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 꼭 해야 하나요?
산후조리 꼭 해야 하나요?
  • 칼럼니스트 황수웅
  • 승인 2018.05.08 13: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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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아빠 육아일기] 아내의 산후조리 도와주기

"산후조리 꼭 해야 하나요? 서양에서는 아기 낳고 바로 찬물로 샤워한다는데?"

산후조리에 대해서 찾아보면 이런 글이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인터넷의 어떤 글에서 유럽 남자와 한국 여자의 산후조리에 관한 이야기를 봤습니다. 한국 아내가 3주간 산후조리를 하겠다고 하니, 유럽 남편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산후조리가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문화인가요?

서양인은 산후조리를 하지 않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아시아인들은 산후조리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산후조리 기간은 최소 2~3주, 그 이후에도 100일가량은 몸조심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산모는 출산 후 또다시 호르몬의 변화로 단기간에 많은 변화를 겪게 되기 때문이죠. 신체적으로는 임신 전처럼 홀몸의 상태로 바뀌면서도, 젖이 도는 등 엄마의 몸이 됩니다. 정신적으로는 이유 없이 눈물을 흘리는 등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고 산후 우울증을 겪기도 합니다.

◇ 산후도우미가 있어도 둘만으로는 역부족

아내와 저는 산후조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산후조리는 산후도우미를 불러서 집에서 할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그 생각은 출산 3주를 남겨놓고 바뀌었습니다.

"집에서 산후조리 안 하고, 산후조리원에 들어가야겠어."

"갑자기 왜 생각이 바뀌었어?"

"산후도우미가 출퇴근하기 때문에, '씩씩이' 돌보려면 결국 밤에는 계속 깨야 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잔다고 하네."

"내가 밤에 도와주면 될 거 같은데?"

"밤에 도와주면 다음 날 출근하기 힘들잖아. 게다가 교대 근무하는데, 밤에 일하러 가면 우리 둘 다 힘들 거 같아서"

부모님과 다른 지역에서 사는 맞벌이 부부에게는 산후조리원이 최선의 선택이었죠. 그렇게 남들은 벌써 끝낸 산후조리원 탐방을 임신 10개월차에 하게 됐습니다.

◇ 늦은 산후조리원 탐방

산후조리원을 결정하기 전에 산후조리원 탐방 혹은 투어라고 불리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으려고 했지만 쉽사리 선택할 수 없었어요. 후기가 아주 좋은 곳은 빈방이 전혀 없었고, 방이 남아 있는 산후조리원은 후기의 호불호가 제각각이었습니다. 결국 마음에 드는 곳을 고르려면 직접 가서 둘러보는 수밖에 없었죠.

"이제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어차피 다른 곳에 가봐도 남은 방 없습니다. 여기로 결정하세요."

처음 방문한 산후조리원에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하지만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 방을 보여주겠다며, 노크도 없이 개인이 배정받아서 사용 중인 방의 문을 벌컥 열어서 보여줬기 때문이죠. 이런 곳은 우리가 들어와 있더라도 언제든 이렇게 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두 번째 방문한 산후조리원에서 남은 방은 외부 창문 없는 감옥 같은 느낌의 독방이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게 알아보았구나 하는 후회를 하였지만, 그렇다고 연예인이나 갈 법한 1주일에 천만 원짜리 산후조리원에 갈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후회를 안고, 세 번째 산후조리원을 방문했습니다.

햇볕이 잘 드는 산후조리원 창문 ⓒ황수웅
햇볕이 잘 드는 산후조리원 창문 ⓒ황수웅

세 번째 산후조리원을 둘러보고 상담하면서 결정을 했습니다. 아내의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방이 크지는 않지만 창문도 있고, 밖에 강도 보이고, 공용 공간도 깔끔하고, 전체적으로 좋은 거 같아."

"다른 곳 더 안 둘러봐도 괜찮겠어?"

"집도 가까우니까, 여보 왔다 갔다 하기에도 좋을 거 같아."

"게다가 남편 밥도 신청하면 같이 먹을 수 있대. 나 없이 혼자 밥 먹기 싫으면 여기 와서 같이 먹자."

산후조리를 끝내고 집에 돌아온 아내는 산후조리원을 잘 선택했다고 이야기했어요.

"집에서 혼자 산후조리를 했으면 힘들고 외로웠을 텐데, 같은 시기 아기를 키우는 조리원 동기들이 있어서 너무 좋았어."

그리고 조리원 동기들과는 각별하다는데, 지금은 다른 지방에 멀리 떨어져 있지만 두 돌이 지난 지금까지도 연락하고 지내고 있어요. 발달과정이 비슷한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같은 주제를 공감도 하고 서로 힘이 된다고 합니다.

모자동실이 가능한 시간에 아기를 사랑스럽게 안고있다. ⓒ황수웅
모자동실이 가능한 시간에 아기를 사랑스럽게 안고있다. ⓒ황수웅

◇ 산후조리원의 다양한 운영방식

▲신생아실에 산모 출입 가능 여부 및 모유 수유 방법
▲24시간 모자 동실, 일부 시간대 모자 동실, 24시간 모자별 실
▲남편만 입실 숙박 가능한 곳, 첫째 아이도 가능한 곳, 입실 숙박 불가능한 곳
▲남편만 입실 면회 가능한 곳, 모든 사람 면회실에서만 면회 가능한 곳
▲휴게실, 좌욕실, 마사지실 등 개별 공간과 공용공간의 범위
▲조리원 생활 간 동기들과 교류가 있는 곳
▲산모 외출 가능한 곳, 불가능한 곳
▲남편 식사 가능한 곳, 불가능한 곳

 *칼럼니스트 황수웅은 3살의 딸을 직접 육아하는 아빠이며, 아기 성장동영상을 제작하는 '앙글방글'의 대표입니다. 딸이 태어나기 전에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으나, 육아를 위해 3개월의 육아휴직 후 퇴사를 하고 직접 육아하고 있습니다. 아빠가 하는 육아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려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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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rod**** 2018-05-13 21:10:06
산후조리.... 저도 곧 출산 앞두고 아직도 고민중이네요...
미국 스타일로 산후조리 신경 안쓰자니 나중에 산후풍으로 고생할거고,
산후조리원이냐 산후도우미냐 문젠데....
집에 다른 사람 들이기가 꺼려지면 산후조리원이 좋다고는 하는데 가격이 만만치가 않으니
여러가지로 고민만 많아집니다 ㅠ_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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