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기운처럼 활기가 넘쳐나는 요즘, 아이들도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고 실내외에서 더욱 활발히 신체놀이를 즐기게 됩니다. 몸을 이용한 거친 신체놀이(Rough-and-Tumble Play)는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기본적이고 자연스러운 놀이로 신체, 언어, 인지, 사회·정서 등 전인적인 발달을 돕는 중요한 놀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칫 위험해 보인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놀이로 간주되거나 부모의 바쁜 일상으로 인하여 기회가 제한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거친 신체놀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고 안전하고 유익한 놀이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거친 신체놀이는 무엇인가요?
거친 신체놀이는 레슬링, 잡기놀이, 소파 위로 몸 던지기 등 재미를 위해 서로를 치고 잡고 뒹굴며 몸을 이용해 노는 놀이로, 친구와 함께 싸우는 척하는 가장 놀이도 포함됩니다.
▶공격적 행동과 거친 신체놀이 달라요!
- 거친 신체놀이는 공간이나 놀잇감 소유에 대한 경쟁심이 수반되지 않음
- 거친 신체놀이에서는 공격적인 행동을 할 때에도 미소를 짓거나 웃는 등 긍정적인 정서가 나타남
- 공격적인 행동은 상대방에게 해를 입히려는 의도가 반영되는 반면, 거친 신체놀이는 힘을 조절하여 사용함
- 거친 신체놀이에서는 치고받고, 쫓고 쫓기는 역할이 일방적이지 않으며, 서로 역할을 바꿔가며 놀이를 지속함
- 놀이 후에도 심리적, 육체적 거리감이 생기지 않고, 대부분 우호적인 관계로 발전됨
◇ 거친 신체놀이는 교육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나요?
ㆍ다른 사람과 놀이하면서 자신의 신체를 조절하고 통제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ㆍ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고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해보는 기회가 됩니다.
ㆍ에너지를 발산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여 부정적인 정서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ㆍ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타협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해보며 의사소통 기술을 익힐 수 있습니다.
ㆍ놀이 중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해결 능력을 기릅니다.
◇ 거친 신체놀이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요?
1. 거친 신체놀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보고 제한하지 마세요.
거친 신체놀이가 주는 교육적 효과는 다양합니다. 무조건 제한하다보면 거친 신체놀이가 이루어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아이도 거친 신체놀이 자체를 부정적인 놀이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거친 신체놀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해주세요.
2. 충분한 공간과 환경을 마련해주어 안전하게 놀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공간이 좁으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신체놀이 시 탁자나 가구 등을 치워 충분한 공간을 마련해주고 매트 등을 활용하여 안전하게 놀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집 안의 공간이 여유롭지 않을 때에는 넓은 실외를 활용하여 맘껏 뛰놀게 해주세요.
3. 관찰하면서 적절한 개입을 통해 위험한 상항을 예방해주세요.
또래 혹은 형제들과 거친 신체놀이를 할 때에는 옆에서 잘 살펴보면서 놀이가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부모가 곧바로 놀이를 제한하거나 개입하기보다는 아이들의 표정, 공간의 안정성, 놀이 전개 상황 등을 살펴보고, 위험한 상황으로 넘어가기 전에 안전에 유의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적절한 개입을 통해 거친 신체놀이가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합니다.
4. 규칙을 만들어 지키며 놀이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안전하게 놀이 할 수 있는 기준을 알려주거나 방법을 아이와 함께 생각해보면서 규칙을 만들어보세요. “어떻게 하면 다치지 않고 놀이할 수 있을까”, “부엌 근처에서 노니까 물건이 떨어질 수 있어서 위험하네. 어디에서 놀이하는 것이 좋을까” 등 아이 스스로 안전하게 놀이 하는 방법을 생각하여 규칙을 만들고 이를 지키며 즐겁고 안전한 신체놀이를 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세요.
5. 사회적 기술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부모와의 놀이를 통해 아이는 사회적 기술을 배우고 또래와의 놀이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구체적인 사회적 기술이나 놀이방법을 안내해주고 자녀가 자연스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좋은 모델링 대상이 돼주세요. 예를 들어 “같이 레슬링 놀이를 하니까 참 재밌다. 그런데 엄마는 이렇게 네가 너무 세게 밀치니까 아프다. 놀이로 할 때는 좀 더 살살 해줄 수 있겠니”라고 말하며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칼럼니스트 김온기는 유아교육 전문가로 현재 푸르니보육지원재단 대표로, 연세대 아동학과, 교육대학원 강사와 겸임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연세대 아동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에서 유아교육학 석사학위를, 연세대에서 아동가족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연세대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교사, 원감, 책임연구원), 삼성 선릉어린이집 원장, 푸른보육경영 이사, 한국보육진흥원 평가인증국장을 역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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