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데 부모로서 잘 하고 있는지 요듬 들어 생각이 많아집니다. 자녀의 연령마다 부모가 꼭 해주어야하는 역할이 있나요?
늑대소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셨는지요? 1920년경 인도 뱅갈 지방의 숲에서 발견된 두 소녀는 네 발로 기어 다녔고 날고기를 뜯어먹으며 빛을 싫어하고 늑대의 울음소리를 냈습니다. 두 소녀 중 2살 아말라는 음식을 바닥에 놓고 핥아 먹고, 옷을 입으면 다 찢었습니다. 8살 된 카말라는 인간의 생활방식과 행동을 배우기 위해 꼿꼿이 서는데 1년 반, 직립 보행 1년 이상, 두 손으로 그릇을 잡기까지 1년 이상이 걸렸고 15세경이 돼서도 5~6살 수준의 언어를 했습니다. 아기 때 늑대 소굴에서 자란 두 소녀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경험을 하지 못해서 인간으로서 필요한 발달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 아이를 양육할 때에도 ‘때’를 놓치면 안 된다?
아이의 두뇌를 결정하는 것은 영유아기에 어떤 환경에서 어떤 자극과 정보를 받아들이며 성장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특히 뇌과학자들는 영유아기 뇌가 가장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시기라고 합니다. 뇌 발달을 통해 고차원적이고 종합적인 사고와 정신 활동이 이뤄지고, 특히 영유아기에는 오감각을 통한 구체적인 경험을 통한 전인발달이 이뤄지게 됩니다.
◇ 유아기에 가장 중요한 교육은 무엇인가?
옳고 그른 것, 착하고 나쁜 것, 규칙과 질서, 예절, 도덕, 친절 등과 같은 인간이 한평생 살아가면서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인성 관련 교육이 중요합니다. 뇌 발달 중 이마엽과 관련된 신경회로를 활성화시켜야만 자신의 욕구를 적절히 자제하며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사회 규범을 지킬 줄 아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 ‘때’를 놓치면 최적의 발달 기회를 놓치는 것일까?
동물학자 로렌즈(Lorenz)는 알에서 깨어나는 새끼오리가 부화한 지 대략 하루 동안 움직이는 것을 보여주면 어미로 알고 따라다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새끼오리에게 어미오리 대신 자신을 보여주었더니 새끼 오리들은 로렌즈를 어미 오리로 알고 쫓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약 하루가 지나면 오리는 움직이는 대상을 보여주어도 따라다니는 행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어미 곁에 있어야만 새끼오리가 살아남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갓 태어난 새끼는 어미를 알아보고 따라다닐 수 있는 능력을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인간의 아기에게도 적절한 시기에만 배울 수 있는 결정적 시기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행학습보다는 연령에 적합한 학습이 더욱 중요한 것입니다.
◇ 가르치기 좋은 시기가 있다는 말은 뭐든지 빨리 가르치는 것이 좋다는 것일까?
조기 교육이 아닌 ‘발달에 적합한 적기 교육’이 중요합니다. 제가 만난 6살 도윤이는 짠물에 사는 해수어와 맑은 물에 사는 담수어로 물고기를 분류 할 만큼 물고기의 특성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치원에서 새로운 활동을 하게 될 때에는 울먹이면서 “전 못해요!”라고 말했습니다. 발달단계보다 앞선 학습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겨우 겨우 알아가면서 자신감을 잃을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김경란은 현재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로서 예비 유아교사들을 양성하고 있으며,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의 교사, 원감, 원장으로서 현장에서의 경험을 부모와 공유하고자 칼럼을 쓰고 있다. 자녀 발달에 대한 특성의 이해와 실제적인 양육의 솔루션을 제공해 성공하는 아이를 키우고자 하는 부모의 지원을 위해 많은 부모들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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