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호흡기클리닉 윤제한의원 조윤제 원장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폐기종과 만성기관지염이 복합돼 나타나는 병증이다.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난치성 폐질환과 가래를 발생시키는 기관지질환이 동반되기 때문에 병의 증상도 양측의 양상을 모두 따른다.
환자는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을 반복하다가 폐포의 변성으로 호흡곤란이 찾아오게 된다. 이때, 환자의 상태가 진액부족인 경우 가래가 끈끈하게 점막에 달라붙어 공기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 만약 진액정체가 흉부에 형성된 상태라면 환자는 왈칵 다량으로 쏟아지는 가래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가래의 색은 기관지 및 폐의 염증상태에 따라 색깔이 바뀌며, 가래의 색을 맑게 유지해주는 것이 COPD의 진행을 예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 염증확산을 막는 것, 그것이 해답
COPD는 기관지와 폐 조직에 발생한 염증이 병을 깊어지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흡연자의 경우 담배를 끊고, 공사현장에 나가야 하는 경우에는 가급적 직장을 그만두거나 방진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미 염증이 상당부분 퍼진 이후에는 염증이 전이되고 조직이 변성을 일으키기 때문에, 변성이 오지 않도록 염증을 배출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양방에서 사용하는 주치료법은 스테로이드제, 거담제, 기관지확장제 등이며 객담이 기관지를 모두 막은 경우에는 임의로 식염수를 넣어 가래를 뽑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요법들은 그 효과가 일시적이며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 다시 호흡곤란과 가래증상이 심해진다. 한방에서는 COPD의 원인인 조직의 염증치료에 포인트를 둔다. 즉, 염증이 잘 생기지 않고 또 염증을 배출해주는 치료를 적용한다.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라고 해도 폐와 기관지의 조직이 변성을 일으키기 전 상태에서는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염증을 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염증을 배출하는 방식의 치료법을 적용하면 그 효과가 매우 높다. COPD 환자에게 염증배출 방식의 치료법을 적용했을 경우, 조직의 염증이 배출되면서 염증 병변이 서서히 줄어들고 조직이 정상화되면서 호흡량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COPD는 염증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염증을 잘 잡아주면 호흡, 기침, 가래 증상이 개선되고, 더 이상 병이 진행이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또 반대로, 염증을 잡지 못하면 병은 빠르게 진행돼 기관지가 모두 가래로 막히거나 폐기종 조직이 늘어나 생명에의 위협은 깊어진다.
자율신경 및 내분비기능을 안정시켜주면 염증의 발생빈도를 줄여주게 되고, 체내 부족한 진액을 보충하거나 정체된 진액을 풀어주면 가래의 배출이 원활해진다. 특히, 수축된 혈관을 정상화시키고 혈액을 맑고 풍성하게 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혈액은 폐와 기관지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동시에, 조직에 생긴 염증성분과 세포노폐물 등을 흡수해 배출시켜주기 때문이다. 폐와 기관지의 염증이 서서히 배출되다 보면 서서히 호흡량이 개선되고 가래가 정상화 된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음식의 섭취에 주의를 해야 하는데, 자율신경이 흐트러질 수 있는 맵고 짠 향신채 사용을 줄여야 하며, 음식을 익혀 먹고 생수를 자주 마셔주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도 기관지에 좋다는 도라지, 은행, 생강, 대추를 달여서 먹는 경우가 있는데, 열이 동반된 감기가 아니라면 그냥 생수를 마시는 게 치료에는 더 도움이 된다. 특히, 초기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인 경우 생활요법만으로도 충분히 증상개선이 가능하다고 하니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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