만들고 상상하며 즐길 수 있다. 작가의 그림에 빠져들다 보면 한 장면에서도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여러 층의 의미를 담아내는 ‘그림책’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선’은 실제로 이수지 작가의 어린 시절 경험을 담고 있다. 집 근처의 큰 논 하나가 겨울만 되면 항상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했다고 말하는 그녀는 스케이트 날이 얼음의 표면을 긁는 소리, 그리고 그 위에 새겨지는 선이 무척 멋지다고 생각하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이 그림책은, 스케이트를 즐기다 바닥에 흔적을 남기는 것과 그림 그리는 과정이 비슷하다고 생각한 그녀가 자신과 같이 그리고 여느 창작자처럼, 빈 종이를 마주하고 좌절하고 실패하는 어린 예술가들에게 바치는 작품이다. 그림은 최소한의 색과 선만으로도 압도적으로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고, 새로운 창작가가 되도록 꿈꾸게 한다.
작가의 대표작인 ‘경계 3부작’ 시리즈?‘파도야 놀자’, ‘거울속으로’, ‘그림자놀이’?를 비롯해 매번 선보이는 작품마다 물리적 형태의 ‘책’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 일으키는 이수지 작가는, 이번 신작에서도 신선한 시도로 그림책에 무한한 상상력을 불어넣었다.
표지에서는 얼음 표면처럼 매끄러운 부분과 질감이 있는 새하얀 스케치북 종이의 경계 사이로 한 소녀가 스케이트를 타며 자유롭게 노니는 모습을 표현했으며, 본문에서는 제 욕심껏 회전하고 하늘로 날아오르다 바닥으로 꽈당하는 스케이터 소녀를 통해 현실 세계에서 그림을 그리다 좌절하는 화가들의 모습을 마주하게 했다.
늘 더 널리, 더 높게 세상과 만나는 맑은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선’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화가를 꿈꾸는 일러스트레이터, 그림책을 좋아하는 성인들까지 모두가 함께 즐거운 에너지를 얻으며 감상하기에 충분하다.
한편, 한국인 최초로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한스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최종 후보에 오른 작가 이수지는 간결한 글과 세련된 색감,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실험적이고 독특한 구성으로 주인공의 심리와 상상을 밀도 있게 담아낸 수작들을 출간해왔다. 대표작으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토끼들의 밤’, ‘파도야 놀자’, ‘거울속으로’, ‘그림자놀이’, ‘아빠 나한테 물어봐’, ‘이렇게 멋진 날’, ‘동물원’, ‘나의 명원 화실’ 등이 있다.
40쪽, 값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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