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에는 이온 음료가 도움이 된다?
장염에는 이온 음료가 도움이 된다?
  • 칼럼니스트 이대용
  • 승인 2018.01.22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흔한 소아질병 Q&A] 영유아 장염에 대한 오해와 진실

아니나 다를까. 올 겨울도 예년처럼 장염 환자들이 외래와 응급실을 채우고 있습니다. 노로, 로타, 아데노. 낯설기도 하면서 들어본 적도 있는 것 같은 친하고 싶지 않은 이름의 녀석들이 소중한 내 아이의 장을 해치고 괴롭히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부모와 아이들의 고생 역시 만만치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장염과 관련한 특히 영유아에서의 몇 가지 기본 상식과 오해들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들이 잘못 알고 있는 장염에 대한 정보 중에는 장염이 생기면 우유나 분유를 먹으면 안 된다는 것도 있다. ⓒ베이비뉴스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들이 잘못 알고 있는 장염에 대한 정보 중에는 장염이 생기면 우유나 분유를 먹으면 안 된다는 것도 있다. ⓒ베이비뉴스

Q. 장염이면 우유나 분유를 먹으면 안 된다?

장염에서는 우유나 분유와 같은 유제품을 먹이지 말고 미음만 먹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일반적으로 장염에서는 평소 먹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장점막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굳이 금식을 시키지 않고 평소의 식이를 지속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염 초기 구토가 반복될 때에는 바이러스 등에 의한 장마비 증상으로 인해 물만 먹어도 구토가 반복되곤 합니다. 그러할 때에는 잠깐 식이를 건너 뛰거나 소화하기 편한 음식을 소량씩 먹인다거나 필요할 경우에는 수액 치료를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구토 증상이 없어 어느 정도 음식 섭취가 가능하고 설사만 있다면 굳이 금식을 지속할 필요는 없는데, 이 때에도 유제품을 금기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영유아 장염에서는 초기 증상 이후에 2차적으로 일시적인 유당불내증이 2~3주까지도 지속될 수 있는데, 유제품의 소화가 힘들어 묽은 변과 가스가 더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 때에도 유제품 자체가 장을 나쁘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는 설사 증상이 좀 더 오래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흔히 설사분유라고 하는 무유당 분유의 섭취가 도움이 됩니다.

간혹 장염 초기부터 설사분유를 권유받기도 하는데, 영유아 장염 초기 이후 유당불내증으로 인한 만성 설사 때에는 도움이 되지만, 장점막의 염증이 시작되는 초기에는 큰 효과가 없을 수 있기 때문에 설사 시작했다고 하여 무조건적인 설사분유의 섭취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또한 제품에 따라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단기간(5일)만 사용가능한 외국 제품보다는 2주 가까이 사용할 수 있는 국내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Q. 장염에는 이온 음료가 도움이 된다?

장염 때에는 구토와 설사로 인한 탈수가 문제되기 때문에, 적절한 영양 공급과 탈수 예방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경우 전해질 용액이 도움된다고 흔히 알려져 있는데, 이 때 이야기 하는 전해질 용액은 마트에서 파는 스포츠 이온 음료와는 다릅니다. 스포츠 이온 음료에 포함된 당 성분은 삼투압 증가를 통해 설사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특별히 조제된 전해질 용액이 탈수 회복에 도움이 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해질 용액 또한 깨끗한 물을 손쉽게 공급받을 수 있고, 수액치료를 쉽게 받을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나라에서는 전해질 용액이 수 많은 생명을 살리는데 도움이 되었지만, 깨끗한 수분 섭취가 가능한 대한민국에서는 경구로 수분 공급을 해주면 되고, 수분 섭취조차 힘들만큼 구토가 반복될 때에는 단기간의 금식 및 수액 치료가 더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장염에는 지사제 사용은 필수?

진료실에서는 저 역시 설사가 심한 경우에 지사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교과서적으로는 지사제를 통해 대변 배출을 억제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무분별하게 지사제를 사용하기 보다는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나 '비피토박테륨'(Bifidobacterium) 등과 같은 지사 효과를 나타내는 유산균 정도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탈수를 유발할 정도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의 배변과 가스 배출이 복통 감소와 장내 균 배출에 더 도움이 됩니다.

Q. 장염은 탈수 외에는 다른 문제가 없을까?

발열,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있다면 원인에 상관없이 장염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장염에서도 탈수 외에 장중첩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장염인 줄 알았으나 급성 충수돌기염과 같은 다른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장염이 반복될 경우에는 크론병 등의 만성질환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장염과 다른 이상이 의심된다면 전문가의 진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한평생을 사는 동안 수도 없이 걸리게 되는 장염입니다. 나이가 먹을수록 어느 정도의 면역과 탈수에 대한 방어력이 생기기 때문에, 성인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쉽게 탈수에 빠질 수 있는 우리 아이들에서는 치료와 함께 예방이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장염에 대한 오해가 아닌 누구나 알고 있는 진실 한가지. 장염의 예방에는 손 씻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 모두 어렵지 않은 상식의 실천을 통해 보다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이대용은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조교수이며 소아위장관영양 세부전문의이다. 위장관 질환과 모유영양에 대한 진료와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또한 2012년, 2017년에 태어난 두 아들의 아빠로서 육아는 책과 입으로 하는 이야기와는 다름을 몸소 느끼고 있는 중이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