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호기심도 만들어 줄 수 있나요?
아이의 호기심도 만들어 줄 수 있나요?
  • 칼럼니스트 김지연
  • 승인 2018.01.30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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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사회성 Q&A] 아이의 자발적인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방법

Q. 우리 아이는 36개월 여자 아이입니다. 또래보다 발달이 빠른 편이라 사교육과 각종 교구들을 일찍 접했습니다. 하지만, 짜증이 늘고 쉽게 산만한 행동을 보이기도 하여 사교육은 중단하고 집에서 엄마와 교구들을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아이가 집에서 노는 것을 재미없어 합니다. 집에서 혼자 노는 것에 대한 방법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엄마가 어떻게 놀이를 가르쳐줄 수 있을까요?

우유팩과 요구르트 병 탐색 후 인형에게 우유를 주며 역할놀이로 발전시켜 볼 수 있다. ⓒ김지연
우유팩과 요구르트 병 탐색 후 인형에게 우유를 주며 역할놀이로 발전시켜 볼 수 있다. ⓒ김지연

◇ 놀이는 주입식이 아닙니다

보통 36개월의 시기에는 신체 활동이 늘어나고 그로 인해 자신의 신체 능력을 파악해 갑니다. 언어도 발달함으로 여러가지 요구를 하며, 고집을 부리기도 하지만 조금씩 몸과 마음을 조절하는 힘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스스로 도전 가능한 일들이 늘어나며 새로운 것에 관심을 보이는 시기입니다. 상호작용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놀이로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사교육의 환경들은 집에서 보다 훨씬 자극적으로 다가옵니다. 스스로 원하기도 전에 화려한 장난감과 교구들이 준비돼 있었고 가지고 놀기만 하면 그만이었습니다. 늘 갖고 노는 장난감으로 집에서 하는 놀이는 무미건조하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당연히 무엇을 하고 놀아야 할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상황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을 것 입니다.

이 아동에게는 엄마가 주는 자극이 아닌 아이의 호기심에 따른 자발적인 탐색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질문에도 나와 있듯이, 여전히 엄마는 놀이도 ‘가르쳐야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놀이는 주입식이 아닙니다. 학습적으로 가르칠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발적으로 호기심을 갖도록 돕는 것이 먼저입니다.

◇ 놀이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가정내 산만한 환경을 제거하세요. 너무 많은 장난감도 좋지 않습니다. 놀이, 공부, 식사 등 한번에 한 가지만 하도록 하세요.

규칙적인 놀이 시간을 가지도록 하세요. 이 시간은 온전한 아이의 시간입니다. 이 시간에는 무엇을 하든 지지해주세요. 영상 매체가 아닌 놀이로 가득 채우는 시간이 돼야 합니다.

부모의 지나친 간섭으로 놀이 집중을 흐려 놓지 마세요. 또한 반대로 지나치게 허용적인 부모의 태도도 아이의 자율성을 키우는 것에 좋지 않습니다. 갑자기 변하는 엄마의 태도에 아이는 당황할 수 있습니다. 해도 되는 일과 아닌 일에 일관성 있는 태도로 적당한 경계를 일러주세요.

실생활에서 접해본 물건들을 아이의 눈에 띄는 장소에 올려두세요. 평소 부모님이 다루는 물건에 대해 탐구하며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 장난감 외에도 놀잇감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건들을 아이가 만질 수 있도록 제공해주세요. 예를 들면 우유팩, 요구르트 병, 화장품 통, 신문지, 상자, 뭉치 실 등 위험한 물건을 제외해 평소 흘릴까, 혹은 더러워질까 걱정돼 제공하지 못했던 물건을 깨끗이 씻고 햇볕에 말려 아이에게 잘 보이는 곳에 하루에 1~2개 올려둡니다.

아이는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고 스스로 만져보며 살펴보게 됩니다. 단, 관찰하고 탐구하는 시간은 부모와 함께해도 좋습니다. 대화를 하며 함께 던져도 보고 구겨도 보다보면, 아이가 새로운 놀이 방법을 찾아내어 재미를 찾아가게 됩니다.

최근 유튜브에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방법에 관한 영상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열광하는 이 프로그램을 저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렇게 같이 연구하고 탐구하는 시간을 부모가 함께 해주지 않아, 아이들이 그런 영상에 대리 만족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동영상을 보여주기보다 부모가 함께 탐구해보세요.

만약, 포크레인 장난감에 관심을 보이는 아동에게는 "이건 여기가 뾰족하고 구부러진다.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 하는 것 같은데?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하고 흉내내기)", "또 어떤 모습이 있어?" 하고 탐구하도록 유도해 보기도 합니다.

탐구 후에는 적극적으로 혼자 해볼 수 있는 놀이 시간을 주세요. 장난감을 끌거나 바닥에 던져보도록 해주세요. 지나치게 몰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상황이라면, 아이가 하는 행동에 의성어나 의태어로 한번 소리를 흉내 내며 관심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세요. 아이는 상호작용하고 있다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또래 간 역할 놀이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필자의 아이는 우유팩을 보고 직접 우유를 먹는 시늉을 해보고 빨대도 꽂아보더니 인형들에게 우유를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빈 우유 팩 속에 우유가 없다고 해, 물을 조금씩 부어주기도 했습니다. 이 때 ‘우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언어도 발달시키고, 무겁다 와 가볍다, 물에 젖는다 등을 자연스럽게 습득했습니다. 이후 인형과의 대화를 끊임없이 진행하는 것을 봤습니다.

질 좋은 교구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규칙적인 놀이 시간과 그와 동시에 부드러운 부모의 음성, 상호작용이 함께 어우러진다면 특별한 기관을 보내지 않고도 충분히 사회성 놀이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김지연은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동심리치료 전문가로, 현재 부산의 연세i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교육상담심리학 석사로 현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아출판의 칼럼을 시작, 현재는 언론사 칼럼란에 사회성 기술(Social Skill) 및 심리 관련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상담 시 가장 많이 듣는 '부모가 어떻게 해주면 될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통해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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