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이대로 스마트폰을 보여줘도 될까요?
아이에게 이대로 스마트폰을 보여줘도 될까요?
  • 칼럼니스트 이기선
  • 승인 2018.04.12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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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 어떻게 이해할까] 영아기의 스마트폰 사용

Q. 3살 사내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아이가 최근 밤마다 울고 보채는 날이 많아져 많은 고민 끝에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를 스마트폰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이가 딴짓 안하고 조용하게 보는 것은 좋은데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찜찜합니다. 아이에게 이대로 스마트폰을 보여줘도 될까요?

3세 이전의 영아가 스마트폰을 혼자 보면서 시간은 보내는 경우, 영아의 뵈발달에 저해가 됩니다. ⓒ베이비뉴스
3세 이전의 영아가 스마트폰을 혼자 보면서 시간은 보내는 경우, 영아의 뵈발달에 저해가 됩니다. ⓒ베이비뉴스

A. 우선 아이가 밤마다 울고 보채는 날에 어머님이 밤잠을 못주무시고 몸도 맘도 힘드셨을텐데, 고민도 많이 하시고 이렇게 질문을 하시는 중에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아이를 바라보실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영유아기 자녀를 두신 어머님들은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걱정이고 불안하지요.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스마트폰을 아이가 혼자 보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뇌 전문가들이 밝혀놓은 바가 있습니다. 즉, 3세 이전의 영아가 스마트폰을 혼자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 영아의 뇌발달에 저해가 됩니다. 질문의 요지를 짚어 보겠습니다.

첫째, 3세아에게 스마트폰을 주면 뇌발달에 저해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둘째, 울고 보채던 아이가 스마트폰은 어떻게 잘 볼까요? 셋째, 아이를 걱정하면서도 스마트폰을 주는 엄마의 심정은 무엇일까요?

첫째, 우리식으로 세 살은 정확히는 아직 만 2세가 되지 않은 경우입니다. 생후 만 2세까지를 '영아'라고 부릅니다. 영아는 감각적으로 세상을 학습하는 시기입니다. 즉, 영아는 주로 엄마와 상호작용하면서 엄마라는 대상을 알아갑니다. 엄마는 엄마 고유의 냄새를 발산하면서 영아의 눈을 마주하고 어루만지며, 옹알이에 반응해주고 밝은 미소를 보냅니다. 그러면 영아도 엄마가 하는 것처럼 반응하면서 즐거워합니다. 이런 둘 간의 상호작용을 경험하고 엄마 품에서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두뇌가 발달합니다. 두뇌발달은 두뇌만 별도로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영아의 신체적인 만족감과 정서적인 즐거움이 충족될 때에 정서적, 인지적인 발달까지 통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둘째, 폰에서 쏟아져 나오는 정보를 영아가 혼자서 접하면, 폰에서 움직이고 소리나는 자극에 영아는 일방적으로 가격(加擊)을 당합니다. 그 때, 영아의 두뇌는 건강한 자극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충격을 받습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아이가 폰을 가지고 잘 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이의 뇌는 상처받고 있습니다. 엄마와 감각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자극이 건강한 자극이고, 이 자극은 영아의 사고(thinking)를 유발해 두뇌를 건강하게 발달시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일방적인 자극은 단지 흡수만 될 뿐이기 때문에, 영아의 두뇌 발달을 저해합니다.    
 
셋째, 아이에게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하면서도 엄마들은 스마트폰을 주곤 합니다. 예전에 할머니들은 아이가 울면 사탕을 물려주곤 했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사탕의 달콤함에 울음을 그치곤 했지요. 할머니는 신체적으로 힘이 들어서 아이의 입장보다는 당신의 편안함을 추구합니다. 어머니들도 할머니처럼 에너지가 고갈되면 그럴 수 있습니다. 물론 아이가 소중하고 사랑스럽지만, 치대고 징징거릴 때에는 아이의 입장을 헤아리기보다는 엄마에게서 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게임에 빠지기 시작하는 경로는 부모님이 놀아주지 않아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서는 심심하고, 스마트폰은 지루한 시간을 보내줍니다. 그렇게 시작한 '폰놀이'가 아이의 뇌발달을 저해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합니다.
 
아이가 울면 스마트폰을 주기 전에, 울음의 이유를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것이 어렵다면, 엄마가 어디선가 에너지를 빼앗기고 있지는 않은지 찾아보세요. 정작 아이에게 줄 에너지가 고갈돼 있다면, 자기도 모르게 ‘육아는 힘들고 어렵기만 한 숙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밤에 우는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아이구, 우리 ○○이, 어디가 아파서 울까"라면서 아이의 온몸을 어루만져 주세요. 엄마의 어루만짐은 아이를 진정시키고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효과로 아이는 폰을 달라고 보채기보다는 엄마 품에서 편안히 잠들 수 있을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이기선은 동덕여대에서 아동학(학석박사)을 공부하고, 메가원격평생교육원 아동학과 교수, 동덕여대와 서울한영대학교 대학원 외래교수, 학교 밖에서는 부모교육전문가로, 함께하는아버지들의 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자녀와 싸우지 마라」, 「꼬마영웅 레니」, 저서로는 「봄의 요정 보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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