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6세 아들의 엄마입니다. 아이가 작년부터 어린이집을 다닌 이후로 전에 비하여 얼굴과 말투에 짜증이 섞여 있고, 아이가 저에게 무언가를 요구할 때 즉시 들어주지 않을 때는 울거나 화를 내기도 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아들보다 어린 동생을 돌봐주거나 다른 가사 일을 해야 할 때도 있기에 매번 아들이 만족할 만큼 요구를 들어줄 수 없지만, 아이의 짜증이 늘어가는 걸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짜증이 많아진 아들을 위해 엄마인 제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A. 아이가 어린이집 등원을 한 후로 엄마와 떨어져 낯선 환경에서 또래와의 생활에 적응을 하면서 새로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로 인해 아이의 감정과 정서에 변화가 생겼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아기 아동의 경우 대부분의 스트레스는 가정과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에서의 또래관계와 같은 일상생활에서 비롯됩니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아동에게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스트레스의 강도나 기간에 따라 아동의 성장과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아기 아동은 스스로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어려우므로 정서적으로 긴장되거나 부적응이 나타날 수 있기에 아이의 스트레스 대처를 위한 엄마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특히 감정이나 생각을 행동으로 외현화 하는 성향의 아이인 경우,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성격 면에서 다소 공격적이거나 과격해질 수도 있으므로 가정에서도 부모가 아이의 감정에 관심을 가져주셔야 합니다.
자기감정이나 생각을 언어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는 유아를 위한 스트레스 해소 방안으로 미술놀이가 매우 좋습니다. 놀이는 언어를 대신하여 억압되었던 감정을 보다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고, 미술 또한 정서표현의 대표적 수단이 되므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하여 놀이, 미술 모두 치료적인 접근을 도와주는 적합한 매개가 될 것입니다. 또한 힐링이나 발산을 위한 치료적 접근의 미술활동은 아이가 자신의 작품이 평가 되는 것이 아닌, 그 과정에서 재미, 표출, 엄마와의 긍정적 상호작용에 의하여 자기감정을 수용·인정받는 경험을 하게 합니다.
다음은 아이가 미술을 통하여 자신을 좀 더 개방적으로 표현하는 방안으로 필자가 미술치료 현장에서 시행하였던 몇 가지 활동을 가정에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Tip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TIPs!
ㆍ알록달록 뿜뿜- 8절~전지 사이즈의 화지, 일회용 컵(종이, 투명), 빨대, 스포이드, 분무기, 물감, 물, 녹말가루
미술놀이 주체인 아이의 활동을 최대화 하고 활동 후 엄마의 용이한 뒷정리를 위하여 신문지나 김장용 비닐 등을 넓게 펼칩니다. 그 위에 준비물을 배치한 후, 물이 담긴 일회용 컵에 아이가 원하는 물감을 짜며 색채 놀이를 하게 합니다. 색채놀이 물감 물을 초반에는 8절지에 빨대, 스포이드 등으로 불기, 떨어뜨리기, 퍼뜨리기, 드로잉 등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하고 4절지에도 유사한 방법으로 진행합니다. 마지막으로 새롭게 물감 물을 만들어 분무기 병에 잘 담은 후(아이가 주도하되 엄마의 지지와 도움이 필요함) 전지에 마음껏 발포하도록 합니다. 분무기를 여러 개 준비하여 다양한 색채를 표현하거나 물감 물에 녹말가루를 적절히 섞어 분무기 병에 담은 후 검정 전지에 발포를 하면 아이의 시각적 자극에도 좋습니다.
※스포이드, 분무기는 다 사용하고 남은 엄마의 화장품 용기 또는 섬유제 분무기 용기 등을 깨끗이 세척하여 재활용해도 무방함.
ㆍ스트레스 팍팍!- 달걀 껍데기 20-30개, 숟가락, 스푼 형 국자, 크레파스, 8절~4절화지, 신문지, 물풀, 매직(사인펜), 물감, 붓
깨끗이 씻어서 잘 건조시킨 달걀 껍데기들을 매직 또는 물감으로 자유롭게 색칠한 후 신문지 위에 깔아서 숟가락, 주걱, 스푼 형 국자 등으로 엄마와 달걀 부수기 게임을 합니다. 이 때 게임을 통하여 아이에게 약속, 규칙의 개념을 알려줄 수 있으며, 주의하실 점은 게임 시작 전에 미리 아이와 엄마의 협의 하에 게임 규칙을 정해서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게임이 끝난 후에 화지에 간단한 그림을 그려서 부서진 달걀 껍데기를 풀칠하여 작품으로 승화시킨다면, 아이에게 발산, 해소 뿐 아니라 성취감을 경험하게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스트레스나 발산 욕구에 따라 물감, 풀의 사용량이 많을 수도 있고, 무언가를 짜는 행위를 통하여 해소 시키고자 하는(물풀 사용의 이유)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셔서 재료 사용량에 자주 제한을 하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본 미술놀이의 중요 목적은 아이에게 엄마와 함께 신나고 재미있는 활동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며, 아이가 엄마의 지지와 공감을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을 회복하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활동 중에는 아이에게 “바닥에 물감을 묻히면 안 돼”, “치우면서 해” 등과 같은 통제의 말이나 아이가 마음껏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에 한계를 주시지 않도록 활동 후에 정리정돈을 아이 혼자가 아닌 엄마가 함께 하시면 좋습니다.
*칼럼니스트 김지인은 한양대학교에서 예술치료교육 석사 학위 취득 및 아동심리치료 박사 과정 중에 아동청소년을 비롯한 성인의 심리, 정서를 담당하는 예술치료사로 활동 중 이다. 또한 한국통합예술치료개발원의 프로그램개발 연구원이며, 정신과, 학교, 상담소, 공공기관 등의 다양한 임상 현장 경험이 있으며, 인천, 경기 지역 중·고교에서 심리치료 강의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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