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치면 오히려 악을 쓰는 아이, 어찌하죠?
야단치면 오히려 악을 쓰는 아이, 어찌하죠?
  • 칼럼니스트 김지연
  • 승인 2018.03.14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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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아이의 사회성 Q&A]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가르치기

Q. 38개월 아이입니다. 최근, 말을 너무 안 듣습니다. 제가 야단을 치면 아이는 오히려 저에게 악을 씁니다. 어떨 땐 회초리를 들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부모인 저도 분노 조절이 어려울 지경입니다. 도와주세요.

볼링 놀이로 감정 조절에 따른 결과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김지연
볼링 놀이로 감정 조절에 따른 결과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김지연

A. 부모님의 고충이 느껴집니다. 아장아장 걸으며 부모만 쫓아다니던 아이가 어느새, 부모 말을 듣지 않으니 당연히 화가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38살이 아니라 38개월입니다. 38개월 아이의 생각으로 아이의 태도를 이해하셔야 합니다.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고 본능에 충실한 아이들은 모든 일의 판단 기준이 자기 자신입니다.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할 뿐입니다. 화가 나면 화내는 것은 당연합니다. 화나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단, 화를 낼 때 하는 나쁜 행동에 대해서는 지적하고 규칙을 정해 올바르게 감정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1. 아이들은 감정을 조절한다는 행위의 정확한 의미를 모릅니다

‘조절’이라고 함은 무언가 균형 있게 맞춰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럼 ‘감정조절’은 마음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8개월 아이에게 자기 감정을 조절하라고 한들, 얼마나 할 수 있을까요? 자기 감정의 종류도 정확히 모르는 아이가 감정 조절을 한다고 하는 것은 부모님의 바람이기만 합니다.

소리 지른다는 행동을 예로 들면, 소리를 지르는 아이의 입장에서는 그 힘의 약함, 중간, 강함이 있고 받아들이는 부모 입장에서 허용 가능한 소리의 크기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이를 조절하라고 하면 어느 정도 하라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전혀 화를 내지 못하도록 억누른다면 그것은 나중에 더 큰 문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 허용 가능한 감정 표현의 방법과 강도를 정확하게 알려주세요.

2. 감정 조절을 함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를 눈으로 보여주세요

볼링 놀이로 감정 조절에 따른 결과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볼링 핀에 화가 나는 대상의 얼굴 그림을 붙일 수 있도록 합니다.

“OO이 물건을 친구가 가져가면 어떤 기분일까? 한번 던져볼까?”, “엄마가 OO이의 마음을 몰라주면 어떤 기분일까?” 등의 질문을 하면 자신의 기분대로 공을 던지게 될 것입니다. 아이가 공을 던지는 강도에 따라 엄마는 아이의 기분을 공감해주면 됩니다.

그리고 얼굴이 있는 볼링 핀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자신의 감정에 따라 상대방도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끔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또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상대방의 반응도 달라질 수 있음을 감정이입을 통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볼링 놀이 세트가 없다면 일반 공으로도 가능합니다. 축구처럼 발로 차거나 던지는 것으로 조절의 의미를 가르쳐 줄 수 있습니다. 약하게 차기, 세게 차기, 더 세게 차기 등으로 단계를 조절해 아이의 감정을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3. 체벌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부모님이 회초리를 드는 것은 한번이 어렵지 두세 번은 쉽습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비슷하게 한번이 무섭지 두세 번은 무섭지도 않습니다. 아프긴 하지만 맞았던 상황의 공포와 화난 감정만 남을 뿐, 내가 잘못해서 맞았다고 자책하는 38개월은 아무도 없습니다.

오히려 그와 같은 폭력적인 행동을 타인에게 하기 쉽습니다.

책에서 순종 하는 병(Pathological Compliance)이라는 글을 보고 크게 공감한 적이 있습니다. 이 병은 자신의 속마음과 상관없이 부모의 뜻을 따르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억압하는 병이라고 합니다.

그 억압이 내부적으로 쌓이면 부모와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게 되고, 아이는 더욱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고 살아가게 됩니다.

‘말 좀 들어라’의 ‘말’은 부모가 정한 규칙이라고 합니다. 부모만 정한 규칙으로 무조건 순종하길 바라기보다 우리 가족이 해도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자녀와 함께 구분해, 가족의 규칙에 대해 계속해서 일러주세요.

당장의 결과를 바라지 마시고, 계속해서 반복해주세요. 일관성 있는 부모의 태도가 아이를 올바르게 양육하게 될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지연은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동심리치료 전문가로, 현재 부산의 연세i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교육상담심리학 석사로 현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아출판의 칼럼을 시작, 현재는 언론사 칼럼란에 사회성 기술(Social Skill) 및 심리 관련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상담 시 가장 많이 듣는 '부모가 어떻게 해주면 될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통해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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