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두발자전거를 처음 타던 날
[주부아빠의 독립육아] 아이의 독립심을 키워주는 부모의 마음가짐
저희 집 큰 딸이 처음으로 두발자전거를 탄 날이었습니다. 혹시나 넘어질까 봐 무서운 딸은 “아빠, 꽉 잡아요”라며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혹시나 넘어질까 봐 걱정되는 아빠도 딸에게 소리칩니다.
“알았어. 걱정 말고 페달을 멈추지 말고 계속 돌려!”
그렇게 비틀비틀 대던 자전거가 어느새 균형을 잡고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아이의 자전거를 뒤에서 잡아주던 아빠의 손도 저도 모르게 떼어졌습니다. 점점 멀어지는 아이와 자전거를 아빠는 바라봅니다. 걱정스러운 마음 반, 대견스러운 마음 반.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의 손이 필요했던 아이도 자라면서 하나, 둘씩 스스로 하기 시작합니다. 미운 네 살 정도 되면 얼마나 자기주장이 강한지 모든 걸 혼자 하려 합니다. 물론 서툴러서 결국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지만요.
언제까지 부모가 챙겨줘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은 없습니다. 밥은 언제부터 스스로 먹게 해야 하는지? 옷은 언제부터 혼자 입게 해야 하는지? 아이의 발달이 제각각이니 부모들도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그러다 옆집 아이가 우리 아이보다 빠르면 조바심이 들기도 합니다.
갓난 아이부터 키운 부모는 자연스레 아이에 대한 애착심이 생깁니다. 어릴 때는 스스로 우유를 찾아 먹지도 대소변을 가리지도 못하니까요. 그렇게 부모의 손이 24시간 필요한 아이들도 결국에는 조금씩 커갑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스스로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부모와의 충돌이 생기게 되죠. 아이는 혼자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부모는 여전히 혼자서는 불안하는 생각으로 각자의 의견만 내세웁니다.
저 역시 아이가 두발자전거를 타게 하는 데에 고민이 있었습니다. 네발자전거는 넘어질 일도 없고 속도도 많이 나지 않아서 안전하니까요. 하지만 이미 네발자전거가 시시해진 아이는 답답해했습니다. 또래 여자 친구들은 아직 네발자전거를 타니 좀 더 놔둘까란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딸아이는 두발자전거를 신나게 타는 남자아이들을 부러워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떼어주었습니다. 마음 속으로는 ‘타다가 다치면 다시 보조 바퀴를 붙인다’는 생각으로요.
하지만 저의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아빠와 연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이는 어설프지만 스스로 두발자전거를 타게 됐습니다.
이제 딸아이는 저의 자전거 운동 파트너가 됐습니다. 아이가 네발자전거를 탈 때는 저는 옆에서 걷기만 해서 지루했었는데 지금은 자전거 타는 속도가 저랑 비슷합니다. 같이 자전거를 타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경주도 합니다. 같은 취미를 가지면서 서로의 동질감도 깊어졌습니다. 이르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는 이미 준비가 돼 있었습니다.
부모의 걱정스러운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아이의 독립심을 키워주는 기회를 더 많이 줬으면 좋겠습니다. 무언가를 처음 시도하는 아이를 보는 부모의 마음은 모두 똑같습니다. 마치 두발자전거를 처음 탄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처럼 말이죠. 흔들흔들거리는 자전거이지만 그런 기회를 주지 않으면 부모는 계속 네발자전거만 아이에게 권하게 됩니다. 아이도 안전하고 부모도 편하니까요. 하지만 아이의 성장은 결국 네발자전거에 멈춰 있겠지요.
80세 노모가 60세 아들에게 “밖에 나갈 때는 항상 차 조심해야 된다”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부모의 자식 걱정은 끝이 없습니다. 가끔씩 우리의 사랑과 관심이 오히려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는지 스스로 체크하는 부모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할 수 있다고 하는데도 부모가 계속 챙겨주다 보면 결국 아이의 독립은 늦어지게 됩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실수하고 배우면서 결국에는 익숙해지고 잘하게 되는 게 세상의 이치입니다.
아이의 가능성을 믿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주세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아이는 이미 준비돼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칼럼니스트 노승후는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STX조선, 셀트리온 등에서 주식, 외환 등을 담당했으며 지금은 일하는 아내를 대신해 5년째 두 딸을 키우며 전업 주부로 살고 있습니다. 일과 가정 모두를 경험해 본 아빠로서 강연, 방송, 칼럼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아빠, 퇴사하고 육아해요!」가 있습니다.
Copyright ⓒ 베이비뉴스 · [email protected]저작권자 © 베이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베이비뉴스 기사후원 ARS 1533-5155후원 안내
























댓글 0
댓글을 쓰면 댓글 운영정책과 이용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봅니다. 신고된 댓글은 24시간 안에 검토합니다 · 문의 [email protected]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