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늦된 것 같아 고민이에요
우리 아이가 늦된 것 같아 고민이에요
  • 칼럼니스트 김정아
  • 승인 2018.01.19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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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시원한 육아 Q&A] 평균? 너무 따지지 마세요

Q. 20개월의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주변의 또래 아이들을 보면 대화도 잘 통하는 것 같고 혼자서 놀이도 잘 하는 것 같은데 저희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기저귀도 늦게 떼고 말도 늦고 놀이도 잘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체 제가 무엇을 잘 못해 주고 있는 것일까요?

평균이라는 함정에 빠지면, 우리 아이가 늦된 아이가 되기도, 영재가 되기도 합니다. ⓒ베이비뉴스
평균이라는 함정에 빠지면, 우리 아이가 늦된 아이가 되기도, 영재가 되기도 합니다. ⓒ베이비뉴스

◇ 아이의 모든 발달 과정이 궁금한 부모들

A. 첫 자녀가 돌쯤 되는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많이 듣게 되는 질문 중 하나가 “언제 ~을 하기 시작할까요?”입니다.

아이들이 태어나서 목을 가누지 못해 쿠션 하나 옆에 두는 것도 조심스러웠던 시간을 지나, 목에 힘이 생기면서 눈을 맞추기 시작합니다.

팔 하나가 옆구리 아래 끼어 낑낑거리다가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면서 왜 그리 열심인지 옆으로 돌기를 시도하더니, 어느 순간 뒤집기에 성공하며 천장이 아닌 바닥이라는 세상을 눈에 담습니다.

엄마가 눕혀준 자리의 천장과 바닥에 만족하지 못한 우리 아기는 이제 더 넓은 세상을 눈에 담고 싶어 앞으로, 앞으로 영차영차 팔과 허리에 힘을 주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어쩌다가 뒤로 가기도 하고, 우연히 벽에 발바닥이 닿으며 부딪혀 앞으로 가기도 하기를 반복하더니 어느새 네 발이 되어 자유자재로 이동하면서 집안의 물건들을 장난감으로 만들어 놓지요.

그리곤 더 넓은 세상을 눈에 담기 위해 영차영차 무릎과 허리에 힘을 키워 드디어 일어서 첫걸음을 떼었습니다.

아이들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한 발 한 발 향해가고, 우리 부모님들은 ‘아빠, 엄마’라는 이름에 조금 더 가까워지면서 온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 평균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마세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부모님들, 그때의 감동과 기쁨들, 상세한 기억까지는 아니어도 그 순간이 어슴푸레하게나마 떠오르시나요?

가끔 이런 과정에서 조바심내는 부모님들을 보게 됩니다.

요즘 출산 후 조리원을 이용하는 어머님들이 증가하면서 이른바 ‘조리원 동기’들과 아이들의 발달 상태를 공유하기도 하고, 다양한 육아 정보들을 접하게 되는데 다른 아이들은 벌써 기어 다닌다는데, 평균적으로 우리 아이 월령이면 기어 다닌다는데, 아직 우리 아이는 뒤집기도 하지 못해 갑자기 세상 가장 예쁘고 목 가누는 것도 기특하기만 하던 아이가 늦된 것 같습니다.

반대로, 아직 ‘평균’적으로 걸을 때가 되지 않았는데 기특하게 우리 아기가 벌써 잡고 일어나려고 시도합니다. 아무래도 영재인 것 같아 양손을 잡고 걷기 연습을 시키기도 합니다.

‘평균(average)’이라는 단어의 함정에 빠져 잠시 우리 아이가 늦된 아이가 되기도, 영재가 되기도 합니다. 평균에는 편차(deviation)가 존재하는데 이 편차를 염두에 두지 않고 평균 월령이 지나가면 조바심이 생기고 이보다 빠르면 괜스레 어깨가 으쓱해지게 되는 것이지요.

◇ 첫걸음 언제 떼었는지, 그게 중요한가요?

혹시 우리 어머님들은 몇 살에 기었는지, 첫걸음은 언제 떼었는지 알고 계시나요?

아마도 어머님의 부모님들은 그 일자까지는 기억하지는 못하시겠지만, 그 순간의 감동만큼은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흔히 100세 인생이라고 합니다.

100세 인생에 있어 남들보다 조금 빨리 걷고, 조금 빨리 기저귀를 떼고, 조금 빨리 말을 하게 된다고 해서 그 아이의 인생이 조금 더 성공적으로 변하고 앞서 나가는 인생이 될까요?

아이들의 경이로운 발달의 순간이 100세 인생에서 출생 후 150일에 이뤄졌는지, 170일에 이뤄졌는지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까요?

불행은 남과 비교했을 때 시작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를 있는 그대로 우리 아이로 봐 주시고, 하루하루 날짜를 세면서 다음 발달 과업을 위해 조급하게 아이의 다음 행동을 기다리기보다는 현재의 모습을 조금 더 즐기고 조금 더 현재의 우리의 아이에게 사랑을 주시면서 이 순간을 즐겨보시면 어떨까요?

어머님 앞의 우리 아이의 지금 모습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모습입니다.

덧붙이자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생후 4개월부터 71개월까지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영유아 건강검진을 무료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해당 검진에서 발달평가와 건강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 검진에서 이상소견이 없다는 가정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정아는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했고, 어린이집에서 10여 년간 교사로 근무한 후 원장으로 재직하며 다양한 상황에서의 자녀 양육을 위한 도움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보육교사들의 보수교육을 진행하는 멀티캠퍼스에서의 강사 활동을 통해 보육교사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실제 학령 전기의 두 딸을 양육하고 있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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