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가 보는 세상을 이해해요
자폐아가 보는 세상을 이해해요
  • 칼럼니스트 배소윤
  • 승인 2018.05.1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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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교육 현장에서] 우리는 다른 것이지 틀린 게 아니에요

최근 사회에서 자폐(자폐성 장애)에 대한 인식이 함께 해야 하고 그들의 시선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시각으로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길을 걷다가 좀 눈에 띄는 행동을 하는(이를테면 알 수 없는 소리를 계속해서 반복한다거나 행동을 반복하거나 시선고정이 되지 않는 등) 유아나 성인을 보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자폐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왜 저러지?”, “저 사람(아이) 이상해”라는 생각을 가지고 흥미롭게 바라보기도 하는데요. 이것이 유치원, 학교에서도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예민한 학부모님들께서는 자녀가 조금만 말을 반복하거나 시선을 고정시키지 못하거나 행동반경이 넓거나 주의집중 시간이 짧으면 “혹시 우리 아이가 자폐는 아닐까”, “우리 아이가 자폐일까봐 걱정이 돼요”, “자폐는 아니겠죠”라는 걱정을 가지고 전문기관에 의뢰를 합니다. 그리고 “자폐가 아니다”라는 확실한 대답을 받고 싶어 합니다.

자폐에 대한 정의는 자폐스펙트럼(ASD, Autism Spectrum Disorders)이라고 하는 장애유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자폐에 대해 특정하게 규정하지 않았으며 발달장애, 또는 전반적 발달장애(PDD, 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언어치료실, 특수학교, 통합유치원 및 어린이집에 들어온 장애영유아들은 자폐아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행동을 하는데도 진단은 발달장애라고 적혀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 그렇다면 자폐에 대한 기준은 어떻게 정의내릴까요? 

DSM-5(정신장애진단 통계 매뉴얼)에 따르면 자폐의 기준은 보통 사회적 의사소통이 현저하게 지연되거나 결함이 되고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활동 및 흥미요소를 찾는 행동(손을 반복적으로 흔들거나, 자동차를 일렬로 주욱 늘어놓는 행동, 똑같은 색깔과 패턴을 고집스럽게 반복하고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울기도 하며 똑같은 말을 되풀이함, 상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상대의 말을 따라서 반복함)을 나타냅니다. 특정한 소리 및 냄새, 맛에 민감하거나 공포스러워 하거나 특이한 사물에 집착을 하기도 합니다. 자폐장애가 있으면 예측할 수 없는 매우 다양한 사물이나 맛, 소리 등 사람이 태어나서 모든 신체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것들이 집착 및 흥미의 대상이 됩니다.

인간이 태어나서 각자가 가지는 개성이나 성향, 선호도가 다르듯 자폐유아도 마찬가지입니다.

◇ 자폐성 장애 유아의 특정 행동들

- 양치하거나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거나 좋아한다.
- 물을 무서워하거나 매우 좋아하여 과도한 행동을 한다.
- 좋아하는 노래, 책, 방송매체, 소리 등이 있으며 이에 대해 과도한 고집을 부린다.
- 새로운 음식이나 맛에 대한 예민한 반응으로 냄새를 맡거나 맛만 보거나 아예 거부한다.
- 특정음식을 매우 좋아한다.
- 옷이나 신체에 무엇인가 묻으면 매우 과민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 아무리 상처가 나거나 긁혀도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
- 까치발로 통통 튀기듯 걷거나 방 안을 그렇게 가로지르는 행동을 반복한다.
- 손바닥을 위아래로 흔들며 하늘을 가린다.
- 손을 과도하게 흔들거나 그러한 행동을 반복한다.
- 시끄럽거나, 밝거나, 어둡거나, 크거나, 낯선 상황에 반응이 민감하다.

이와 같은 다양한 특성이 있지만 반드시 그것을 가지고 “내 아이가? 혹시”라고 단정은 마시기 바랍니다. 이는 병원에서 상담을 받고 진단을 받아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이며 추측으로는 절대 단정을 지으시면 안됩니다.

또한 자폐아들은 이러한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시각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느끼는 다양한 세상의 모습 안에서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그들은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으며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것들도 그들에게는 새로운 경험 및 흥밋거리가 될 수 있으며 때로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느끼는 것이 아닌 자폐성 장애를 가진 영유아들이 얼마나 힘들까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들이 손을 흔들고, 까치발을 뛰고, 특정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일반인들이 평소 느끼는 감각을 (그들은 느끼지 못해) 과도하게 추구하려고 하는 것이구나라고 이해하는 것은 어떨까요.

게다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영유아들은 그들만의 개성이 뚜렷합니다(사물의 선호도, 행동, 소리 등등). 그러므로 그들이 추구하는 것을 존중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감각에는 시각, 청각, 고유수용감각, 전정감각, 촉각, 미각 등이 있는데 자폐성 장애를 가진 영유아들이 낮은 역치를 가지고 있거나 너무 높은 역치를 가지고 있을 때 이를 스스로 추구하거나, 제어하려는 행동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이를 적절히 중재해 줄 수 있는 방법은 영유아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자극을 대체해 줄 수 있는 다양한 물건 및 음식으로 서서히 진행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영화 ‘말아톤’, ‘레인맨’ 등에서 보여주었듯이 특정한 어떤 부분에서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영유아들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을 장점으로 세워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칼럼니스트 배소윤은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현재 서울시 자치구 육아종합지원센터 특수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학교, 복지관, 장애통합 및 전문어린이집에서 특수교사로 재직하며 쌓은 임상 경험을 토대로 발달지연 영유아들의 조기선별검사와 관련된 개별화교육 계획수립 지원, 교사 및 가족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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